산행코스 : 주차장 - 남장사 - 중궁암 - 정상 - 옥녀봉 - 석장승 (7km)
남장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남장사에 더 가까이 주차할수 있지만, 하산후 차를 회수 하려면 석장승이 있는 저수지 앞에서 다시 올라와야 하니 승용차라면 처음 나오는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것이 좋다. 이곳에서 남장사를 둘러보고, MRF 길을 따라 관음선원까지 걸어간후에 그곳에서 비로소 산길로 접어들며 연수암으로 가는 MRF 길과 갈라진다.
MRF길은 상주에서 만든 올레길 같은 것으로, 산길(Mountain Road), 강길(River Road), 들길(Field Road)의 줄임말 이다. 상주 MRF길은 낙동강, 이안천 등에 15개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위 이정표에 보이는 천년길(제 13코스)은 북천시민공원 야외음악당 앞에서 출발하며, 길이는 16km로 걷는데 4시간 정도 걸린다. 신라때 창건된 천년 고찰 남장사를 둘러볼 수 있으며, 오늘 산행지인 노음산이 남장사를 병풍처럼 두르고 서있다.
주차장을 출발하니 바로 우리집 이정표가 나온다. ^^
길에서 약수터가 바로 보인다.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일주문엔 노음산 대신에 노악산 이라고 써 있다.
일주문 편액은 1882년에 해강(海岡) 김규진의 글씨이며, 지리산 쌍계사, 해인사, 장성 백양사, 양산 통도사, 송광사, 서산 개심사 등 에도 그의 글씨가 있다고 한다.
일주문 편액에는 노음산 대신 노악산 이라고 되어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노음산 이라고 되어 있고, 각종 등산지도에도 역시 노음산 이라고 되어 있는데, 다음 및 네이버지도에는 노악산 이라고 되어 있다.
조선시대의 각종 지도를 찾아보니 대동여지도 및 해동지도, 지승, 비변사인방안지도, 대동방여전도 등에 노음산 이라고 되어 있으며, 노악산 이라고 되어 있는 지도는 볼 수 없었다. 조선팔도지도에는 이슬로露 자를 잘못 안개무霧로 적어서 무음산 이라고 해놨으며, 여지도는 노음산이 아닌 노은산 이라고 쓰여 있었다.
즉, 옛 지도상 근거로는 노음산이 올바른 이름 으로 보이며, 노음을 노악 이라고 한것은, 상주3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상주3악(三岳) 이란 상주 서쪽의 노악(露岳)인 노음산, 남쪽의 연악(淵岳)인 갑장산(805.7m), 그리고 북쪽의 석악(石岳)인 천봉산(435.8m) 을 가리킨다. 이렇듯 3악중 노악(露岳)에서 비롯되어 노음산을 좀 더 거창한 이름의 노악산 이라는 별칭으로 편액을 만든것 같은데, 별칭으로 노악이니, 석악이니 해도, 조선시대의 어느 지도에도 천봉산을 석악산 이라고 한것을 보지 못했고, 마찬가지로 노음산을 노악산으로 표기해 놓은 것을 볼 수가 없었다.
일주문을 지나 430년 수령의 느티나무를 잠시 구경하고 아담하고 조용한 남장사로 들어선다.
남장사 뒤로 보이는 노음산
남장사는 직지사의 말사로신라 42대 흥덕왕 7년(832년)에 진감국사가 지은 것을 고려 명종 16년에 지금의 노음산 밑으로 옮겨와 남장사라 이름 붙였다. 남장사는 진감국사가 중국에서 배운 범패(불교음악)를 우리나라에 처음 보급한 절로, 불교음악의 최초 전래지 이기도 하다.
상주에는 4장사(四長寺)라 불리는 4개의 신라시대의 천년고찰들이 있는데, 남장사, 북장사, 갑장사, 승장사가 그것 이다. 이 중 남장사와 북장사가 특히 유명하다고 하며, 이곳 노음산 양쪽 사면에 남장사와 북장사가 자리하고 있다.
