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부터 가보고 싶었던 황적봉, 황적봉에서 내려다본 조망이 궁금하였는데

몇달전 풀때기님의 블방에서 사진을 보고나니 더욱 가보고 싶어졌다. 천황봉과

같은 이유로 B코스로 금줄쳐논 구역이라, 평일오후 혼자서 조용히 다녀왔다.

 

 

 

 

 

 

 

 

 

 

풀때기님의 블방 기록을 보고 돈금정앞에 주차를 하고 도로 건너편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주의를 하면서 올라야 하지만, 그래도 등로는 어느정도

뚜렷하게 황적봉으로 이어져 있다. 등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위와 같은 묘를 만나게 되는데

모든경우 등로는 봉분 뒤쪽으로 이어져 있다. 첫 조망터까지 15분간 가파르게 올라간다.

 

 

 

 

 

 

 

 

 

황적봉 오름길 첫조망터에서 바라본 학봉리와 장군봉

 

 

건너편이 병사골에서 시작되는 장군봉 능선이다. 오늘 이 산행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방향에서 이렇게 장군봉을 바라보고 싶어서였다.

 

 

 

 

 

 

 

 

 

대전에서 삽재를 지나면서 계룡산으로 넘어올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게

기운찬 장군봉 암릉이다. 장군봉을 보고서 비로소 계룡에 들었음을 실감한다.

 

 

 

 

 

 

 

 

 

장군봉

 

 

 

 

 

 

 

 

 

장군봉능선을 따라 신선봉을 지나 왼쪽 삼불봉 까지

 

 

 

 

 

 

 

 

 

동쪽으로는 계룡산 수통골 도덕봉과 좌측의 갑하산이 조망된다.

 

 

 

 

 

 

 

 

 

갑하산 - 신선봉 - 우산봉

 

 

 

 

 

 

 

 

 

 

 

 

 

 

 

 

 

첫번째 조망터를 지나서 몇번의 조망터가 더 나온다.

아쉬운것은 늦은 오후라 진행방향인 천황봉쪽이 정면 서쪽이라 역광 이라는 것이다.

 

 

 

 

 

 

 

 

 

첫번째 봉우리 암릉구간을 지나며 바라본 계룡산 수통골지구쪽 산줄기

 

밀목재를 지나 건너편 계룡산 수통골 산줄기들에 관해서는 일제 강점기에 만든

조선지형도에도 각 봉우리 이름들이 뚜렷히 나와 있다. 그런데 정작 본 계룡산의

주요 봉우리들은 연천봉 하나를 제외하고 지도에 없거나, 불분명 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조망터에서 오늘의 목표인 이방향의 뷰를 다시금 바라본다.

비탐구간이라 큰맘먹지 않고서는 이방향의 조망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좁은 계곡의 입구를 통과하여 수통골 산줄기로 마치 요새처럼 빙둘러싸인 저곳이

작년여름 서울에 사는 블방이웃인 이선수님과 샷마스터님이 방문했던 동월계곡이다.

 

 

 

 

 

 

 

 

 

동월계곡만 그런게 아니라 그 왼쪽에 있는 사봉골 그리고 능선 뒤쪽에 있는 수통골

또한 똑같은 모양의 지형을 갖추고 있다. 3개의 자연산성이 모여있는 묘한 형세다.

 

 

 

 

 

 

 

 

 

 

왼쪽 갑하산에서 우측 수통골 도덕봉, 백운봉, 관암산 까지

 

 

 

 

 

 

 

 

 

황적봉의 바위골짜기와 관암산 사이의 예전 1번국도를 지나면 계룡시로 들어선다.

산행을 하면서 그리고 산에 다녀와서도 나를 혼란스럽게 했던것은 계룡산의 2대

주요능선중 하나인 황적봉능선의 중요한 봉우리들인 황적봉/치개봉/천왕봉에 대한

정확한 위치가 아직도 불분명 하다는것 이었다. 산행을 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이곳을 지나면서 지도의 지형을 보고, 힘차게 파인 암벽 계곡을 보면서 처음엔 이곳이

치개봉 이라고 생각을 했다. 치개 라는 말은 벼를 수확할때 땅에 걸어놓고 훑는 도구가

아니던가, 그 옆에 있는 황적봉의 황적 이라는것은 노적가리를 쌓아두어서 생긴 이름

이니, 궁합이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을 했었다. 마침 지형을 보니 치개처럼도 생겼다.

