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약초산행을 앞두고 있는 한가한 토요일 오후 한시

여섯시엔 고3 학생들 수업이 있는지라 멀리 가지는 못하고 근교에 다녀오기로 한다.

지도를 보고 지난번에 봐두었던 부근의 약도를 A4지에 정리해 보니 가고자 하는 산에

산삼이 있을만한 계곡이 모두 4개 인데, 시간상 가장 짧은 계곡을 다녀오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꿀풀

 

 

어제 아침 꿈에서 깨고 부시시 일어나

술 담그려고 고민하던 산삼 큰놈...

두뿌리를 그냥 씹어 먹고 말았다.

공복에 꼭꼭 씹어 먹고 온종일 굶었다.

저녁에 일해야 하는데, 빈속에 꾸벅꾸벅 졸음이 온다.

늦은 오후 산삼을 다린 차를 마시면서 간신히 공복에서 벗어났다. 

 

 

먹는게 남는거라고

동서네도 두뿌리 건네주고

집사람에게도 대충 골라서 씹어 먹고 힘내라고 했다.

하지만 집사람은 산삼보다 더덕을 더 좋아라 한다. ㅠ

 

 

 

 

 

 

 

 

개망초

 

 

초입부터 더덕이 눈에 띈다.

더덕은 본시 군락을 이루고 있는지라...

한녀석이 보이면 줄줄이 사탕이다.

작은놈들은 놔두고 덩굴을 이루고 뻗어 올라간 제법 굵은 녀석들만 거둔다.

 

 

 

 

 

 

 

 

애기똥풀

 

 

부모님 드릴 산삼은 따로 준비 해두고

어제사온 5L 길고 커다란 술병을 골라 오구산삼 두뿌리를 넣고 엄청난 산삼주를 담궜다.

이놈은 최소한 5년은 묵혀 두어야 될듯 하다.

전에 캤던 삼구, 사구 산삼들은 따로 세병 술을 담아 두었다.

올해 산삼주는 이제 편하게 마실거로 몇병 더 담궈두고 나머지는 모두 먹어야 할것 같다.

 

 

 

 

 

 

 

 

 선밀나물

 

 

전날 산에 놓아먹인 커다란 토종 산닭을 사와 마늘과 더덕을 몽땅 넣고 백숙을 끓였다.

우리가 산에서 해먹는 것처럼 더덕 줄기도 잔뜩 집어 넣었다.

복날이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약초산행가면 늘 해먹는 약초 백숙의 효능을

늘 절실히 느끼고 있던지라 올 여름엔 식구들에게 자주 해주고 싶었다.

 

 

 

 

 

 

 

 

삽주

 

 

 

 

 

 

 

 

더덕

 

 

우리집 여름날 보양식은 산더덕이다.

산더덕 구이를 좋아하던 집사람이 두해전 부턴 날이 덥고 귀차니즘이 생기니

좋아하던 더덕구이도 안하려 한다.

 

 

솔직히 산더덕은 구이가 아니라

그냥 고추장에 살짝 찍어서 향을 음미해가며

먹는게 최고인데 말이다.

 

 

이때 천연사이다에 산더덕을 갈아주니 먹기도 간단하고 시원하며 맛도 있으니

더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까지 온가족이 좋아라 한다.

작년부턴 줄기와 이파리 까지 넣어 갈아서 큰병에 담아두고 여름날은 매일같이 마신다.

 

 

 

 

 

 

 

 

지도를 보고 예측한 대로 근사한 분위기다.

산삼이 있을법한데,,,

 

 

 

 

 

 

 

 

문제는 비슷한 놈들이 지천 이라는 것이다.

이래서는 산삼이 있어도 눈에 띄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정밀 탐색 모드로 돌입을 한다.

 

 

 

 

 

 

 

 

둥굴레

 

 

요즘 산야초를 배우는데 재미가 들려 이곳 저곳에 렌즈를 들이댄다.