남장사에는 총 5점의 보물이 있다고 하는데, 이곳 보광전에 보물 제990호 철불좌상과, 제922호인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이 있다. 이중 특히 992호 후불 목각탱은 그림으로된 일반 탱화와 달리 나무로 조각해서 금본을 입힌 특이한 형태다.
일하시는 보살님이 사진 내부촬영을 못하게 하여 눈으로만 보고 왔는데, 남장사 목각탱은 유명해서 인터넷 검색을 하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남장사를 구경하고 MRF 포장 임도를 따라 관음선원으로 향했는데, 나중에 보니 관음선원 까지는 이 길이 아니라 바로 남장사에서 숲길로해서 가도 되는것 같다.
관음선원과 노음산
관음선원에서 MRF 포장임도를 버리고 중궁암을 향해 숲길로 들어선다.
포장임도는 산 옆 지능선을 넘어 연수암으로 이어진다.
노음산의 숲길은 편안하다.
중궁암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외길로, 넓고 완만한 등로가 이어진다.
중간 중간 쉬어 갈만한 벤치도 보이고
상주에서는 제법 알려진 산 이라는데,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전세를 낸듯 조용하다.
여름에도 시원할것 같은 소나무 숲, 완만한 오름이 이어진다.
노음산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가 자욱하게 낀 날이라, 조망에 대해서는 산 아래에서 부터 맘을 비웠다. 그래도 700이 넘는 높이라 능선에서 능선에 오르면 혹여 운해가 있을까도 생각을 해봤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미세먼지와 안개의 환상조합에 의한 최악의 대기 상태 라는것을 알수 있었다.
개스가 조금 가시길 기다리면서 조망터 벤치에 앉아 한잔 하며 쉬어 간다.
중궁암 갈림길에서 중궁암으로 향한다.
산꼭대기의 하늘궁 (가운데中 하늘穹), 중궁암
데크 공사로 마당을 확장하여 터가 아늑하고 넓어 보인다.
황토로 지은 요사채는 아래쪽에 자리 하고..
중궁암 옆 바위와 벌통
상주시내가 내려 보이는 중궁암
신년엔 일출 행사도 한다고 한다.
중궁암 마당에서 일출이 제대로 보인다고...
중궁암 스님이 커피를 타주시며 잠시 대화를 나눈다.
사진에 보이듯이 암자뒤가 바로 노음산 주능선이다.
여느 암자 보다도 아늑함이 느껴지는 중궁암.
봄날 진달래가 필무렵이면 정말 아름답다고 하신다.
노음산 산행을 하면 꼭 빠뜨리지 말고 들려 가라고 권하고 싶다.
중궁암 암자주변 바위 밑 이곳 저곳에 보이는 벌통
중궁암에 초한자루 불을켜 소원을 빌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던데..
초 값만 내고 배낭에 넣고 왔다. 집에서 켜도 효과가 있을까? ㅎ
갈림길로 되돌아 가지 않고, 중궁암을 돌아서 바로 능선에 오른다.
중궁암 뒤쪽 봉우리의 돌탑
능선에서 내려다본 중궁암
남장사에서 바로 올라오는 갈림길을 만난다.
평탄한 소나무 숲길
극심한 미세먼지와 안개로 인해 바로 앞의 천봉산이 뿌옇게 희미한 실루엣만 보인다.
천봉산은 노음산과 더불어 상주 3악중 하나인 산 이다.
멋진 정자에서 느긋한 점심 식사를 하며 쉬어간다.
왼쪽의 지나온 능선과 정면에 희미하게 보이는 천봉산
눈에 덮힌 능선길을 올라 노음산 정상에 이르렀다.