 

 

 

 

 

 

 

 

 

규장각에서 찾아본 조선의 어떤 지도에도 계룡산의 주요 봉우리들을 표기해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국회도서관에서 일제강점기에 총독부가 만든 조선지형도를 찾아봤다. 공주

지도 한귀퉁이에 있는 계룡산 지도에도 연천봉 하나만 뚜렷하고 나머지 삼불봉과 황적봉

에는 뭐라고 적혀있는데, 아무리 확대해도 읽을수가 없다. 오래전 화소수가 적은 디카로

찍은 사진인지 화질이 선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위 사진에 보이는 이 봉우리

아래 밀재 바로 옆의 황적봉 코밑의 지명이 황적동 이라고 적혀있는것을 발견할수 있었다.

 

 

 

 

 

 

 

 

 

조금 더 오르니 비로소 수통골의 금수봉과 빈계산이 보인다.

 

 

 

 

 

 

 

 

 

 

동월계곡 너머 수통골의 빈계산과 금수봉을 당겨본다.

 

 

 

 

 

 

 

 

 

 

그 우측으로는 멀리 대둔산과 운장산, 연석산이 보인다.

 

 

 

 

 

 

 

 

 

백운봉 뒤로 희미하게 덕유산이 보인다.

눈이 좋아야 한다. ^^;;

 

 

 

 

 

 

 

 

 

좀 더 올라가니 이제 장군봉이 내려다 보이고 뒤로는 세종시가 보이며

발 밑으로는 동학사 입구 주차장과 주점이 늘어선 상가지구가 있다.

 

 

 

 

 

 

 

 

 

장군봉에서 이어진 능선이 삼불봉을 지나면서 역광이 드리운

관음봉으로 연결되는 자연성릉이 시작된다.

 

 

 

 

 

 

 

 

 

 

 

 

 

 

 

 

 

수통골 주변 연봉들 뒤쪽으로는 대전시가 조망된다.

 

 

 

 

 

 

 

 

 

황적봉 정상

 

아무리 비탐구간 이라지만 계룡산의 주요 봉우리중 하나에 정상석 하나 없는게

안쓰럽다. 정상엔 거대한 불개미집이 자리하고 있어 배낭을 내려 놓을수도 없고

가능하면 사진찍고 후다닥 지나가는게 좋다. 올라오는 방향에서 직진 방향으로만

뚜렷한 등로가 보여서 무심코 그쪽으로 열발자국 진행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다시 뒤돌아 정상에 올라보니, 진행방향 우측의 군사기지보호구역 비석 옆으로

무성한 잡목에 가린 등로 비슷한게 보인다. 그게 천황봉으로 가는 등로가 맞다.

 

 

 

 

 

 

 

 

 

내려가면서 뒤돌아본 계룡으로 늘어선 황적봉 능선

 

이쪽 방향에서 보면 마치 육산처럼 보이지만, 사진아래 용동저수지 왼쪽의 옛 황적동이나,

동학사쪽이나 신도안 쪽에서 보면 죽죽 늘어선 암벽들이 마치 노적가리를 쌓은 모양으로

보일것이다. 즉, 이 봉우리가 황적봉이요, 노적가리를 훑는 치개봉이라고 추정하는 바이다.

 

 

 

 

 

 

 

 

 

마안봉으로 가면서 바라본 동학사 방향의 황적봉 사면의 노적가리 암벽

 

 

 

 

 

 

 

 

 

 

 

 

 

 

 

 

 

두꺼비바위 또는 둘리바위를 지나고..

 

 

 

 

 

 

 

 

 

능선의 동학사 반대쪽으로 용동저수지와 우측의 향적산이 보인다.

그 뒤로 계룡대 일원과 늘어서 있는 계룡시의 아파트들이 조망된다.

 

 

 

 

 

 

 

 

 

계룡시 뒤쪽으로 대둔산과 운장산을 다시 조망해 본다.

 

 

 

 

 

 

 

 

 

천왕봉/마안봉 정상

 

 

이어 한번 내려섰다가 다시 봉우리를 올라서니 바로 지도에 천왕봉이나 황적봉으로

섞어서 표기가 되고 있는 봉우리가 나온다. 정상에 풀이 무성한 충주 지씨 묘 한기.

