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갈매기가든 앞 임도 - 묘소 - 능선 - 정상 - 선녀동봉 - 조망바위 - 말골가든

특이사항 : 정상에서 능선 원점회귀를 할 경우 위 지도상 갈림길에서 주의 해야 함

 

 

 

 

 

 

 

 

 

 

 

 

 

완주군 운주면 금당리 157-1 번지

갈매기가든 입구 공터에 차를 세우고 임도로 보이는 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차를 세우고 속리님과 갈매기가든과 말골가든을 왔다 갔다 하면서 들머리를 찾아본다.

이정표 하나, 리본 하나 보이지 않는다. 마침 주민들도 한분도 보이지 않고...

속리님은 오래전 다녀갔던 기억만 믿고 왔는지 들머리를 긴가 민가 하고, 나역시 전날까지 신경쓰는 일이 있어서 지도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왔다. 지난주 선야봉을 다녀오면서 한마디로 그 보다 조금 낮은 선녀봉을 대충 깜보고 왔다는 소리다.

 

 

 

 

 

 

 

 

 

 

이리 저리 기웃대다가, 그냥 차를 세워둔곳 앞에 임도로 보이는 길을 따라 올라선다.

금새 알게 되었지만, 그 길은 코 앞에 있는 묘지로 이어지는 길로 묘지에서 끝이 난다.

어차피 뱀들도 다 들어간 싸늘한 늦가을, 묘지 위로 능선을 따라 바로 쌩길을 치고 오르기로 한다. 

하산길에 확연히 알게 되었지만 등로는 말골가든과 갈매기가든 사이의 작은 계곡을 따라서 있다.

 

 

 

 

 

 

 

 

 

 

산아래 고당삼거리 마을이 '선녀와 나무꾼 마을'이 되었다고 신문에도 기사가 나오고, 선녀와 나무꾼 축제를 개최한다고 크게 홍보를 했기에 적어도 선녀봉 산행 들머리를 찾는것 정도는 어려움이 없을줄 알았다. 지난주 선야봉도 선녀와 나무꾼 둘레산길의 일부분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날 선녀봉 산행을 하면서 들머리는 물론 어떠한 안전시설이나 이정표를 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지도에 이름까지 떡 하니 나오는 정상에도, 어느 산꾼이 자연석에 매직펜으로 적어논 이름 말고, 제대로된 명찰 조차 없었다. '선녀와 나무꾼' 이라는 이름을 행사나 지명에 사용하면서, '선녀와 나무꾼' 테마의 기본이 되는 선녀봉을 이렇게 방치 하는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난주 근처의 선야봉과 이곳 선녀봉을 걸으면서 낙엽을 실컷 밟아본다.

두툼한 등산화 밑창을 통해 전해오는 사각거리는 가을 소리가 좋다.

푹신한 낙엽을 깔고 덥고서, 이불에 밴 가을 냄새를 맡으며 한숨 자고도 싶다.

 

 

 

 

 

 

 

 

 

 

가파른 사면을 올라 첫번째 턱에 올라서니 눈부신 조망이 펼쳐진다.

이날 산행의 테마가 선녀가 아니라 바로 천등산과 대둔산이 아닌가 싶다.

선녀봉을 한바퀴 돌아 내려오는 동안 내내 두 산은 강렬한 포스로, 선녀의 흔적 하나 보이지 않는 밋밋한 산행길에 위안이 되고 즐거움을 더해준다.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산, 천등

 

 

 

 

 

 

 

 

 

 

그리고 숨막히는 대둔산

지난번 올랐던 돼지바위도 보인다.

 

 

 

 

 

 

 

 

 

 

능선 너머로 간신히 얼굴만 내민 대둔산 옆의 오대산

 

 

 

 

 

 

 

 

 

 

 

 

 

 

 

 

 

 

 

왼쪽 천등산에서 이어지는 우측의 461봉

코뿔소 같은 천등산은 동쪽으로 산뒤재를 거쳐 우측의 461봉을 지나 금당리로 길게 꼬리를 드리우고 있다.

 

 

 

 

 

 

 

 

 

 

가시나무가 많은 벌목지대 구간

 

 

 

 

 

 

 

 

 

 

 

 

 

 

 

 

 

 

우측 (동북방향) 으로는 천년고찰 화암사를 보듬고 있는 불명산이 보이고

장재봉이 우측 뒤로 고개를 내밀고 서있다.

 

 

 

 

 

 

 

 

 

 

천등산에서 한줄기로 연결된 461봉과 긴 꼬리

지난주 다녀온 선야봉 까지 보이는 시원한 조망

 

 

 

 

 

 

 

 

 

 

마루금 뒤에 있는 인대산을 당겨본다.

