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계룡지구대 - 248봉 - 천마정 - 천마산 - 원점회귀 (약 4키로)
긴 가뭄끝, 주말마다 비를 뿌리고 있는 요즘, 몇주째 제대로된 산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도 온종일 비가 예보되었다가, 아침에 다시 확인해 보니, 오전에는 괜찮을것
같아 배낭에 우산을 챙겨 넣고, 들머리가 있는 논산 경찰서 계룡지구대 뒤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쉬운대로 짧은 오전 산행을 시작한다. 아침부터 비오기전 푹푹찌는 날씨다.
장맛비에 물길 역할을 했을 등로를 따라 걸어 올라간다.
등로옆 애기나리가 군락을 이루고..
가볍게 올라 첫번째 작은 봉우리를 지난다.
말 그대로 봉우리라는 이정표가 그 아래 서있다.
계속해서 능선을 따라 팔각정 방향으로 간다.
등로 군데 군데 마련된 벤치
배골 갈림길을 지나면서는 팔각정까지 차도 다닐만한 거의 임도 수준의 등로가 펼쳐진다.
언젠가 금바위가 있는 팔각정에서 하룻밤을 생각하는데, 그때는 배골에서 올라올 생각이다.
배골 갈림길 지나서 넓고 완만한 걷기 좋은 길
예전 같으면 이렇게 흐린데다 개스까지 끼면 볼게 없다고 불만 이었을텐데...
온종일 비가 예보된 날에 이렇게라도 산행을 할 수 있으니, 감지덕지 하다.
저분들 바로 뒤가 금바위와 팔각정 (천마정)
금바위와 천마정
천마정 근처에 금계국 몇송이가 피어있다.
천마정
천마정 앞엔 커다란 금바위가 누워 있다. 앞 뒤로 조망이 좋고, 일몰과 일출을
모두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언젠가 맑은날에 조용히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
금바위에 올라서서 바라본 계룡시
개스끼고 흐린날 이지만, 약사봉, 구봉산, 위왕산, 식장산등 인근의 주요 산들이 조망된다.
반대편 쪽으로는 계룡산에서 황산벌로 길게 늘어선 향적산 능선이 보인다.
셀카 한장 남기며 올라선 커다란 금바위에 대한 전설을 옮겨본다.
금바위 전설
때는 고려 중엽, 외세의 수차 침략으로 국가기강이 혼란한 틈을 타서 승려들까지 난동을 부리는 일도 있었다. 연산 천호리에서 고려 태조 왕건은 백제 신검을 하늘의 도움을 받아 물리치고 고려를 창건함에 따라 고결의 국운을 크게 연다는 뜻의 개태사라는 절을 지어 차후 승리의 기념과 국운 융창을 빌게 하고, 산남지방 유사시 병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태사에 수천 명의 승려를 두었다. 국력은 날로 어지러워지고 개태사의 세력이 강성해져 국가의 명령에 복종치 않고 승려들이 작당하여 인근 촌가를 습격 약탈하고 부녀자까지도 겁탈하는 횡포가 날로 심하였다.
이를 보다 못해 관군이 출동하여 바로 잡고자 하였으나 오히려 패하니 할 수 없이 이 사실을 나라에 상소하니 왕이 이를 바로 잡고자 수차 관군으로 이 절을 치게 하였으나 패하기만 하니 승려들은 더욱 강성해져 횡포가 더욱 심하였다. 개태사의 횡포로 인근 주민들이 살 수가 없게 되니 왕께서 크게 근심하여 개태사를 칠 계획을 논의하게 되었다. 이때 한 장수가 지원하였다. 그 장수는 최일 장군이었다. 최일 장군은 왕명을 받고 군사를 거느리고 연산 개태사에 도달하여 진영을 정비하고 개태사를 부근에 이르러보니 안개가 자욱하여 싸움을 할 수 없어 최일 장군은 하는 수 없이 퇴각하여 30여리 떨어진 노성방면에 진을 치고 부하 몇 사람을 데리고 개태사 뒷산에 올라 이 절의 동정을 살폈으나 안개로 인하여 절의 사정을 파악할 수 없어 최일 장군은 이 사실을 왕에게 상소하였다.
