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래 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속리님과 단둘이서 산행을 시작한다.

해인산장 옆을 지나는데 길 옆 컴컴한 나무담장 틈새로 갑자기 울림이 큰 사나운 개 소리가 달려든다.

반갑다는 인사인지, 아니면 밥값을 하려고 하는건지 몰라도 녀석은 기다란 쇠사슬 목줄을 끊고 자신을 가려준 관목 담장 틈새로 튀어나올듯이 달려들며 쏟아내는 맹렬한 소리로 예상치 못한 산객들을 놀래키는데 재미를 붙힌것 같다. 시골길 총총히 떠있는 별을 보며 담장쪽에서 무심코 걷던 속리님이 화들짝 놀라서 내쪽으로 튀어오고 쇠꼬챙이가 달린 지팡이를 든 나는 땅을 두드려 어둠속 목소리 주인을 위협하며 방어자세를 취한다. 놀랜가슴을 내려 앉히고 보니 목줄에 걸린 견공이다. 에라이 녀석아...

 

 

 

 

 

 

 

 

 

 

삼도봉 능선을 향하여 올라가며 뒤돌아 보는데... 아...

기대도, 예상도 없던 동쪽 하늘이 너무도 곱게 붉어진다.

이날은 귀찮다고 몇년전부터 늘 들고 다니던 커다란 소니 RX10을 두고, 오래전에 쓰던 조그만 파나소닉 LX3를 들고 왔는데, 지금까지 본 여명 중에 손가락에 꼽을만큼 아름다운 빛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물론 지금은 카메라가 있더라도 일출을 만날수 있는 시간도 아니다. 일출이 목적이었으면 진즉 출발해서, 이시간 삼도봉 정상에 도착해 있어야 할 것이다. 조사님들이 흔히들 놓친 물고기가 인생 대물이라고 하듯이, 이날 놓친 해돋이가 보통 대박이 아닌것 같다.

 

 

 

 

 

 

 

 

 

 

동쪽 하늘을 볼 수 없는 컴컴한 숲으로 들어서니 일출에 대한 미련을 생각할 틈도 없이 벼랑같은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지난주 다녀온 지장산은 사납다고 명함도 못 내밀듯한 험준한 산비탈을 네발로 기듯이 올라 능선에 오르니 삼도봉 능선길 따라 박석산 지나서 백수리산이 보인다. 그새 해는 이미 한참 떠올라 조금전 컴컴한 동녘 하늘을 온통 붉은 빛으로 칠해가던 신비롭던 그 모습이 궁금해진다. 어떤 일출 이었을까..

 

 

 

 

 

 

 

 

 

 

지능선에 올라서 아침을 먹고나서도 이름모를 봉우리에 오를때까지 강파른길이 계속된다.

이윽고 삼도봉에서 박석산으로 이어지는 이름모를 봉우리에 올라 한숨을 돌리고 삼도봉을 향해간다.

 

능선을 따라가다 해인산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난다. 우리가 올라온 길에 비하면 고속도로 같이 편한 길 이다. 잠깐 산삼 약수터를 다녀올까 하다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삼도봉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삼도봉과 뒤쪽의 석기봉

 

 

 

 

 

 

 

 

 

 

박석산, 백수리산으로 이어지는 지나온 능선길

 

 

 

 

 

 

 

 

 

 

 

 

 

 

 

 

 

 

 

새벽을 막 벗어난 아침이라 이날 삼도봉에 오른 사람은 우리가 맨 처음이 아닐까 했는데

삼도봉 정상은 이미 많은 분들이 올라와 데크공사가 한창이다.

겨울이 되기전에 이곳에서 하룻밤 자고 싶은데 그럴수 있을런지...

 

 

 

 

 

 

 

 

 

 

삼도봉에서 바라본 석기봉과 왼쪽 뒤로 무주 백운산

 

 

 

 

 

 

 

 

 

 

삼도봉을 떠나서 해인리 갈림길로 가면서 뒤돌아본 삼도봉에서 박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맨 우측 봉우리가 삼도봉

 

고장나서 RX10을 구입하고 몇년간 방치해 두다가 수리를 맡기려고 배터리를 충전해서 넣어보니 작동이 되는 파나소닉 LX3. 10년전 구입해서 오래동안 쓰면서 무척 정이 들었었는데, 몇년간 안본사이에 무척 낯설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이엔드 똑딱이를 들고 다니는 입장에서 카메라 화질에 대해 언급하기는 그렇지만, 오래전 당시는 LX3 화질이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센서도 작고, 화소가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몇년전 LX3가 고장난후에 구입한 소니 RX10과 해상도에서 차이가 난다. 좋아했던 렉삼이의 진한 파나소닉 색감도 이제와선 소니가 더 친숙하고 호감이 간다. 사랑이 움직이듯이 몇년간 안본사이에 내 마음은 이미 소니에 익숙해 진듯 하다.