 

 

 

 

 

 

 

 

 

 

진행방향 우측의 선녀봉과 불명산 사이 뒤쪽 완주군의 산들

 

 

 

 

 

 

 

 

 

 

천등산과 불명산이 보이는 풍경

사진 우측으로 조망이 열린 능선길을 따라 오르는 일행들이 보인다.

그러고 보면 들머리를 못찾아 초입에 바로 사면으로 치고 오른것이 결과적으로 좋게 되었다.

 

 

 

 

 

 

 

 

 

 

선녀봉엔 제대로된 이정표나 흔한 로프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거칠고 투박해 보이는 산길 이다.

 

 

 

 

 

 

 

 

 

 

어슬렁팀은 이날도 하염없이 어슬렁 거린다.

정상에 반도 못왔는데 이미 두번을 쉬어간다.

한번씩 앉아 쉬면 보통 한시간은 훌쩍...

그래서 코스 길이에 상관없이 해가 짧은 겨울 산행에서는 랜턴을 챙겨 다녀야 한다.

 

 

 

 

 

 

 

 

 

 

오랫만에 산신령님이 인천에서 당일 아침에 먼 거리를 달려와 참여를 했다.

표시도 안나던 작은 배낭에 다들 깜짝 놀랐을 만큼의 엄청난 양의 무거운 먹거리들을 가득 담고서..

 

 

 

 

 

 

 

 

 

 

고도를 조금 더 높혀가니 탄성을 자아낼만한 최고의 조망터가 나온다.

저 방향으로 해가 넘어갈텐데 이곳에서 해질녘 풍경은 과연 어떨까?

날씨가 조금 더 투명했더라면, 정말 굉장한 그림일듯 싶다.

 

 

 

 

 

 

 

 

 

 

금남정맥의 왕사봉에서 북서쪽으로 뻗어가는 산줄기, 바로 금강기맥 이다.

금강기맥은 왕사봉에서 칠백이고지와 선녀남봉을 거쳐 위 사진에 보이는 불명산, 시루봉, 장재봉, 남당산을 거치며 익산 미륵산으로 뻗어간다.

 

 

 

 

 

 

 

 

 

 

선녀봉 오름길에 바라본 금강기맥의 산들

선녀남봉에서 불명산 - 시루봉 - 능바위산 - 장재봉 - 남당산 - 작봉산 으로 이어진다.

 

 

 

 

 

 

 

 

 

 

금남정맥이 지나가는 우측의 대둔산과

금강기맥이 뻗어가는 좌측의 불명산네서 장재봉으로 이어지는 산들

 

 

 

 

 

 

 

 

 

 

대둔산에서 배티재를 지나 태자산 - 서암산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과  주변 산들

 

 

 

 

 

 

 

 

 

 

좌측의 인대산과 중앙의 진악산 그리고 우측의 선야봉 조망

 

 

 

 

 

 

 

 

 

 

조망터에서 O2님

 

 

1시20분, 선녀봉 8부 능선에 세번째로 자리를 펴고 앉은 일행들, 점심 시간이다.

다른 팀들 같았으면 이미 하산했을 시간에 다시 한 시간이 넘는 긴 점심 시간을 가진다.

식후 배가 부르고 나니 이제는 다들 정상에 갈 생각들을 하지 않는다. ㅎ

다들 좀 더 쉬었다가 슬슬 내려간다고 하고, 카메라를 든 나는 대표로 정상을 담으러 출발한다.

정상에 들러서 북쪽 봉우리로 넘어간후 건너편 능선을 타고 내려올 생각 이었다.

 

 

 

 

 

 

 

 

 

 

2시45분, 선녀봉 정상에 올랐다.

선녀봉으로 뛰어 오르는 중에 전화가 와서 보니 마루님이 뒤따라 온다고 한다.

곧이어 푸름이도 쫒아 온다는 연락을 받고 천천히 정상에 올라서 일행들을 기다린다.

 

 

 

 

 

 

 

 

 

 

마루님과 푸름님

 

 

 

 

 

 

 

 

 

 

나도 한장

 

 

혼자 달렸으면 좀 더 조심했을까?

싸나이 셋이 모였으니 초행길이라고 조금도 걱정이 안됐었나보다.

이후로 GPS를 잘 확인하며 하산길 지능선을 잘 찾았어야 했는데,,

서로를 믿었는지, 선녀봉을 너무 띠엄띠엄 봤는지, 하산길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방심했다.

 

원점회귀를 위해 일반적으로 선녀봉 산행 코스로 잡는 정상 - 헬기장 - 도토리골 - 대활골 코스가 아닌 반대방향의 585봉 으로 향한다. 정상에서 안부까지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야 한다. 두 봉우리 사이의 안부에 왼쪽으로 말골을 따라 쉽게 내려설수도 있었지만, 일단 왔으니 한바퀴 도는게 당연 하다며, 셋중 누구도 그곳으로 하산을 하려 하지 않았다. 싸나이 셋, 서로 눈치를 보다 GO를 외친다.