어느 날 최일 장군이 말을 타고 개태사를 향하여 가던 중에 있었다. 때는 산에는 꽃이 피고 나비가 나는 따스한 봄날이라 논과 밭에서는 농부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금암리 앞에 이르니 한 농부가 검은 암소로 논을 갈면서 "이 놈의 미련한 소야! 최일 장군 만큼이나 미련하고 어두운 소이구나"하며 논을 갈고 있었다. 이 소리를 들은 최일 장군은 말에서 내려 논을 가는 농부에게 물었다. "여보시오. 내가 바로 최일 장군인데 어찌해서 소를 보면 나같이 미련하다고 합니까?" 농부는 깜짝 놀라며 "아 당신이 최일 장군이십니까? 미안합니다. 장군께서는 아무리 개태사를 치려고 하나 저 천마산 중턱에 있는 암소바위가 개태사를 보호하고 있어 이 절을 치려하면 안개가 끼게 하여 절을 보호하니 암소바위를 칼로 내려 친 다음 개태사를 치면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말을 마친 농부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최일 장군은 신의 가르침이라 생각하고 마음으로 감사한 후 금암리 천마산 암소바위에 올라가니 과연 집채만한 바위가 있었다. 최일 장군은 장검을 빼어 암소바위 한복판을 내려치니 바위가 갈라지면서 피가 주르르 흘렀다. 최일 장군은 군대를 휘동하여 개태사에 이르니 거짓말처럼 연일 끼어있던 안개가 걷히고 있었다. 최일 장군은 일경에 개태사 승려들을 토벌하여 인근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하였다.
이 암소바위 뒤 탕건바위 있는 곳에 하(河)씨들이 피난하였다는 바위굴도 있으며 용이 바위 뒤를 통과하여 용의 흔적도 있고 사람의 시신처럼 보인다 하여 송장바위라고 부르는 바위도 있다. 이와 같이 여러가지 바위들이 있다 하여 「금암(金岩)」 이라 부르고 「금바위」 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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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암산, 백운산, 금수봉 등이 있는 계룡산 수통골 지구
천황봉이 있는 계룡산 주능선은 구름에 가려 있다.
천마산 금바위에서 바라본 조망도
우측으로 대둔산이 보인다.
당겨본 대둔산
안평산과 천비산 방향
올록볼록 구봉산도 당겨보니 뒤로 보문산과 식장산 안테나 까지 보인다.
다음 이곳에서 비박을 할때는 왼쪽 끄트머리 위에 주차하면 능선이 코 앞이다.
금바위를 내려와 천마정에 올라서 본다.
어느새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분다.
천마정에서 보니 뒤로 계룡시 종합운동장과 향적산이 잘 보인다.
종합운동장 축구장에는 뙤약볕에 함성 소리가 들린다.
계룡시장기 전국 축구대회가 진행중 이란다.
향적산에서 구름에 가린 계룡산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계룡시 엄사지구 일대
조망도 좋고, 주변 풍광도 좋아 여러번 올랐던 위왕산
날씨가 좋으면 예서 위왕산을 바라보는 그림도 괜찮을텐데..
구봉산과 위왕산...중간에 장군봉을 넘어서 두 산의 연계 산행이 가능하다.
천마산 정상에 다온것처럼,,,
천마정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쉬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정상으로 향한다.
양정 파출소에서 천마산 까지는 왕복 4키로가 조금 넘는 거리다.
계단을 올라서니 철탑이 나오고, 정상은 조금만 더 가면 있다.
천마산 정상, 이름에 비해 높지 않은 산 이다.
천마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향적산 줄기를 향해 열려있다.
해질녘에 벤치에 앉아서 일몰을 감상하기 좋아보인다.
천마산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
어슬렁팀이 모여있을 별장 뒤 천호산 자락을 당겨보고 뒤돌아 선다.
분위기 좋은 능선 숲길을 걸어서 다시 천마정을 만난다.
천황봉은 여전히 구름속에 있지만, 그래도 이제는 계룡산 주요 봉우리들이 살짝 보인다.
끈끈이대나물, 꽃말은 젊은사랑, 청춘의 사랑 이라고 한다.
12시가 가까워 지는데, 오후에는 비가 온다더니 해가 뜨고 있다.
계룡산 삼불봉, 연천봉등을 마지막으로 한번 바라보고 종종 걸음으로 내려선다.
계룡지구대 앞 들머리로 내려 서면서 산행 종료
차를 타고 어슬렁 일행들이 놀고 있을 연산으로 향한다.
비온다더니 오후들어 날이 더 좋아지는듯 하늘빛이 곱다. 백악산 계곡에 갔어도 됐는데..
천호산 아래 별장에서 어슬렁 멤버들이 몸보신 하면서 시원하게 쉬고 있는곳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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