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겨울도 깊은산 꼭대기에 잔설만을 남겨둔 채 시간의 흐름에 밀려 가는것 같다.

아직도 아침 저녁으로 쌀쌀함은 겨울의 그림자 마저 사라졌다고 말할수는 없게 하지만

달력이 한장 넘어 삼월이 되자, 지리산, 설악산등 그 유명한 산들은 모두 어디로 가고, 기다렸다는듯이 모든 산악회들이 봄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낄수 있다는 남해 근처로의 산행을 주관하기 시작했다.

 

그중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곳을 눈여겨 봐둔데가 있는데, 바로 이번주말에 다녀온 사량도 ~

지난주에도 이곳 대전에서만 여러 산악회에서 사량도 산행을 다녀온것을 알고 있는데, 아마 전국적으로는 꽤 많은 산객들을

실은 관광버스가 사량도로 향했을것이 분명 하다.

 

이렇듯 새봄이 시작되는 3월에 많은 분들이 사량도를 찾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것이다.

 

가볍게 안내산악회 버스를 타고 조용히 혼자 다녀오려 했는데, 자주 가는 네이버 카페에서 

2주 전부터 사량도를 간다고 공지를 하니 몇몇 회원님들과 어울려서 사량도행 댓글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그동안에 목적지 정보를 얻고자 이곳 저곳을 둘러 미리본 사량도 사진들을 보니, 밧줄구간이 많이 있던데 등산객들이 많으면 정체가 상당할 것이고

만일 한쪽방향으로의 진행이 아니고, 외줄구간에 양방향 진행이 될경우에는 엄청난 정체를 불러올수가 있다는 걱정에 산행을

주관한 산악회장님이 하루전에 출발 하는것으로 정하고, 토요일 저녁에 출발을 하기로 하였다.

 

토요일에 통영에 도착하여, 저녁에 간단히 회를 안주삼아 술한잔 하고, 일요일 아침 7시 첫배를 타고

들어가기로 하고 토요일 오후 8시 통영을 향해 대전을 출발을 하였다.

 

사량도의 지리망산 - 옥녀봉 풀코스는 대충 400미터 정도의 고지에 바다조망 위주의 가벼운 섬산행 이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산행을 하면서 예상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실감할수 있었다.

 

사량도..... 그 아름다움 만큼이나 절대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 사량도는 우리나라의 남단에 위치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거제 해금강권에 속해 있는 섬이다. 행정구역으로는 통영시 사량면에 해당된다.

   사량도는 섬 자체가 뱀모양으로 생겼고 실제로 뱀이 많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한 남자가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다 상사병으로 죽어 뱀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고 한다.

 

 

▲  3월7일 토요일 통영의 밤풍경

 

 

▲ 여행사나 산악회에서 단체로 배표를 예약하기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으면 배표를 구할수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회장님의 통영 친구분들의 조언에

   걱정을 하고 한시간 이른 6시에 가오치항 여객터미널에 도착 하였다.

   동이 트기전의 짙은 파란색이 새벽의 기운을 느끼게 해주며, 문득 파란색 배경이 유난히 아름다웠던 옛 홍콩영화 아비정전이 생각난다.

 

▲ 가오치항 모습과 우리가 타고갈 카페리호 '사량호' 

    첫배 임에도 무박 산행을 위한 등산객들을 싣고온 버스가 세대나 왔는데, 모두 페리호에 싣고 사량도로 향했다.

 

 

 

▲ 오전 7시 사량호가 가오치항을 출발하자 마자 시작되는 일출

 

 

▲ 가오치항에서 사량도 까지는 40분 거리.

    멀리 보이는 오늘의 목적지 사량도를 광학줌을 넘어서 당겨 본다.

  

 

 

▲ 사량도 - 멀리서 봐도 너무 멋진 모습이다.

 

 

▲ 이번 산행을 주관하신 거먹바위 산악회장님

 

 

▲ 진촌에 하선 하자마자 바로 돌아올 가오치행 2시 배표를 미리 예매해놓고 마을버스를 타고 돈지에 도착후 하차.

   오늘 산행의 출발점은 돈지리. 

   사진은 사량초등교 돈지분교

 

▲ 첫배를 타고온 우리가 산에 오르기도 전에 벌써 지리산 능선에는 전날 이곳에서 민박을한 산객들이 올라가 있다.

 

 

▲ 조용한 돈지리 마을 아침풍경

 

 

 

 

▲ 벌써 출발한 돈지리 마을이 저 만큼 보인다. 

