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시원한 계곡이 있어 더욱 좋다.

이번주에는 강원도 영월의 늡다리로 향한다.



늡다리가 있는 계곡은 내리계곡으로 영월군 김삿갓면의 88번 지방도로에서 큰 산 뒤로 숨어 있어

예로 부터 오지로 불리워 왔다. 오늘은 경북 봉화에서 선달산을 넘어 칠룡동골을 내려서 늡다리로

향한다. 이곳은 예전 산악회의 회원님 덕분에 알게된 곳인데 이후엔 TV에 여러차례 소개가 되면서 

이제는 오지라는 이름마저 무색해져 버린 곳 이 되었지만, 여전히 늡다리는 가까이 하기 먼 곳이다.









선달산 ~ 늡다리 지도



산행코스 : 생달리 - 큰터골 - 늦은목이 - 선달산 - 칠용동골 - 늡다리골 (약 18km, 7시간10분)










산행시작 (10시5분)



경북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물야저수지를 돌아 생달리로 들어서자마자 하차를 한다. 

우리버스가 도착하자 몇분 먼저 도착한 버스에서 마산, 창원팀이 산행을 시작한다.



오지산행이라 길 잃어 버릴까봐 지도를 다운받고 B코스가 남대리에서 회암령으로 오를줄 알고

나들이에 지도를 다운받아 왔는데 생달리 초입에서 출발을 하다보니 다운받아온 지도 영역 밖이다.

할 수 없이 오프라인 지도가 아닌 온라인 지도로 설정하고 출발을 했는데, 추후에 문제가 생겼다.










사진 두장 찍고 출발을 하였는데 금새 맨 후미다.

다들 쏜살같이 튀어 올라간 것이다.










누군가 남대리에서 회암령을 오르면서 선달산 민박집을 찾았는데

그 선달산 민박집은 바로 이곳 생달리에 있다.



오지 산행이라 길 잃지 않도록 선두에서 표식을 많이 걸고 갈것 이라고 했지만

우리팀도 인원이 많고, 게다가 마산, 창원팀이 버스로 한팀 올라갔기에 뒤 따라 가면

별일 없을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사람들이 모두 백두대간을 바람처럼 달려가는 분들인지

생달리 마을 포장길을 반보님과 빠른 속도로 한참을 따라 올라가도 후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라~ 우리팀이야 선수들만 왔다고 해도, 마창 팀들도 다들 보통이 아닌가보다.

이러다 잘못하면 길 잃게 되는 웃기는 상황이 정말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오가피



한참을 바삐 걷는데 길 옆 숲 안쪽에 뭔가가 레이다에 훅 걸린다. 

삼잎 같아서 들어가 가까이 가서 보니 쉬었다 가라고 미소짓는 오가피 여사다.

능선 넘어 북사면은 심마니들이 많이 찾을만한 곳인데 초입에 오여사를 본다.









원추천인국



이곳 오전리엔 오전약수 라는 유명한 약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초정약수는 세계 3대 광천수에

들어가는데, 이곳 오전약수가 바로 그 초정약수 이다. 조선시대 성종때 오전약수가 전국 최고의

초정약수로 뽑혔다는 기록이 있으며, 세종대왕은 이곳 봉화 오전리의 초정약수가 하도 유명하여

찾아가려고 했으나 한양에서 가기에 너무나 멀고 험해서 대신 그에 버금가는 청주의 초정약수에

친히 행차하여 60일간 머물며 안질을 치료하고, 세조 또한 질병을 치료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범부채



이렇게 빨리 걷는데도 앞서간 많은 무리들의 후미가 보이지 않다니...

도대체 저분들은 이 가파른 생달리 마을길을 달려 올라간 것인가?










등산로 입구 (10시40분)



마을을 빠져나가는데 35분이 걸렸다. 거리로는 약 3 km.

여기서 늦은목이 까지 1 km 라는 이정표가 서있다.



생달리에서 선달산을 거쳐 늡다리로 하산하는 코스는 통상 17 km 라고 한다.

그런데 그게 여기까지 생달리를 통과하는 3 km가 포함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하산후에 어느분은 실거리는 20 km 가량 된다고 하신다.



아쉽게도 이번에 나들이는 온라인 지도를 쓰다 보니 늦은목이에서 선달산 까지

올라가는 도중에 신호를 잃고 프로그램이 종료되어 버려 거리 파악이 안되었다.










늦은목이로 올라서는 길은 잣나무 숲 이다.



서둘러 걸음을 옮기니 마을에서 달려 올라간 분들이 하나 둘 쉬고 있는것을 보게 된다.

아마 마창팀 선두가 뒤쫒아 오는 우리팀 선두와 섞여 무리하게 초반 페이스를 올렸나 보다.

나중에 우리팀이 하산하여 뒤풀이를 끝내고 출발 하려는데 마창팀은 그제야 내려왔다.










잣 알갱이가 떨어져서 싹을 틔웠다.










땅벌집 (11시2분)



등로상에 벌집이 있다. 벌들도 왕성하게 윙윙 날아다닌다.

