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용문골입구 - 신선암 - 개구멍 - 돼지바위 - 암릉따라 능선으로
제대로 물에 한번 못 들어가보고 어영부영 하다가 여름이 지나더니,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이번엔 가을마저 슬며시 비켜가려 한다. 추위가 예년보다 빨리 찾아든 이 가을, 아마도 설악을 떠난 단풍은 빛의 속도로 이미 이곳을 지나 이때쯤 내장산을 지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용문골로 오른 대둔산의 기암과 단풍이 어우러진 비경이 아직도 눈에 선한 가운데, 먼곳도, 붐비는 곳도 싫어하는 어슬렁 회원들은 가까우면서도 조용한 그곳을 다시 찾아간다. 지난번에 중도에 내려온 암릉길을 이번엔 끝까지 가보기로 하면서..
지난해 약수물 한잔 하며 쉬어갔던 신선암
1년 사이에 신선암이 철거를 당했는지, 이사를 갔는지 없어졌다.
1년전 이 길을 가면서 담은 신선암의 모습
신선암에서 길이 갈라진다.
그런데 문제는 이곳에 이정표가 없어서 일행을 놓친 초보들이 칠성봉 전망대로 가지 않고 우측으로 가서 헤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곳에서 칠성봉 전망대가 어느방향인지 알려주는 이정표가 필요한것 같다.
왼쪽으로 가면 유명한 칠성봉 전망대로 가는 것이고, 우측으로 가면 전문 암벽 등반을 하는 릿지길로 가는 것인데 우측길도 정규 등로 처럼 보여서 혼동을 유발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관광버스를 타고온 일반 등산객들은 칠성봉의 비경을 보러 왼쪽으로 향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암벽 등반길 사이로 난 암릉을 가려고 한다.
이 암릉코스는 개구멍이나, 어려운 밧줄 코스등 통과하는데 위험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구간들이 있어서 소수 인원 으로 구성된 팀에게나 어울리는 곳 이지, 버스를 타고온 다수의 인원이나, 노약자나 초보자가 구성된 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않는다. 버스팀 한두 팀만 줄을 서도 엄청난 정체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단풍철 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한가하게 이 길을 걸어 올랐는데, 그 사이 소문이 많이 났는지..
신선암에서 릿지길로 가는 인원이 많이 보인다 싶더니 대충 봐도 버스로 온 일행들이 그 길로 올라선다. 어느 산악회 인지 분별없는 산대장이 버스팀을 이끌고 가는것 같다.
저렇다면, 개구멍에서 한참 정체가 될 것이고, 좁은 삐딱바위에서 시끌벅적 할테니, 작년처럼 그 바위에서 조망을 보면서 쉬어갈수는 없을것 같다는 생각에 앞서간 버스팀이 개구멍을 지나갈 시간을 기다리며 신선암 바위에 앉아 한참을 기다리며 쉬는데 버스팀원 꼬리를 보고 칠성봉 전망대로 가야할 다른 사람들이 무작정 뒤따라 가는지 뚜렷한 이정표가 없는 신선암 앞 갈림길은 이날따라 요상 복잡 하기만 하다.
한참을 쉬었다가 우측길 올라서니 이내 새천년릿지길 암릉이 나온다.
충분히 기다렸다가 출발을 했는데도 앞서간 버스팀이 아직도 개구멍을 다 빠져 나가지 못했다.
개구멍길은 좁기도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배낭을 먼저 보내고 간신히 몸을 돌려서 빠져나오는 코스다.
개구멍 위에서 배낭을 받아주는 나홀로님
새천년릿지
구조대릿지 칠성바위
삐닥한 바위에서 잠시후 오르게될 돼지바위를 배경으로 어슬렁팀 단체사진
삐딱바위에서 잠시 쉬어가는 일행들
뒤쪽 첫번째줄 암릉이 구조대릿지 이고, 뒤로는 사진 작가님들이 좋아하는 장군봉이 보인다.
지난해 보다 열흘가량 늦게 왔더니, 단풍이 이미 끝나고 말았다.
이날 단풍 타이밍만 놓친게 아니라 날씨도 좋지 않다.
미세먼지 가득하다고 예보를 하더니 역시나 뿌연 개스가 하늘을 가린다.
삐딱바위를 내려선다.
이곳도 의외로 조심스러운 곳 이다.
계곡으로 내려와 다시 올라서고
다시 돼지바위 쪽으로..
위험구간을 지난다.
돼지바위에서 바라본 풍경
대둔산에는 '장군봉' 이라는 바위가 2개가 있다.
하나는 위 사진속 능선에 우뚝선 바위 봉우리를 말하는 것인데, 이 바위가 왜 장군봉으로 불리는지에 대한 유래가 불분명한 가운데, 정상부 능선에서 일출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님들 사이에서는 저 봉우리를 장군봉 이라고 불리우고 있다. 다른 하나는 '봉' 이라고 부르기에는 작아서 많이들 '장군바위'라 부르는 것으로 사진 아래쪽 케이블카 철탑 우측 아래에 서있는 것이다.
