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장산 비박 -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던 밤

 

 

영원할것 처럼 기세등등했던 폭염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가는 달력따라

기운을 잃고 뒷방으로 내려앉은 가을의 길목, 지난번 운주계곡 때늦은 물놀이때

슬쩍 말이 나왔던 식장산에서의 하룻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지난 여름 뜨거웠던

폭군의 추종 세력들이 잔염을 불태우던 토요일 오후 차를 타고 산에 올랐다.

 

 

 

 

 

 

 

 

 

식장산의 옛 페러글라이딩장 바로 옆에 있는 헬기장이 오늘의 무대

 

 

 

 

 

 

 

 

 

식장산 정상부 옛 활공장 옆 미군 통신중대와 옆의 헬기장

 

 

 

 

 

 

 

 

 

먼저 도착한 나와 수호신은 헬기장 옆 잔디풀밭에 텐트를 치고

 

 

 

 

 

 

 

 

 

폭염이 끝나더니 다시 미세먼지가 가득하다.

일몰이 아쉽지만, 그래도 괜찮다.

 

 

 

 

 

 

 

 

 

자리를 정돈한 후에 뒤에 올 밀을 기다리며 가볍게 한잔을 시작한다.

 

 

 

 

 

 

 

 

산 아래로 자욱하게 내려앉은 개스로 인해 일몰이 있는둥 마는둥 보이지도 않던

해가 시나브로 사라지고 도시에 어둠이 스며들면서 하나둘 불빛이 거리를 밝힌다.

 

해지기전 보이던 뿌옇게 흐린 대기탓에 야경 또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식장산 활공장으로 차들이 꽤 올라온다. 그곳에서 내려다본 대전시의 야경이

 너무도 근사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영 아니지만, 그래도 불이 켜지니 좀 나아 보인다.

 

 

 

 

 

 

 

 

 

미세먼지가 자욱히 내려앉은 날이라 깨끗한 야경을 기대할수는 없지만 불빛이 곱다.

얼마후 밀사탕이 도착하여 먼저 텐트부터 치는것을 돕는다. 이때만해도 이날밤 비가

온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분명히 기상청 홈페이지를 몇번 확인했던 터였다.

 

 

 

 

 

 

 

 

 

 

일몰과 야경은 아쉽게 되었지만, 그래도 대전시 불빛을 내려보며

시원한 밤바람이 솔솔 부는 가운데 잔을 부딪히는 재미가 괜찮다.

 

 

 

 

 

 

 

 

 

그런데 갑자기 마른하늘에 번개가 번쩍거리기 시작한다. 비 예보가 없던터라

설마 하고 있는데, 잠시후에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더니 점차 잦아지다가 이내 

소나기로 돌변한다. 그전에 서둘러 주변을 정리하고, 술자리를 챙겨서 보다 큰

공간이 있는 수호신의 텐트로 모여들어 술자리를 이어간다. 텐트에 부딪히는

빗소리가 더욱 요란해지며, 우리가 앉아 있는 풀밭이 점점 물바다가 되어간다.

 

 

 

 

 

 

 

 

 

얼마후 비가 그치고 텐트로 돌아가 보니 밀과 내 텐트는 풀밭에 고인 물이 스며들어

바닥이 축축하게 젖어 있다. 내수압이 좋아도 물바다가된  풀밭위에서 버틸수가

없던것 같다. 서둘러 물이고인 풀밭에서 마른 헬기장 구석으로 텐트를 옮겨 놓고

바닥물기를 닦아냈다. 다행히 매트리스위에 있던 침낭과 배낭등은 젖지 않았다.

 

 

 

 

 

 

 

 

 

다음날 새벽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알람 소리에 눈을떠서 밖을보니

어제 저녁과 비슷한 미세먼지낀 뿌연 시내의 모습...

 

 

 

 

 

 

 

 

 

전날 처럼 뿌연 아침

 

핸드폰으로 기상청에 들어가 가시거리를 확인해 보니 고작 3km

일출을 포기하고 밤새 대단한 활약을 벌인 손흥민의 골장면을 구경한다.

 

 

 

 

 

 

  

 

 

일출은 이처럼 희미하게

 

 

 

 

 

 

 

 

 

식장산의 아침

 

 

 

 

 

 

 

 

 

젖은 텐트를 탈탈 털어서 헬기장에 펼쳐 놓고, 아침도 내려가서 먹기로...

젖은 물건들을 닦아내고 자리 정리를 한다.

 

 

 

 

 

 

 

 

 

 

 

 

 

 

 

 

 

식장산의 하룻밤은 다음날 날씨 좋을때 다시 한번 하기로...

 

 

 

 

 

 

 

 

 

하늘빛은 나쁘지 않은데...

미세먼지는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할텐데

주범인 석탄 화력발전소를 증설하겠다고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