 

 

 

▲ 같이 산행을 하고, 안전 운전을 하느라 고생하신 신탄진에 사는 내꺼님

 

 

▲ 돈지리

 

▲ 오늘 같이 산행을한 산우님들 ^^

 

 

▲ 칼바위 능선 - 좁은 능선에 양쪽으로 벼랑 이다. 아찔한 구간인 만큼 집중과 주의를 요구 한다.

 

▲ 칼바위 능선을 지나자 마자 만난 첫번째 고비 - 우측에 우회로가 있다.

   배낭 때문에 등이 걸려서 발디딜 곳을 찾지 못해 힘들었다.

 

▲ 칼바위 능선 - 사량도 산행은 천상의 비경과 아찔한 유혹이 늘 함께 한다.

    아찔하고 위험한 유혹에 빠져야만 환상의 비경을 보답으로 받을수 있다.

    그래도... 초보자, 노약자와 심신이 허약해서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유혹을 이겨내고 무조건 우회를 해야만 한다.

 

▲ 우측에 밧줄이 있긴 하지만, 안전 확보기 안된곳으로 모두들 우회를 권하는곳. 뒤로 돌아가면 바로 우회를 할수가 있다.

 

▲ 이곳에 서면 지리산이 보인다고 해서 지리망산 이라고  불리우기도 하는데, 줄여서 지리산으로 부른다.

 

▲ 바다를 보아도, 능선을 보아도 오늘 산행은 천상의 비경 이다.

   하지만 그 비경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위험한 구간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해마다 한두명씩 낙상 사고가 난다고 한다. 

   사량도의 위험한 유혹이라고 불리울 수가 있을것 이다.

 

 

 

 

▲ 가슴이 탁 트이는 남해 바다의 멋진 조망

 

 

▲ 역광 때문에 똑딱이 내 카메라는 많은 부분의 비경을 제대로 담아낼수 없었다. 

 

 

 

▲ 이곳에 오기전에 조그만 플래카드로 달바위 매점 400m 라는 것을 보고 모두들 매점을 향하여 갔지만 400m는 아마 직진 거리 인것 같다.

   어제 마신 술때문인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여기 까지 오면서 흘린 땀 때문인지, 식수도 많이 가지고 오지 못했는데 벌써 물이 떨어져서

   다들, 시원한 냉수 또는 맥주, 막걸리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는데, 달바위 매점 400 미터는 너무 멀기만 하다.

 

 

 

 

 

▲ 사량도엔 밧줄구간이 여러번 있다. 물론 모든 밧줄구간엔 우회 코스도 같이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초보자나 암벽이 무서운 분들은 우회를 하시면 된다.

    이것 또한 사량도의 위험한 유혹이지 않을수 없다.

    유혹의 길을 갈것인가 좀 답답 하고, 믿믿 하지만 안전한 길을 갈것인가는 산객들의 선택에 달렸다.

 

 

▲ 생각했던 400m 를 훨씬 지나서, 매점은 없나 보다 하고 포기하고 좀 더 아래로 내려오니 안부 즈음에 정말 매점이 있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흰색 통은 꽁꽁 얼어붙은 얼음 막걸리. 다른 회원님들은 얼음 막걸리로....

   저는 머리속 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캔맥주 한잔으로 갈증을 날려 버렸다.

 

▲ 현 위치.

   불모산을 지났고, 가마봉과 옥녀봉이 남았다.

 

 

 

 

▲ 또 다시 밧줄구간, 가마봉을 오르기 위해 밧줄을 잡고 오른다.

 

▲ 또 다른 밧줄구간  

 

 

▲ 옥녀봉까지 가기 위해 가마봉, 연지봉을 넘어가다 보면 꼭 만나는 것이 사진의 밧줄 시작점에 보이는 수북히 쌓인 지팡이 무덤 이다.

   암벽이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두손으로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데, 밧줄을 잡으려면 지팡이를 버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 오늘 산행을 같이한 5인조 산우님들 ~

 

 

 

▲ 밧줄구간 다음에는 이런 절경이 기다리고 있다. 

 

 

 

 

 

▲ 모든 위험 구간엔 우회로를 같이 만들어 두었다.

    절대 안전이냐, 아니면 스릴과 멋진 조망이냐의 선택이 계속 등산객들을 유혹한다.

 

 

▲ 가마봉을 내려가는 길에 만난 직각에 가까운 철계단. 

    사진으로 느끼는것 보다 계단이 길고 경사가 매우 가팔라서 초보자들이 어려워 한다.