등산객들도 있지만 마을에 펜션들이 많던데, 그분들이 선달산을 운동삼아 다녀오다가

벌집에 피해를 볼 수가 있을것 같다. 사진을 찍으려 잠시 멈춰 섰더니 땀냄새를 맡았는지

녀석들이 여러마리 나와서 위협을 한다. 후다닥 두어장을 담고 길을 재촉한다.



그런데 까칠한 한녀석이 뒤 따라 왔는지 잠시후에 오른쪽 검지 손가락에 한방 쏘고 도망간다. 

..나의 집을 블로그에 알리지 말라는 소리인가? 이눔들 조만간 마을 이장님이나119에서 

화염방사기 들고 찾아갈지도 모른다... 그전에 이사 가거라...










늦은목이 (11시6분)



선달산과 갈곶산을 잇는 백두대간 능선 이며, 생달리와 남대리를 연결하는 통로 이다.

크게보면 소백산과 선달산, 소백산과 태백산을 연결하는 양백지간 이기도 하다.










선달산으로 오르는 능선의 서북 사면의 숲










단풍취



반바지를 입고 진행하는데 정강이에 뭔가 날카로운 느낌이 스쳐간다. 쐐기에 쏘인듯..

반보님도 같은 지점에서 역시 다리에 쐐기에 쏘인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반보님은

긴바지를 입었는데도 그런걸 보니 쐐기가 아니고 종아리 높이의 나뭇잎 뒤에 숨은

작은 벌집을 스쳐지나가며 모르고 건든것 같다. 










하늘말나리










선달산 정상 직전 갈림길



선달산 정상직전 갈림길 앞에 안내 표식이 요란하게 깔려 있다.

무심코 지나치려는데 표식들 위에 뭔가가 휘갈려 있다.

다시 보니 말벌조심, 급 우회!! 라는 안내가 되어 있다.



등로상의 정상 갈림길에 말벌집이 있다고 한다. 

요즘 몇년간 이상기온으로 여름산에는 벌들이 기승을 부린다.









선달산 (12시 10분)



정상에는 잡목으로 별 조망이 없다.

사진을 담고 다시 갈림길로 돌아가 말벌을 피해 우측으로 내려선다.










산옥잠화









노루오줌










우리팀 일행들을 만나서 하산을 하면서 밥터를 찾아본다.










오늘도 동행한 반보님이 소나무에서 기를 받고 있다.



능선길에 수백년 되어 보이는 잘 생긴 소나무들이 즐비하다.

하산길에 만난 일행들과 더불어 반주를 곁들여 즐겁고 풍성한 점심시간을 가진다.









인적이 없는 칠룡동 계곡



칠룡동 계곡이 시작하는 합수점에서 본격적인 칠룡동골 탐방이 시작된다.


합수점 도착 (13시45분)










산수국










칠룡동 계곡 따라 걷는길



상류인데로 수량이 제법 많아서 계곡물이 낙차가 조금 있는 

바위 아래에로 떨어지는 곳이면 물소리가 요란하다.

그 만큼 산이 크고 골이 깊다는 소리다.










계곡을 따라 가로 놓여 있는 나무다리가 여러차례 보인다.










나물꾼들도 오지 않는 오지 계곡이다 보니 취나물인지 취나무 인지 모를 정도다.










여우오줌 (왕담배풀)










심마니 움막



하산을 하면서 계곡 따라 비닐이 널부러진 심마니 움막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움막을 쓰고 나면 나무틀은 그대로 둬도 비닐은 걷어 갔으면 한다.

재사용도 못할뿐더러 쓰레기가 되어 보기도 않좋고 썩지도 않기 때문이다.










계곡따라 이리 저리 건너가며 하산을 한다.










오지 숲길을 감상할 여유도 없이 열심히 걸어야 한다.

처음에 제한시간을 7시간 주었다가 나중에 좀 더 여유를 주었지만

계곡 감상도 하고 여름에 알탕이라고 몇번 할라치면 8시간은 주어야 할듯.

우리 어슬렁 팀이 놀면서 이 코스를 가려면 10시간도 부족할 것이다.










나무가 제법 튼튼하고 커서 유사시 다리 역할을 충분히 할 수가 있다.










밟기에 미안한 칠룡동의 이끼 계곡길










산꿩의다리










계곡을 따라 걷는데 뚝 떨어지는 절벽이 나온다. 폭포다.

등로는 폭포 상단이 보이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우회하게 되어 있지만 호기심에 내려가 본다.










폭포하단의 작은 소



신기하게도 폭포수가 소로 직접 낙하를 하지 않고 바위 틈 사이로 떨어져 내려 돌아온다.










바위틈으로 떨어져 내리는 폭포수 (14시52분)










계곡을 막고 있는 커다란 바위동굴 아래로 흐르는 계곡물










이런곳을 일행과 떨어져 혼자 걸어 가려면 길을 놓쳐서 당황하기 쉬울것 같다.










선두에서 가끔씩 표지를 놓고 갔지만 계곡에서 길을 찾으려면 조심해야 한다.










칠룡폭포 (15시8분)



드디어 칠룡폭포를 만나게 되었다. 

위에서 보니 아래에서 몇분이 쉬고 계시다 일어서고 있다.









