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에 단풍이 절정을 이루던 날
아침 7시 대전IC를 출발한 버스는 강원도를 향해 출발한다.
방송에서 연신 오대산 단풍 절정을 광고하던 주말 일요일 오대산으로 향한다.
광고효과로 오대산 진입로는 혼잡을 이루고 결국 상원사 4.3키로 못미처서 하차를 해야만 했다.
일단 사진한장 찍고 갈께요. (11시19분)
상원사 주차장으로 바로 갔어야 제한시간 내에 다들 원활하게 산행을 마칠텐데 걱정스럽다.
사실 버스에 내려서도 오늘 A코스를 갈까 아니면 B코스 따라 선재길 트레킹을 나설까 망설였다.
전날 산행을 한것도 있고, 이날 오후 기상예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일전 설악산을 다녀오신 분들이 이번 오대산 단풍 때깔이 설악보다 훨씬 더 곱다고들 한다.
거센 바람이 불어 단풍잎이 모두 떨어져 버린 그분들이 다녀온 공룡능선의 사진을 본 기억이 난다.
그냥 차도를 따라 상원사로 빠르게 걸어갔어야 했는데 어영부영 하다보니 남들과 같이 선재길을 따라 걷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보너스로 4키로를 더 걸어야 하는 입장에서 많은 인파로 선재길 진행이 정체가 되니 답답해진다.
나보다 더 급한 분들은 끝내 못참고 계곡을 뛰어 건너다 그만 미끌어져 물에 퐁당 빠지고 만다.
상원사 (12시25분)
이미 벌써 12시가 넘은 시간이다.
차도로 앞질러간 산행팀 선두는 이미 어디만치 가고 있는지 알수도 없고...
적멸보궁으로 가는길은 아래로 가는길과 위로 가는길로 나뉜다.
우리는 계단을 올라 산길로 들어선다.
적멸보궁으로 가는길엔 이처럼 석등들이 간격을 두고 늘어서 있는데 안에보니 전등이 연결되어 있다.
밤에 석등에 불이 켜진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적멸보궁 가는길에.... 구름형
중대사자암에서
적멸보궁 (13시14분)
우리 고3 아들을 위해 잠시 기도하고 일어선다.
일행들은 적멸보궁 갈림길에서 다시 조금 계단을 내려와
너른 길가 한쪽에 점심상을 펼쳐놓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비로봉으로 올라서는데 길이 계속 가파른 오르막이다.
문제는 갈수록 어두워 지는 하늘과 멀리 동대산 뒤편에서 다가서는 구름들..
정상이나 가야 조망을 볼 수 있는데 이러다가는 정작 정상에서도 조망을 볼 수 없게 될것만 같다.
비로봉 정상 (14시55분)
비로봉 정상에 서니 이미 구름이 밀려드는 방향은 구름으로 덮혀 있고
그나마 능선 반대쪽이 약간 구름에 덮혀 있지 않은데...
아....정상석을 향한 줄이 너무도 길다.
줄서서 정상석 사진 찍어 보기는 처음이다.
어서 상왕봉으로 가야 하는데...
그사이에 구름은 점점 주위를 포위해 간다.
줄서있다 서둘러 아쉬움에 한장 남긴 풍경이 위 사진이다.
드디어 차례를 기다려 우리 일행들을 찍어주고 나도 한장 남기는데
분명히 웃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표정이 이모양이다. (15시10분)
그시간 선두팀은 상왕봉을 3키로 지난 지점에 있다는 말로 좌절감을 안기는데
뚜벅이님에게 재촉하여 다시한번 확인을 해보니 이제 상왕봉 직전 이라고 한다.
5시까지 하산이니 남은 시간은 1시간 40분, 지도에는 상왕봉 들러 내려오는 길이
대충 3시간코스 라고 하니 시간이 빠듯할듯 하여 잠시 망설이다 일행들을
내려보내고 상왕봉을 향해 구름에 덮힌 길을 달려간다.
주목
자작나무
비로봉에서 상왕봉으로 가는길은 커다란 신갈나무와 갈참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기묘한 모습으로 춤추듯 흐느적대며 늘어서 있는 활엽수들의 유혹의 손길을 뿌리치고
안단테로 걸어가면 좋을 완만한 능선을 늦은 마음에 뛰듯날듯 진행한다.
상왕봉 (15시41분)
지도에는 1시간 거리라고 나와 있었는데 20여분만에 도착을 하고 보니 마음에 여유가 좀 생긴다.
북대 미륵암을 향해 가면서
북대 미륵암 갈림길 (16시4분)
안내도에는 이곳이 미륵암 이라고 나오는데 사실 미륵암은 임도를 따라 하산길 반대 방향으로 300 미터를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선두를 쫒아가는 입장에서 미륵암을 다녀올수 없으니 먼 발치서 바라보는걸로 만족한다.
미륵암 계곡의 단풍색이 너무도 곱다.
갈림길에서 드디어 여산 일행분 한분을 만나게 되고 곧 우측 산길로 이어지는 금줄을 만나게 된다.
평탄한 임도를 따라 뱅글뱅글 돌며 먼길을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 산길로 신속하게
하산을 할것인가 고민하고 있는데 동행하신분이 계속 임도길을 권유하셔서
결국 임도길을 택했는데, 나중에 보니 금줄 너머가 바로 지금길 이었다.
드디어 선두팀을 만나니 마음이 놓인다. (16시27분)
산길에서 지나쳤던 분들이 금줄을 넘어 지름길로 먼저 내려와서 가고 계신다.
상원사에 가까워 질수록 단풍색은 더욱 곱게 변한다
하산완료 (16시47분)
예약된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을 안주삼아 한잔하고 버스에 올랐는데 돌아오는길 영동고속도로는 초만원
역시 단풍시즌때는 단풍을 피하고, 철쭉 필때는 꽃 없는 곳이 좋다는 말이 실감나는 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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