    배낭을 매고, 등에 스틱을 고정하고 내려가면 계단의 급경사에 스틱이 걸려서 뒤돌아서 내려와야 한다.

    사량도는 양손을 사용해야 하는 암벽구간이 많고 스틱이 필요가 없으니, 아예 가져 오지 않는것이 좋을것 같다. 

 

 

▲ 가마봉을 힘들게 내려와서 한숨 돌렸다 싶으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옥녀봉

   사량도 산행 코스는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수 없게 긴장이 풀어질만 하면 아찔한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많은 분들이 직각의 절벽 밧줄구간을 피하고 우회를 하고 있지만, 많은 남/녀 등산객들은 과감히 밧줄을 잡고 옥녀봉을 오른다.

   사량도는 산행에 따른 기본적인 하체의 힘도 필요하지만, 팔힘과, 무엇보다도 튼튼한 담력을 요구하는것 같다.

 

 

 

▲ 옥녀봉에는 한가지 슬픈 전설이 전해져 내려 온다고 한다.

   옛날 이섬에 홀아비와 외동딸 옥녀가 둘이 살았는데,옥녀는 클수록 아내를 빼 닮은 아름다운 처녀로 성숙해 가면서 아버지는 가끔씩 그녀가 자신의 딸이라는

   것을 깜박 잊을때가 많았고, 그러던 어느 비바람 치는날 아버지는 욕정에 못이겨 옥녀방에 뛰어 들었는데, 저항하던 옥녀는 아버지에게 한가지 제안을 한다..

   사람의 탈을 쓰고 천륜을 어기는 짓을 할수가 없으니, 딸이 뒷 산봉우리에 올라가 있을테니 아버지는 소 멍석을 쓰고 움메에 ~ 하고 소울음을 내면서 올라오면,

   짐승이라 생각하고 뜻을 받아 들이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설마하니 그렇게 하면 포기하리라 생각했던 아버지가 소가죽을 뒤집어 쓰고 바위를 타고오르는 모습을 보자 천륜을 범할수 없다는 마음에 모든것을

   포기하고 벼랑아래로 몸을 던졌다고 한다.

   이러한 전설 때문인지 이곳 벼랑바위에는 지금도 붉은 이끼가 피어있어 옥녀의 선혈처럼 보인다고...

   그후 처녀로 죽은 옥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이곳에서는 전통 혼례에 신랑 신부가 맞절을 하지 않는 것이 오랜 풍습으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옥녀봉에는 천륜을 어긴 전설을 반영하듯이 사량도의 산행코스의 맥미 답지 않게 안내판도 없어 쓸쓸하기도 하다.

 

 

 

 

 

▲ 옥녀봉 직벽 구간을 오르는 내꺼님 

 

 

▲ 옥녀봉 하산길....

 

▲ 옥녀봉에 오르면 양쪽이 모두 위험구간 이다.

 

 

▲ 옥녀봉에서...

 

 

▲ 옥녀봉 하산길에 만나는 직벽의 나무계단

   산행 코스를 반대로 진행하면, 이 계단을 올라, 아까 그 직벽을 밧줄구간으로 내려와야 하는데, 초보자 분들에게는 아주 위험한 구간 이다.

 

 

 

▲ 가파른 벼랑길에 중국 산에서나 볼수있는 잔도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들어 놓은것 같다.

 

▲ 마지막 밧줄 구간을 내려 간다.

 

 

▲ 여기쯤 오면 초보자 분들은 반복되는 절벽과 밧줄구간의 긴장에 하체 힘이 풀려 걷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안전 산행과, 가족의 행복을 빌어 본다. 

 

▲ 진촌 풍경 

 

 

▲ 부둣가에 죽 늘어선 오픈형 포장마차....일행들과 함께 싱싱한 오징어와 멍게회를 먹으면서 배시간을 기다렸다.

   현재시간 1시..

   8시에 시작 하였으니 총 산행 시간은 5시간 정도 걸린듯.

 

 

 

 

 

▲ 오후 2시 사량호는 가오치항을 향해 출발하였다.

 

▲ 오늘 하루 청명하고 따뜻한 햇살이 가득했던 일요일.

    아찔한 스릴과 천상의 비경으로 가슴을 가득 채워주었던 아름다운 사량도 ~

    사량도를 안가보신 분들께, 이번 봄날에 사량도에 꽃이 활짝 피었을때 지리망산 ~ 옥녀봉 코스의 멋진 사량도행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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