칠룡폭포









칠룡폭포










높이가 그리 높지 않은데도 수량이 상당하여 폭포수를 맞는것이 아.프.다.

선달산을 넘어오며 흘린땀을 이곳에서 시원하게 씻어낸다.










칠룡동 하산길에 유일하게 위험한 구간을 지난다.

늡다리 계곡에 가기전에 이곳에서 물놀이를 하며 잠시 쉬었다 가는게 좋다.


칠룡동 계곡은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 이라 맑고 깨끗한데 반해 

늡다리 계곡은 마을을 거쳐오는 하천물 이라 수질이 칠룡동 계곡과 다르다.










이내 늡다리로 흘러가는 내리계곡을 만난다.



지도상 지명은 내리계곡인데, 요즘은 늡다리로 더 유명하다.










내리계곡 풍경









티롤리안 브릿지



칠룡동 계곡이 내리계곡과 만나는 지점엔 티롤리안 브릿지가 설치되어 있다.

계곡물이 넘쳐 흐를때 칠룡동 계곡에 가기 위해서는 이 다리를 이용해야 한다.










등로 바로 옆 사람 머리가 닿을 만한 근처에 또 다른 말벌집이 있다.









내리계곡










늡다리로 가는 계곡 풍경










늡다리 김필봉씨댁 직전에 등로 우측에 나뭇잎으로 가려진 벌집이 보인다.

허리 높이라 고개를 숙이고 세심히 보지 않으면 발견할수 없다.

숲에서 이렇게 나뭇잎에 가려진 벌집을 덤불치듯 실수로

스틱이나 작대기로 내려치면 큰일난다.










늡다리










꿈꾸는 유배지, 늡다리 김필봉씨 댁



몇년전 산악회에서 이곳을 찾아 하룻밤 묵고온 사진을 봤을때는 출입금지 였었는데

이후 방송에 나오면서 방문객이 많아졌는지 이제는 민박을 제대로 받고 있는듯 하다.









늡다리



인연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다리가 바로 늡다리 이다.

늡다리 라는 말은 이런 널판지로 만든 널다리를 의미 한다.










내리계곡은 기대 한것 보다는 약간 실망 스럽다.



내리천의 상당한 상류 임에도 불구하고 계곡수와 비교하여 수질도 그렇고 물도 시원하지 않다.

내리계곡 이라는게 산에서 바로 내려오는 계곡수가 아니라, 상류 마을을 지나 흘러오는 내리천

하천 물이기 때문에 그런듯 하다. 상류에 오염원이 있는 지리산 구룡계곡과 비슷하다.









내리계곡










줄다리



저 줄다리를 건너가면 회암골에 갈수가 있다.

승용차로 이곳을 찾아 원점회귀 산행을 하며 늡다리, 내리계곡, 칠룡동계곡

회암계곡을 한번에 돌아보려면 저 다리를 건너야 한다.









내리천 - 늡다리 - 칠룡동 - 회암골 원점회귀 코스 지도



칠룡동과 회암동은 예전에 화전민이 살던 마을이 있던 곳으로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에

백두대간의 화전민들의 소개령이 떨어진 이후 오랫동안 방치된 계곡 이다.



칠룡동 상류에 계곡따라 너른 옛길의 흔적이 보이는 것은 예전에 화전민들이 수레를 끌고

다니던 길 이었을 것이다. 위 지도 길따라 45년전의 희미한 흔적만이 정글에 숨어 있다.










회암골로 넘어가는 줄다리 위에서










칠룡동 계곡과 내리계곡을 지나 내려가는 계곡길은 10키로 달할 만큼 무척 길다.

반보님은 설악산 하산길 보다도 길고 힘이 든다고 한다.










곳곳에 몸을 담글만한 곳이 나오지만 다들 시간 제한에 걸음을 서두른다.










중간에 낮은 고개를 하나 넘어 가는데 우측이 암벽이라 그런지 돌고개 라는 이릉을 붙혀 놓았다. 










심마니 움막터



이곳은 아무래도 늡다리 주민이 비닐을 수거해 간것 같다.

지도를 보면 선달산 넘어 북사면은 첩첩 산중이다.

심마니들이 매력적으로 볼 만한 곳인듯 하다.










늡다리 계곡



중간 지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은 내리계곡 본류와 달리 맑고 시원했다.










이제 내리계곡도 거의 끝이 나고 마지막으로 시원하게 몸을 씻기 위해 물에 들어간다.










반보님이 홀딱 벗고 옷을 갈아입기 딱 좋은 큰 바위 뒤로 자리를 잡는다.










반보님과 나는 이곳에서..










여성 동지들은 저쪽 아래에서...

시원하게 씻고 옷을 갈아 입는다.










늡다리로 향하는 철문을 빠져 나오며 산행을 마친다. (17시15분)









내리계곡 솔밭 캠핑장



뒤풀이 수육에 시원한 막걸리 몇잔에 갈증을 풀고 버스에 오른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유유자적 하니 걷고 싶었던 계곡길 이었지만

당일 코스로 그런 호사를 부릴수 없으니 부족하지만 그래도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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