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나 싶더니 다시 여름으로 돌아간듯 산행 초입부터 땀이 질퍽하다.
이번 산사랑 정기산행은 도락산 원점회귀 팀과 황정산~도락산 연계산행팀으로 나눠서 산행을
진행하는데, 다녀온 도락에 큰 기대나 미련이 없는 나는 황정산이 보고파 종주팀을 따라 간다.
산행코스 : 대흥사옆 임도 - 원통암 - 영인봉 - 황정산 - 남봉 - 빗재 - 도락산 - 채운봉 - 상선암 (7시간)
산행시작 (9시50분)
대흥사 근처 산행 안내도가 세워진 곳에서 원통암으로 이어진 포장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입구에 도락산 까지 4km 라고 잘못된 이정표가 서있는데, 실제로는
들머리에서 황정산 정상을 지나 남봉 까지의 거리가 4km에 해당하는 곳이다.
사진에서 처럼 계곡에 물이 없다. 간혹 이번 처럼 황정산 - 도락산 외에 코스를 역으로
진행하는 도락산 - 황정산 방향의 산행기를 본적이 있는데, 도락이나 황정이나 시원한
물이 흐르는 씻을만한 계곡이 없으니 이 코스는 여름철에 좋은 산행지는 아닌듯 싶다.
원통암과 칠성암 (10시30분)
한참을 올라 원통암에 도착하여 시원한 약수를 한잔 하고 유명한 칠성암을 구경한다.
원통암 옆에 있는 손바닥 모양의 바위가 신단양팔경중 제4경에 해당하는 칠성암이다.
칠성암은 손가락 다섯의 손바닥, 팔뚝 모양의 돌을 합해서 일곱 개의 바위로 구성되어
있는데, 균열되어 있는 커다란 바위의 모양이 마치 부처님 손바닥 형상으로 기묘하고
당당하게 서있으며 이곳에 와서 기도를 드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원통암 옆의 애기낙엽버섯
서늘해진 가을 날씨라 산행이 쉬울줄 알았는데, 지난번 설악에 오르는것 보다
훨씬 힘이 든다. 초반부터 한여름과 다름없이 땀을 흘리고 나니 기운이 빠진다.
계곡이 있다면 하산길에 풍덩 하고픈 날씨인데다, 황정을 거쳐 도락으로 가는
코스는 오르내림이 많은 만만치 않은 코스 인지라 오후 진행에 걱정이 앞선다.
단풍취 꽃
원통암에 서있는 영인봉 400m 이정표 역시 잘못되었다. 황정산에 있는 이정표는
방향만 맞고 거리는 죄다 엉터리 인듯 하다. 가파른 깔딱이를 올라 능선에 이른다.
능선 조망터에 올라 바라본 건너편 영인봉
좌측의 덕절산과 우측의 흰봉산 능선 방향
영인봉
황정산 정상과 영인봉
기세 등등한 황정산
흰봉산과 도솔봉을 당겨본다.
황정산 정상과 뒤로 수리봉, 선미봉
영인봉으로 가면서 커다란 바위위에 우뚝선 명품 소나무에서 쉬어간다.
방금 지나온 봉우리
영인봉엔 쓰러져가는 삐딱한 안내목만 덩그라니.. (11시30분)
영인봉을 지나니 오후에 황정산을 내려가 다시 올라서야 하는 도락산이 보인다.
영인봉에서 수리봉으로 진행하는 황정산도 스릴있고 수려한 능선으로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고 멋진 코스라 사실 연계를 하기 보다는 수리봉으로 가는 능선길을
걸어 황정산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 영인봉을 거쳐 황정에서~도락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비탐구간이 포함된 이 연계 코스는 가까이 있는 100대 명산 두군데를
최단거리로 한번에 인증하려는 산꾼들의 욕심에서 비롯된 루트가 아닌가 싶다.
멀리 금수산과 청풍호반의 말목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금수산을 당겨본다
황정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멋진 나무들이 서있는 기암과
뒤쪽으로 선두그룹이 손을 흔들고 있는 조망 바위가 서있다.
멋진 나무가 있는 기암에 올라선 일행들
뒤쪽 조망바위엔 총무님과 산대장님 일행이 올라서 있다.
도락산 우측의 덕절산과 두악산을 당겨본다.
올산과 흰봉산이 보이는 풍경
꼬리진달래
영인봉 사면
가을을 알리는 구절초
지나온 영인봉과 810봉
영인봉을 내려서는 산꾼들을 당겨본다.
황정산 정상 직전에 좁은 바위사이로 길고 가파른 밧줄 구간을 지난다.
이곳을 올라서면 바위벼랑을 타고 옆으로 조심스레 이동을 해야 한다.
어떤 남자분이 이 벼랑길이 위험해 보였던지, 가파른 밧줄길을 올랐다가
내려와서는 우리보고 위험하다고 오르지 마라고 한다.