 

 

 

 

 

 

 

 

 

 

선녀남봉 반대쪽으로 왔으니 선녀북봉쯤 되겠다고 했는데, 지도를 보니 동쪽이다.

지도에 따라 585봉 또는 606봉 이라 표시되어 있는 가칭 선녀동봉에서 푸름이가 정상석을 대신한다.

 

 

 

 

 

 

 

 

 

 

좌측 선야봉에서 신선봉을 거쳐 우측 성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동봉에서 원점회귀를 하러 가는 능선길엔 멋진 조망터들이 나온다.

 

 

 

 

 

 

 

 

 

 

지난주 다녀왔던 선야봉과, 원고당 마을로 내려서는 지독했던 하산길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 이렇게 보면 우측으로 급히 꼬꾸라질게 아니라 능선을 타고 직진을 하는게 나아 보이는데..

 

 

 

 

 

 

 

 

 

 

정상에 올라오며 실컷 보았던 천등산과 장재봉 방향의 조망도 감상하고..

 

 

 

 

 

 

 

 

 

 

선녀봉 하산길에 바라본 운장산과 주변의 산들

 

 

 

 

 

 

 

 

 

 

다른 일행들은 우리가 올라왔던 저 능선 어디쯤을 내려가고 있을 것이다.

 

 

 

 

 

 

 

 

 

 

하산길에 별 다른 복병이 없을 거라고조망을 하면서 너무도 안일하게 방심을 한듯 하다.

이정표도 없는 산길에 지능선이 여러 갈래로 나눠졌는데 그것도 모른채 GPS도 안보며 내려서다 보니

어느덧 진즉 왼쪽 능선으로 내려갔어야 했을 갈림길을 지나쳐서 한참을 내려와 버렸다.

두번째 갈림길에서라도 왼쪽으로 갔어야 했는데, 다시 우측길로 가다보니 점차 길이 이상해진다. 

 

 

 

 

 

 

 

 

 

 

대활골의 댐

 

저 댐이 생기면서 선녀와 나무꾼 전설의 요처인 선녀탕이 수몰되어 버렸다고 한다.

 

 

 

 

 

 

 

 

 

 

길이 갈수록 험해 지는데, 지난주 그렇게 험하다고 했던 선야봉 원고당 원점회귀 급경사 하산길은 예고편에 불과할 정도다. 싸나이 셋만 왔으니 다행이지 여자회원들 이라도 따라 왔으면 휴... 아찔하다.

아무리 낮고 쉬워보이는 산도 방심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하산길 이었다.

 

지난주나 이번주나 위험한 하산길에 이정표와 로프 하나 없는걸 보니 이 근방 전북권의 산들이 우리가 자주 다니는 충북권의 산들과는 너무도 비교가 된다. 보통 지자체에서 관리를 할텐데 이정표나 정상석도 그렇고, 안전시설도 그렇고.. 완주군은 괴산군의 35명산이 어찌 관리 되는지 참조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마지막 벼랑 바위 조망터에서...

 

 

 

 

 

 

 

 

 

 

많은 산악회에서 선녀봉 이라는 제목을 달고 다녀가지만, 사실 선녀봉은 흔적도 유래도 찾을수 없는 '선녀'라는 이름 외에는 별 볼일 없고, 오히려 선녀봉 옆에 있는 써레봉의 암릉길이 더 인기가 있어 선녀남봉과 더불어 많은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선녀봉 산행 이라고 모여놓고, 써레봉과 선녀남봉을 지난후에 선녀봉은 멀리서 바라만 보고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금강기맥도 선녀남봉에서 불명산으로 이어진다.

 

 

 

 

 

 

 

 

 

 

어휴.... 하산길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산판길을 따라 걸어내려오니 아침에 들머리를 못찾아 왔다 갔다 했던 말골가든 이다.

그간 여러 자료에서 선녀봉 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에서 비롯되었으며, 이 곳이 바로 그 전래동화가 시작되었던 곳 이라는 기록을 보았었는데, 산을 내려와서 일행들을 만나니 엉뚱한 유래를 이야기 한다.

 

산 아래 모 가든 쥔장님이 말씀하시길, 선녀봉의 유래가 거창한게 아니라, 예전날 한 시인이 이름없던 이 산을 올랐다 내려와서 '선녀봉' 이라는 이름을 지었는데, 그 이후로 뒷산이 선녀봉이 되었다는 좀 맥빠지는 이야기를 전한다. 어느 유래가 사실이냐를 떠나서, 선녀처럼 예쁜 이름을 가진 산 이라면, 착한 이정표나 위험구간에 밧줄 이라도 매달아 두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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