조금전 지나온 아래쪽 삐딱바위쪽 풍경
사진에 보면 삐딱바위 왼쪽으로 바위가 하나 우뚝 서 있는데, 아까 우리가 삐딱바위에 갔을때도 저 곳에 버스팀원들이 올라섰다가 한 여성분이 벌벌 떨면서 내려오는데 너무 아찔하고 아슬아슬해 보였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잡을데도 없고, 밧줄 하나 없는 직벽이다.
사진으로도 대책없이 위험해 보이지만, 실제로 봐도 절대 올라설수 없어 보이는 바위 봉우리다.
암벽장비를 갖춘 팀도 아닌데 왼쪽 직벽으로 맨손으로 올라섰다가 내려오는데, 물론 자신있으니 올라섰겠지만, 내려올때 어쩔줄 모르고 벌벌 떠는 모습도 그렇고 사고나기 딱 좋아 보이는 곳 이다.
돼지바위에서 점심을 먹으며 쉬는데 비라도 올 기세다.
구름이 물러가기 직전 마치 회광반조 처럼 마지막 몽니를 부리며 빗방울을 뿌릴듯 성깔을 부리더니 이내 바람에 밀려 어디론가 사라지고 점차 개여간다.
점심을 먹고 지난해 못가본 암릉을 계속 진행한다.
출발 직후에 이날 코스 중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을 만난다.
우측 아래 작은 틈으로 들어가면 조금은 쉽게 통과할수도 있다.
설마 인간들이 이곳까지 오를줄 몰랐었는지...
그림자가 만들어낸 코끼리
까칠해 보이는 암봉을 넘는길
속리님과 나는 우측으로 암봉사면을 조심스레 돌아서 올라가고
다른분들은 사진에 보이는 곳으로 직행
암벽 사면을 돌면서 바라본 생애대와 오대산
시간이 갈수록 하늘빛이 점점 더 좋아진다.
사실, 이 다음날 대둔산을 다녀온 사진을 봤는데, 날씨가 더할나위 없이 깨끗하고 좋았다.
암릉구간에서 나홀로님이 핸드폰으로 담아주신 인증샷
이어지는 진행방향의 풍경
마지막으로 암릉을 내려서고
주능선 용문골 삼거리로 올라선다.
용문골 삼거리 바로 위에 있는 주능선 암봉에 올라선다.
지난번 하룻밤을 보냈던 곳 이다.
대둔산 용문골의 철지난 단풍
생애대와 오대산 방향의 산색이 제일 고운듯 하다.
늦은시간, 역광이 드리운 마천대 방향을 한장 담고 산을 내려선다.
하산길은 용문골에서 바로 신선암 쪽으로...
하산길에 오랫만에 칠성봉 전망대에 들린다.
대둔산 칠성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망도 - 인대산, 진악산, 명덕봉, 백암산, 선야봉
올라온 용문골 방향
왼쪽으로 이치전투로 유명한 배티재와 대둔산 자연휴양림이 있고
배티재 휴양림을 감싸안고 있는 산이 태자산, 정상은 극기봉
뒤 라인으로 뾰족 올라온 인대산이 보이고, 우측 뒤로 금산의 진산인 진악산이 서있다
이 다음주에 우리가 다녀올 선야봉이 이렇게 보인다.
해가 저물어 갈수록 대기가 깨끗해지고 하늘빛이 점차 곱게 변한다.
이 바위를 장군봉 이라고 부르고, 장군바위 라고도 부르는데
사실 '봉' 이라고 부르기에는 작아 보이는데다 위쪽의 장군봉과 구분을 위해 장군바위로 통일 했으면 싶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장군봉
사진 작가님들이 즐겨 찾는 장군봉 포인트에서 내려다 보면 2개의 봉우리로 보이는 웅장한 암봉
이제는 이 바위를 장군봉 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진듯 하니 아래쪽 장군 바위와는 구분이 되어야 할듯.
칠성봉 전망대 뒤쪽 구조대릿지 암릉에 올라서 바라본 우리가 지나온 암릉
우측 앞 매끈한 바위와 중간에 웅장한 돼지바위 사이에 삐딱하니 작은 바위가 개구멍 바로 위의 삐딱바위
위에서 언급한 대책없이 위험한 암봉 (우측) 과 조망이 좋은 삐딱하고 좁은 바위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인데 아직도 구조대릿지엔 바위꾼들이 올라오고 있다.
두개의 장군
왼쪽의 장군바위, 오른쪽의 장군봉
사진을 여러장 붙혀서 좀 더 넓게 보이는 사진을 만들어 보았다.
이렇게 보니 삐딱 바위가 더 아슬해 보이고, 우측의 매끈한 암봉에서 떨어지면 대책 없다는게 보여진다.
천년솔바위
생애대와 오대산
이제 신선암을 거쳐 차를 세워둔 곳으로 하산을 한다.
용문골 입구로 하산 완료
단풍때를 놓친 흐린 가을 날. 대둔산 최고의 비경을 감상하기에 여건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다음날 월요일 그렇게 날씨가 좋더니만, 이날 오후 늦게 맑아 지면서 아쉬움을 더했다.
그래도 대둔산 비경길, 까칠한 길 이지만 재미 있었고, 함께 해서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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