 

 

 

 

 

 

 

 

봉황산삼 (봉삼, 백선)

 

 

 

 

 

 

 

 

소나무 담쟁이 덩굴

 

 

 

 

 

 

 

 

환삼덩굴

 

 

산삼과 비슷한 오행 이지만, 덩굴 이다.

이놈은 넝굴인데다 이파리 질감이 삼과 너무 달라 별로 헷갈리지는 않는다.

 

 

 

 

 

 

 

 

더덕은 이렇게도 숨어 있다.

 

 

 

 

 

 

 

 

삿갓나물

 

 

 

 

 

 

 

 

생강나무 이파리

 

 

 

 

 

 

 

 

삿갓나물

 

 

 

 

 

 

 

 

어성초 (약모밀)

 

 

 

 

 

 

 

 

큰괭이밥

 

 

 

 

 

 

 

 

비비추

 

 

 

 

 

 

 

 

비탈진 벼랑에서 발견한 대물 더덕

 

 

올해도 더덕주를 두병은 담궈놔야 하는데 집사람이 보는 족족 갈아 마신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곳곳엔 집사람이 모셔둔 더덕이 숨겨져 있다.

엊그제도 대물을 하나 봐왔는데 그놈은 숨겨두었다가 술담아야 했는데 깜박하고 모두 넘겨주었다.

이놈은 이날 수확한 다른 녀석들과 함께 냉장고 구석에 몰래 감춰 두었다.

그렇잖아도 더덕주를 위해 오늘 술병을 큰놈으로 사왔는데 낼 약초산행후에 술담굴 예정이다.

 

 

 

 

 

 

 

 

사구산삼

 

 

두리번 두리번...

드디에 레이더에 목표물이 포착된다.

 

 

아...........

신령님 감사드립니다.

요즘은 산삼이 있을만한 곳은 절대 삼이 없는것 같다.

다들 다녀갔다는 말이다.

 

 

역발상. 이게 요즘 약초산꾼들의 화두다.

전혀 삼이 없을만한 곳을 찾아야 하는것일까...

패러독스다.

 

 

 

 

 

 

 

 

삼구산삼

 

 

 

 

 

 

 

 

삼구산삼

 

 

산중에서 산삼을 발견했을때의 기쁨이 어느정도 일까?

낚시꾼이 월척을 낚았을때?

오래전 낚시 동호회 활동을 했던 기억을 되집어 보면 아마 비교가 되지 않을듯 하다.

 

 

약초산행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산삼의 발견이다.

백만볼드 전기가 온몸을 훑고 지나간다.

매사에 논리정연 하면서도 직설적 표현의 대가인 반보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섹스에서도 느껴볼수 없는 최고의 오르가즘 이며 절정의 카타르시스 라고 한다.

 

 

 

 

 

 

 

 

우산나물 꽃

 

 

오늘은 우산나물과 삿갓나물이 잔뜩 모여 있는곳에 산삼이 있다.

신령님께 연거푸 절을 올리고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인근 주위를 둘러본다.

 

 

 

 

 

 

 

 

진범 

 

 

 

 

 

 

 

 

잘 생긴 사구산삼

 

 

산삼 일행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사구심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특히 이녀석은 뿌리가 참 잘생겼다.

 

 

 

 

 

 

 

 

오디나무가 있어 허겁지겁 따먹는다.

사실 오늘 잠깐만 산행을 하려고 물을 챙겨오지 못했다.

마지막 수퍼에 들렀는데 쥔장이 문을 잠궈놓고 마실을 가버린 통에 더우기...

오디를 한주먹씩 입에 몰아 넣으며 갈증을 달래고 있는데...

 

 

 

 

 

 

 

 

버찌

 

 

옆에 더 맛난게 보인다. 버찌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한주먹 훑어서 입에 넣어보니... 햐... 꿀맛이다.

손톱이 물이들건 입주위가 검게 변하던 신경안쓰고 한동안 버찌를 입에 몰아 넣는다.

 

 

이렇게 토요일 오후 짧은 홀로 약초산행을 마치고 아이들을 가르치러 휘르륵...

내일 속리님과 함께하는 약초산행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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