노음산과 노악산
아니 노악(露岳) 이라 불리우는 노음산(露陰山)
희안하게도 이 두 이름은 서로 상반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음양오행의 이론중에 음양에 따라 산을 음산(陰山)과 양산(陽山) 으로 나누면
음산은 흙을 의미하는 살(肉)이 많은 산이고, 양산은 바위를 의미하는 뼈(骨)이 많은 산이다.
대표적인 음산으로는 지리산이 있으며, 설악산은 대표적인 양산 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악산들은 대부분 양산이며, 바위가 많은 산을 골산 이라고도 부른다.
노음산은 글자 그대로 陰山 으로 완만하고 부드러운 육산 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악산인 노악산은 얼핏 陽山 으로 산 정상부를 이루고 있는 바위들을 가리키는 골산을 의미 하는 것 같다. 실제로 걸어보면 노음산을 골산으로 부를수는 없겠지만 바위가 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한 산을 가지고 음과 양을 나누어 표현을 하고 있으니 유래가 재미있다.
산 이름과 산세는 여성 스러운데, 상주의 삼악(三岳)중 하나라 부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악산(岳山)들이 陽山인 반면, 岳 자가 들어갔으면서도 음산으로 유명한 전북의 모악산과 충북의 월악산이 있으니, 露岳이 꼭 陽山을 의미 한다고 볼 수는 없겠다.
정상석에 다음과 같은 산 소개가 적혀있다.
<일명 露岳이라고 부른다 상주의 서북에 의연히 솟아 갑장산(淵岳) 천봉산(石岳)과 더불어 상주 삼악을 이룬다. 산의 높이는 728.5M로 장엄하고 준수한 주봉은 주변 봉우리의 추종을 불허하며 어느 곳에도 숨김없이 드러내는 형상과 짙은 녹음은 산 이름을 대변한다. 울창한 수림과 기암석벽이 어우러져 철따라 풍광을 달리하여 절경을 이루고 깊은 계곡을 흐르는 석간수는 한 여름에도 한기를 느끼게 해준다. 산기슭 한적한 곳에는 신라고찰 남장사와 북장사가 자리잡고 있는 명산이요 상주 불교문화의 요람이다.>
암릉 구간에 위험 안내판이 서있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는 눈내린 겨울산, 그래도 경고판 처럼 위험하지는 않다.
노음산은 조망터가 자주 나오고, 조망도 시원한 산 이다.
그런데 이날은 미세먼지로 인해 사방이 뿌옇기만 하다.
왼쪽 산 아래로 남장사가 보인다.
당겨본 남장사
조망이 좋은 암릉구간
북장사 방향의 조망
조망에 관한것은 다음에 다시 와서 봐야 할 것같다.
당겨본 북장사
하산길 능선
북장사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지난다.
옥녀봉을 지나고..
갈림길에서 원점회귀를 위해 석장승 방향으로 향한다.
국제신문사 취재팀이 다녀간 길
조망터는 많은데, 날씨가 이러니 대책이 없다.
능선에서 석장승으로 내려서는 마지막 갈림길을 만난다.
석장승으로 내려서는 길은 의외로 뚜렷하고 완만하다.
이날 내가 걸었던 코스 처럼 돌아도 좋고, 국제신문사팀 처럼 반대로 이곳으로 올라서는 코스는 하산길에 중궁암을 거쳐서 편안하게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서는 코스도 좋을것 같다.
남장저수지 앞으로 하산을 하면서 산행을 마친다.
석장승
민속신앙에 따른 돌로 만든 장승인데,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이며, 또한 사천왕이 없는 남장사에 잡귀의 출입을 막아주는 호법신장상(護法神將像) 이라고 한다.
석장승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만 올라서면 (약 300m) 주차장이 나온다.
부드러운 산길, 조망이 좋고, 남장사와 중궁암이 인상적이었던 노음산 산행을 마친다.
미세먼지 자욱해서 조망하나 볼 수 없던 흐린날, 다음번에 다시 찾을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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