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지 않다고 한주를 쉬고, 또 김장을 한다고 한주를 쉬었더니 뜻하지 않게 2주연속

산행을 못하게 되었다. 12월로 접어들어 이제 본격적인 겨울 산행이 시작되는바

아이젠을 준비하고 지난번 가려다 못간 청화산~조항산 산행에 나선다.

 

 

 

 

 

 

의상저수지를 오르며 뒤돌아본 백악산과 가령산

 

 

조항산~청화산 코스를 생각하고 산행을 하려는데 늘재에서 오르면 수월한데 차량회수 문제로

의상저수지에서 원점회귀를 하기로 하고 차량을 저수지 바로 밑 주차장에 세우고 우측길을 따라

저수지 보 위로 올라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시작 : 오전 9시44분)

 

 

임도를 따라 걷다가 조망이 보이는 곳에서 뒤를 돌아보니 32번 지방도로 건너편으로 지난번

산행을 했던 백악산이 보이고 우측으로 조봉산, 낙영산, 가령산이 보인다.

 

 

 

 

 

 

 

 

의상저수지 보 위를 걷고 있는 세남자. 속리, 푸름, 약수

 

 

 

 

 

 

 

 

의상저수지 (송면지)

 

 

 

 

 

 

 

 

의상저수지 보 위에서 바라본 백악산과 낙영산, 가령산

 

 

보 아래로 공원과 차를 세워놓은 주차장이 보인다. 

 

 

 

 

 

 

 

 

의상저수지 보를 건너 왼쪽 임도를 따라 걷다가 능선길로 짐작되는 곳에서 산으로 오른다.

중간에 리본 매달린 곳도 나오고 보다 확실해 보이는 너른 등로가 나오는데 모두다

선답자들이 제대로된 길이 아니라고 알려주었던 곳이다.

 

 

우리가 올랐던 길은 리본도 없을뿐만 아니라, 초입은 이게 등산로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될 정도로 희미한 흔적만 있었다. 물론 저수지 둘레 임도를 따라 계속 가면

계곡길을 따라 등로로 오를수가 있는데 우리는 능선을 타고 오르고 싶었다.

 

 

 

 

 

 

 

 

체코의 전통주 베헤로브카 (Becherovka)

 

 

이번에 유럽을 다녀온 속리님이 체코에서 백가지 약초로 담은 유명한 전통 약술 이라는 베헤로브카를 사왔다.

허브향과 약초향이 향긋하며 달콤하게 넘어가는 이 술은 위에도 좋고 한잔만 마시면 1년이 젊어진다고 한다.

술술 잘도 넘어가는데 이게 그래도 40도 짜리 독한술이다. 간단히 입가심 한다는 자리가 멍석을 깔고

본격적으로 주유를 하기 시작한다. 산이 어디 도망가나... 오늘도 느림보 산행이 시작된다.

배째~ 오늘도 슬렁슬렁 가자구요. 그래서 다시 보니 술 이름이 배째로브카다.

 

 

 

 

 

 

 

 

그렇게 한시간여 놀았을까...

다시 어슬렁 어슬렁 산길을 오른다.

 

 

 

 

 

 

 

 

 

 

 

 

 

 

 

 

 

겨울이 되어 약초 줄기와 이파리가 다 시들어 알아볼수 없지만, 삽주는 독특한 모양으로 금새 눈에 보인다.

 

 

 

 

 

 

 

 

삽주뿌리

 

 

삽주뿌리(창출, 백출)는 풍습과 다한에 좋으며, 간과 위 그리고 소화기능 개선에 탁월하여 신선이 된다는

신비의 약초인데, 특유의 향이 없어서 인지 찾는 사람이 적어서 산에 가면 흔하게 볼수 있다.

푸름이가 대물을 몇개 채취한것을 하나 얻어와 1.5리터 술병에 담아 두었다.

 

 

 

 

 

 

 

 

 

 

 

 

 

 

 

 

 

왼쪽의 마귀할멈통시바위와 그 오른쪽 둔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우측의 가까운 봉우리가 조항산 이며 통시바위로 이어지는 능선의

말안장 처럼 잘록한 곳이 바로 고모의 슬픈 전설이 남아 있는 고모치다.

 

 

 

 

 

 

 

 

조항산

 

 

 

 

 

 

 

 

중대봉과 대야산이 가까이 보이는 조망터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두번째 주유 타임이다. 이번엔 푸름이가 30도 짜리 하수오주를 꺼냈다.

장복하면 흰머리가 검어진다는 전설의 하수오 인데, 이 술을 얼마나 마셔야
내 머리가 다시 검게 될까. 40도 짜리 배째 술을 먹고난 뒤라 30도가 술술 넘어간다.

 

 

 

 

 

 

 

 

당겨본 중대봉과 대야산

 

 

 

 

 

 

 

 

마귀할멈통시바위

 

 

 

 

 

 

 

 

역광이 비추는 반대쪽엔 속리산 조망이 좋은 청화산이 서있다.

원래 목표는 저기까지 가서 내려오는 것인데

세월아 네월아 하고 노는 세남자는 이미 청화산을 마음속에서 지웠다.

이러다가는 조항산도 못가서 돌아가자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아래쪽 삼송리 방향의 조망

 

 

 

 

 

 

 

 

조항산에서 고모치를 거쳐 대야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

 

 

 

 

 

 

 

 

30여분을 다시 올라 능선 갈림길에 올랐다.

정상은 아직도 멀었는데 벌써 시간이 오후 4시가 가까워 온다.