감히 이런 봉우리에 <천왕> 이라는 이름을 붙혀놓다니,,, 여타의 다른 천왕봉과 비교

해봐도 이 봉우리는 전혀 천왕스럽지 못해 보인다. 뭔가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이곳에서 조금 더 가면 암릉이 시작되는데 다들 우측으로 커다란 미륵 모양의 암봉이

있는데 그게 미륵봉 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좌측으로 정말 말대가리 처럼

생긴 바위를 사진으로 보았는데, 그로인해 이 봉우리를 마안봉 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부근 암릉에서 이곳이 정상이니 이곳이 마안봉이 될 가능성이 높은것이다.

 

 

 

 

 

 

 

 

 

지나온 마안봉/천왕봉

 

만일 마안봉이 말대가리 바위가 있는 쪽 (봉우리라고 부르기가 뭐해서) 이고

이곳이 천왕봉 이라면, 지도에 나오는 천왕암이 이 옆에 있어야 한다.

 

 

 

 

 

 

 

 

 

즉, 바로 앞의 암벽들중 하나가 천왕암이 되어야 한다.

 

 

 

 

 

 

 

 

 

지나온 마안봉과 멀리 왼쪽의 장군봉

 

 

 

 

 

 

 

 

 

정면 역광으로 인해 미륵봉 이라 불리우는 암릉구간을 지나고 나니

오늘 코스중 위험 구간 이라는 암벽 하산길이 시작된다. 조망하며

쉬어가기 딱좋은 널찍한 벼랑바위 아래는 말 그래도 벼랑이다.

 

 

 

 

 

 

 

 

 

벼랑바위를 우측으로 돌아 내려와 셀카도 한장 담고 간식을 먹으며 쉬어간다.

해가 천황봉 아래로 서둘러 내려가려고 한다. 이 암벽구간만 지나면 위험구간이

없을테니 해지는것을 보고 밧줄을 잡고 안부로 내려선후 랜턴을 켤 생각이다.

 

 

 

 

 

 

 

 

 

천황봉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벼랑바위 아래

이곳에서 바라보는 안부 건너편 봉우리가 천왕봉 일수도 있다?

 

 

 

 

 

 

 

 

 

벼랑바위에서 대단하지 않은 일몰을 홀로 감상한다.

 

 

 

 

 

 

 

 

 

비로소 천황봉 방향으로 렌즈를 돌릴수 있게 되었다.

실루엣 이지만 천황봉에서 쌀개봉, 관음봉거쳐 삼불봉까지 한컷을 남긴다.

 

 

 

 

 

 

 

 

 

 

 

 

 

 

 

 

 

해지는것을 지켜 보다가 배낭을 메고 하산을 시작한다.

 

 

 

 

 

 

 

 

 

첫번째 밧줄구간은 밧줄도 션찮지만 (그래도 고맙습니다) 홀드도 없고 좀 애매모호 하다.

부실한 로프가 내려진 오른쪽이 어마무시한 바위벼랑 위 조그만 틈이다. 실수를 하거나

밧줄에 문제가 생기면 그대로 벼랑으로 추락하는곳이라, 밧줄을 왼쪽으로 옮겨놓는다.

 

 누군가 이구간을 지나며 숏다리는 고생좀 할거라는 글을 읽었는데, 내가 바로 그짝이다.

여자분들 끼리 가면 쉽지 않을것 같다. 발 디딜곳도 손잡을곳도 마땅치 않아 긴장을 하며

한손으로 바위를 잡고 최대한 다리에 힘을주고 쭉~ 뻗는데 종아리에 쥐가 나려고 한다. 

 

 

 

 

 

 

 

 

 

그래도 사진 찍을건 찍는다.

 

 

 

 

 

 

 

 

 

두번째 밧줄구간

 

두번째 밧줄구간은 첫번째 보다 밧줄이 훨씬 튼튼해 보이니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는데, 시작부 바로 아래에 오버행 구간이 있다.

밧줄이 튼튼한지 다시 확인하고, 순전히 밧줄에 의지하고 오버행을 지나면

이하는 쉽게 내려선다. 비록 밧줄이 암벽 끝에 다다르지 못하지만 문제없다. 

 

 

 

 

 

 

 

 

 

두번째 밧줄 구간을 내려서면서 천황봉을 담아본다.

 

 

바로 앞 암봉 우측에 천왕암이 있고, 이 봉우리가 천왕봉일 가능성이 높다.

정상인 천황봉의 예전 이름은 상제봉 이다. 즉 천황의 의미대로 옥황상제를

가리키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앞의 천왕봉은 상제가 아닌, 불교 사천왕에서

유래한 천왕봉인 것이다. 혹자들은 천왕봉 대신 시왕봉 이라고 부른다.