 

 

 

 

 

 

 

 

 

 

이 시간 삼도봉에서 가야산 쪽으로는 역광이다.

우측 뒤로 튀어나온 봉우리가 가야산 이다.

 

 

 

 

 

 

 

 

 

 

민주지산은 의외로 엄청 큰 산이다.

그런 큰 산에 이렇게 나이롱줄로 산아래부터 사진속 정상부 능선까지 봉우리 전체를 감싸놓은곳이 보인다.

버섯철이라고 표시해둔건데, 엄청난 노력이 아닐수 없다.

아이러니 한것이 국립공원 샛길은 '입산금지' 표식이 알려준다고 하듯이

이 커다란 산에 저렇게 금줄로 빙둘러 감아논 영역이 바로 능이가 나오는 곳 이라는 것이다.

 

 

 

 

 

 

 

 

 

 

삼도봉에서 심마골재로 내려서는길 나무계단은 지난 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불편하고 위험하다.

 

 

 

 

 

 

 

 

 

 

삼마골재

 

이곳에서 늘 물한계곡이 있는 황룡사 방향으로 하산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해인리 방향이다.

 

 

 

 

 

 

 

 

 

 

해인리 방향 초입은 마치 등로가 아닌듯 뱀 나오게 생긴 잡풀만 무성하다.

 

 

 

 

 

 

 

 

 

 

 

 

 

 

 

 

 

 

 

가을철이라 약성이 더욱 진한 더덕이 많이 보인다.

계곡가에 둘이 앉아서 입안이 얼얼하도록 몇달치 보약을 씹어 삼킨다.

 

 

 

 

 

 

 

 

 

 

해인산장

 

미리와서 한잔 하고 있는 어슬렁 팀과 합류 한다.

 

 

 

 

 

 

 

 

 

 

해인산장의 또 다른 출입구에는 새벽에 우리를 놀래켰던 진돌이와 삽살이가 보인다.

허... 웃기는 녀석들

이번엔 정문으로 들왔다고 짓기는 커녕 웃음가득한 눈으로 꼬리를 흔들어댄다.

한마디로 지나가는 산꾼과 손님을 알아본다는 것이다. 손님에겐 친절한 미소로...

 

 

 

 

 

 

 

 

 

 

이녀석이 바로 컴컴한 새벽에 우리를 놀래킨 늠름한 진돗개 수컷이다.

얼마나 영민한지 이번엔 손님이라고 애교까지 부린다.

 

 

 

 

 

 

 

 

 

 

또 다른 녀석 삽살이....

쥔장님이 따로 이름을 짓지 않고, 그냥 진돌이, 삽살이 이렇게 부르신단다.

 

 

 

 

 

 

 

 

 

 

해인산장에서 어슬렁 일행들과 즐거운 시간을...

그리고 산장에서 하룻밤

 

 

 

 

 

 

 

 

 

 

산장의 아침

일요일 민주지산의 하늘은 구름이 가득하다.

 

 

 

 

 

 

 

 

 

 

아침은 이곳에서...

산장 사모님이 직접 재배하고 만든 야채들로 가득한 건강한 아침식사는 맛도 좋다.

 

 

 

 

 

 

 

 

 

 

사장님은 전에 한국 알프스산악회 에서 활동하던 전문 산악인 이셨다고 한다.

 

 

 

 

 

 

 

 

 

 

 

 

 

 

 

 

 

 

 

 

 

 

 

 

 

 

 

 

계곡과 산장주변엔  붉은 열매가 인상적인 팥배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따라 데크가 여러개 조성되어 있고, 별도로 안쪽에는 야영객을 위해 텐트를 세우기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예쁜 폭포도 있는 산장은 운치가 있고,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좋아서 여름에는 많은 분들이 더위를  피해 산장을 찾을것 같다.

 

 

 

 

 

 

 

 

 

산장 마당은 넉넉해서 여러대의 차를 세울수 있다.

 

 

 

 

 

 

 

 

 

 

민주지산 삼도봉 아래 해인산장에서 하룻밤 잘 지내고 아침에 황간, 옥천을 거쳐 대전으로 들어왔다.

데크공사를 한 삼도봉은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산객들을 맞을 것이다. 우리가 다녀온 다음주에 어슬렁 몇몇분들이 다시 이곳 해인산장에 들러 다시 일박을 하고 왔다고 한다. 산책이나 산행을 하면서 운치있는 산장에서 조용히 하룻밤 쉬었다 오고싶은 분들에게 민주지산 해인산장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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