 

 

 

고모치의 전설

 

 

옛날 궁기리에 살던 고모가 삼송리에 사는 조카에게 갔다가 저녁 늦게서야 집으로 되돌아갔다.
겨울철이고 마침 폭설이 내리고 엄청난 추운 날씨였기에, 고모가 떠나고 폭설이 내리자

조카는 아무리 생각해도 늦은 밤길과 추운 겨울날씨속에 재를 넘어간 고모가 걱정이 되어

고갯길을 뒤따라 올라갔다고 한다.


 

불안한 예감대로 고모는 고모치 고갯마루의 서낭당 근처에서 탈진한 상태로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이 고모의 조카는 고모를 부축하여 함께 고개를 내려가려고 시도를 했으나 심한 폭설과 추위에

견디다 못해 둘 다 얼어죽었다는 안타까운 얘기가 전하고 있다.

 

 

 

 

 

 

 

 

능선에서 바라본 조항산 정상

 

 

 

 

 

 

 

 

조항산과 왼쪽 뒤로 멀리 희미한 작약산

 

 

 

 

 

 

 

 

지나온 능선의 갈림길 이정표가 있던 봉우리

 

 

 

 

 

 

 

 

 

 

 

 

 

 

 

 

 

대야산 우측으로 칠보산, 막장봉, 장성봉, 구왕봉, 희양산 등이 조망된다.

괴산 35명산은 괴산지역에 국한된 명산이 아니라 전국구 급이라 생각한다.

 

 

 

 

 

 

 

 

당겨본 구왕봉과 희양산

 

 

고모치 광산의 모습이 흉물스럽기만 하다.

대간길을 막을게 아니라 이런걸 막아야 하는데..

 

 

 

 

 

 

 

 

둔덕산 (970m)

 

 

 

 

 

 

 

 

궁기리 뒤편의 마귀할멈통시바위와 둔덕산

 

 

조항산 아래쪽에 있는 궁기리는 후삼국시대에 견휜이 기반을

구축하고 궁궐을 지었다는 데서 유래 한다고 한다. 지금도 궁기리엔 궁터마을이 있다.

 

 

 

 

 

 

 

 

 

중대봉, 대야산, 둔덕산 방향의 조망도

 

 

 

 

 

 

 

 

조항산에서 대야산으로 이어진 백두대간

 

 

 

 

 

 

 

 

조항산 정상 (16시23분)

 

 

6시간 40분만에 조항산 정상에 도착했다.

두번씩 주유하며 장시간 놀다온 까닭이다.

산악회 이름을 어울림 산악회가 아니라 아예 이참에

어슬렁 산악회로 바꾸자고 한다.

 

 

 

 

 

 

 

 

조항산 정상에서

 

 

조항(鳥項)은 새모가지 란 뜻으로 북쪽에서 바라보면 새모가지 처럼 뾰족하게 생겼다고 해서

부르는 이름이다. 옛날에는 갓바위봉 이라고도 불리웠다는데, 이는 옛날에 온세상이 물에 잠겼을때

정상바위 꼭대기만 갓 만큼만 물위로 나와 있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 이라고 한다.

 

 

 

 

 

 

 

 

조항산 정상에서 바라본 대야산 방향

 

 

 

 

 

 

 

 

마귀할멈통시바위와 둔덕산

 

 

 

 

 

 

 

 

다시 정상에서 자리를 펴고 앉아 세번째 주유를 한다.

조항산 정상으로는 서서히 붉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는데

해가 지거나 말거나 남자 셋은 여유작작 하기만 하다.

 

 

 

 

 

 

 

 

그 사이에 청화산 우측 뒤에 뻗어있는 속리산 능선 뒤로 해가 기울어 간다.

이제 곧 야간 산행이 될 것 같다.

 

 

 

 

 

 

 

 

하산길은 야간산행이 되더라도 일단 아름다운 일몰은 감상하기로..

 

 

 

 

 

 

 

 

앞에 있는 바위를 넘어가는 구간이 긴 밧줄을 잡아야 하는 살짝 위험구간이다.

사진과 달리 아직 육안으로 충분히 식별이 되고 있다.

 

 

 

 

 

 

 

 

밧줄 주의구간

 

 

 

 

 

 

 

 

 

 

 

 

 

 

 

 

 

 

 

 

 

 

 

 

 

 

연엽산 - 시루봉 - 청화산 능선

 

 

청화산과 시루봉은 예전에 우복동천 산행 하면서 다녀왔었다.

여하튼 오늘은 맘을 완전히 비우고 갓바위재에서 하산하기로 한다.

 

 

 

 

 

 

 

 

 

 

 

 

 

 

 

 

 

속리산 뒤로 넘어가는 황홀한 일몰

그 순간에 우리는 조항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암릉구간을 지나고 있다

 

 

 

 

 

 

 

 

해도 저물고 이젠 잠시간의 잔명만이 남아 있을뿐

 

 

 

 

 

 

 

 

 

부처님 바위와 견훤의 궁터가 있었던 궁기리

그 뒤로 연엽산과 우측으로 청화산에서 이어진 시루봉이 보인다

 

 

 

 

 

 

 

 

청화산으로 가는 능선

 

 

 

 

 

 

 

 

조항산 정상부의 바위

 

 

날이 어두워 지니 사진이 점점 손각대로 버티기 힘든 장노출이 되어 간다.

결국 이사진을 끝으로 산속은 어둠속에 잠겨들고

우리는 랜턴을 밝혀 갓바위재에서 우측으로 하산을 한다.

 

 

 

 

 

 

 

 

조항산 하나 달랑 다녀오는데 9시간 33분이 걸렸다.

걷는시간 보다 쉬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정말 산악회 이름을 어슬렁으로 바꿔야 할것 같다.

의상저수지 하산 완료 (19시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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