 

 

 

 

 

 

 

 

 

자연성릉도...

 

 

 

 

 

 

 

 

 

내려다본 동학사

 

 

동학사에서는 지금 내려서는 이쪽 암벽이 우뚝 솟아 보일것이다.

아마 미륵봉과 천왕봉 이라는 이름도 동학사 승려들이 지었을 것이다.

 

 

 

 

 

 

천왕봉과 마안봉, 미륵봉에 대하여

 

여러 지도에서 이 암벽을 내려선후 다시 올라서야 하는  다음 봉우리의 동학사 사면에 천왕암이 있다고 표시를 하고 있다. 월간 사람과 산에 의하면 암벽등반을 하는 암장이기도한 천왕암은 동학사 남쪽에 있으며 폭 40m 높이 80m의 화강암 이라고 소개를 하고 있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천왕봉은 방금 지나온 봉우리가 아닌 이 벼랑바위 암벽을 내려선후 다시 올라서야 하는, 천왕암이 있는 다음 봉우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컴퓨터 위성지도를 통해 아무리 살펴봐도 다음 봉우리에는 동학사 방향으로 그만한 암벽이 보이지 않는다. 단지 위성지도상에만 보이지 않는것인지... 만일 그게 아니라 천왕암이 현재 천왕봉 이라고 되어 있는 지나온 지씨묘 봉우리의 동학사쪽 사면에 있고, 지도상의 천왕암 표기가 오류라면, 충주 지씨 묘가 있는 그 봉우리가 천왕봉이 맞고, 이어지는 암릉구간에 우측으로 커다란 미륵바위가 있는곳이 미륵봉이며, 그 다음 벼랑바위전에 좌측으로 말대가리 바위가 있는 봉우리가 마안봉이 되는것이다. (천왕암에서 천왕봉이 유래 되었는지는 확인할수 없지만 그렇다고 추측한다)

 

그러나 현 천왕봉의 봉우리와 이어진 산줄기를 3개의 봉우리로 나눌수 없으니, 현 지도상 천왕암이 있는 천황봉쪽으로 안부 건너편 다음 암봉이 천왕봉이자 시왕봉이며, 충주 지씨 묘가 있는곳이 미륵봉이자 마안봉이 아닌가 싶다. 

 

원래 중요하지도 않은 봉우리 명칭에 대하여, 동학사 승려들이 사천왕이나 미륵불 닮았다고 해서 붙혀논 천왕봉이나, 미륵봉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는건 아닌가 싶다. 말대가리 바위가 있다고 해서 봉우리 같지 않은 곳을 마안봉 이라고 하는것도 그렇고..

 

 

 

 

 

 

 

 

 

 

 

 

내려서 올려다본 두번째 밧줄구간

밧줄 길이가 좀 짧지만 큰 문제는 없다.

 

 

 

 

 

 

 

 

 

랜턴을 키고 안부에서 우측으로 하산을 해서 동학사 앞으로 내려온다.

일주문 앞에서 뒤돌아보니 내려선 암봉이 우뚝 서있다. 마치 사천왕 처럼..

승려들이 심심파적으로 사천왕을 닮은 봉우리가 어떻고 미륵바위가 어떻고

하며 붙혀논 이름에 우리가 너무 연연해 하며 이름을 찾으려 하는건 아닐까?

천황봉도 옛지도에 못나오는 판국인데 능선상의 수많은 봉우리중 하나인

사천왕봉이나 미륵봉의 이름과 위치를 두고 고심할 가치가 있을까도 싶다.

 

 

 

 

 

 

 

 

 

일주문에서 내려온 암봉을 올려다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본다.

 

 

 

 

 

 

 

 

 

 

어둠이 내려앉은 동학사 지구를 지나 주차를 해논 돈금정까지 긴 밤길을

이름에 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걸어간다. 다음날 언젠가 날이 좋을때

일찍 올라 이번 산행에서 놓친 미륵바위와 말대가리 바위를 찾아봐야겠다.

 

 

※ 혹시라도 황적봉, 치개봉, 미륵봉, 마안봉, 천왕봉, 천왕암 등에 대한

정확한 유래나 위치등에 대한 옛 자료를 가지고 계시거나 알고 계신다면

이에 관한 지적을 부탁드립니다. 오류를 정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