지나온 영인봉(우측)과 뒤로 멀리 말목산과 금수산이 보이는 풍경이다.
촬영 직전에 다른팀 남자분이 이곳을 대충 내려서다 떨어지는 인사사고가
날뻔한 일이 발생했다고,,,다행이 배낭이 걸려서 무사했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나무라서 세로로 여러장을 찍어 이어 붙혀도 담아낼수가 없었다.
저쪽 건너편에 황정산과 이름이 비슷한, 요즘 핫한 황장산이 보인다.
황정산 정상 (12시36분)
황정산 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산 아래 황정리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런데, 황정리 유래를 다시 찾아보니, 황정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ㅎ
삽주꽃
흰봉산과 올산 보이는 풍경
정상에서 조금 내려서다가 점심 식사를 한다.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얻어마신 시원한 맥주 한잔이 더 없이 상쾌하였다.
정상에서 내려선후 다시 봉우리를 하나 올라선다, 남봉이다.
수리봉으로 가는 황정산 코스도 참 좋은데, 여기서 빗재로 내려선다.
멀리 문복대와 천주봉을 살짝 당겨본다.
뾰족한 천주봉을 좀 더 당겨본다.
빗재로 내려서면서 바라본 도락산
기름나물
마침 군내 버스가 지나가는 빗재에 내려선다.
하나의 산행을 마치고, 또 다른 산행이 시작된다.
황정산에 오를때 처럼 다시 임도를 따라 새로운 산행을 시작한다.
임도를 따라 조금 걷다가 왼쪽으로 산길을 택해 진행을 한다.
뒤쪽으로 지나온 황정산 능선이 보인다.
아늑한곳에 자리하는 여타의 사찰과 달리 도락산 자락 눈에 띄는 능선위에 자리한
광덕사 보궁전 뒤로 지나온 황정산 정상과 남봉 그리고 수리봉쪽 능선이 조망된다.
임도를 지나서 도락산 정상 까지는 가파른 길이다.
일행들 몇이 앞서가고 잠시 떨어져서 후미팀에서 앞서 걷는데, 등로옆 걸을때
스치는 허리높이의 나무 가지위에 뭔가 꿈틀거린다. 산에서 자신이 만들어내지
않은 움직임은 위험신호 인지라 본능적으로 후다닥 뒤로 두발짝을 물러선후
몸통 줄무늬를 보니 치명적인 신경독으로 물리면 일곱발을 떼지 못하고 죽는다고
하여 칠보사로도 불리는 우리나라 독사중에 제일 무서운 놈 이라는 칠점사다.
진정하고 머리를 줌으로 당겨보니 일곱개의 점이 선명한 칠점사 특유의 무늬다.
등로에서 10센티도 떨어지지 않은 나무 가지위에 앉아 있던지라 분명히 앞서간
일행들이 배낭이나 팔로 나뭇가지를 스치고 갔을텐데 정말 아찔한 순간이다.
도락산 정상 직전엔 매우 조심스러운 위험한 벼랑길을 올라서야 한다.
겨울에는 말할것도 없고, 도락산에서 황정산으로 반대로 진행하여 그곳을
내려설때는 의지할 밧줄하나 없는 그 길이 매우 위험할 것으로 생각된다.
도락산 정상 (15시10분)
5년만에 도락산을 다시 찾았다. 도락산 이라는 이름은 우암 송시열이 에제자를 만나러
단양에 들렀다 산세에 감탄해 <깨달음을 얻는 데는 그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또한 즐거움이 함께해야 한다>는 뜻에서 산 이름을 도락산(道樂山)이라 지었다고 한다.
하산길은 채운봉과 검봉 능선을 택했다.
도락산 정상 사면
다들 너무 피곤하고, 하산시간을 당기기 위해 좀 더 편할것 같은 제봉길로 가고
나는 예정대로 채운봉 능선의 아름다움을 보기위해 따로 가는데 채운봉과 검봉의
암릉길 오르내림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면서 너무 늦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
채운봉으로 가면서 뒤돌아본 제봉으로 가는 도락산의 멋진 풍경
건너편에 용두산이 우뚝 서있다.
채운봉에 올라 바라본 도락산 정상 사면
검봉 방향은 역광이다.
검봉에 오르며 바라본 도락산
검봉에 오르며 뒤돌아본 지나온 채운봉
큰선바위와 작은 선바위를 지나고
제봉으로 간 일행들과 꽤 차이가 났을것 같은 생각에 걸음이 바쁘다.
상선암 마을에 도착하여, 뒤풀이 장소인 선암식당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제대로된 계곡이 없는 도락산에서 선암식당의 차가운 발씻는 연못은 최고였다.
황정산과 도락산의 연계코스는 독립된 산 2개를 한번에 진행하는 만큼 절대
초보들이 참여할만한 만만한 코스가 아니라는 점과 도락산 아래의 벼랑길은
위험하여 겨울철이나 하산길로는 권하고 싶지 않다. 쉽지 않은 산행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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