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넘어....

문득 산에 가고픈 생각이 들어 등산복을 챙겨입고 나왔습니다.

수퍼에 들러 물대신에 캔맥주 달랑 하나 사들고...

뒷산 산장산 대신에 구봉산을 향했습니다.

야등을 몇번 다녀보았지만...

오늘밤 처럼 혼자 가보긴 처음 입니다.

구봉산...

대전 근교 산중에서 가장 능선 조망이 뛰어난 산 입니다.

좌우로 길게 뻗어 있는 능선을 따라 열개가 넘는 봉우리들이 늘어서 있는....

날렵한 바위와 벼랑으로 능선길이 이루어져 있고, 시야를 가리는 잡목들이 많지 않아서 조망 또한 능선 산행 내내 일품인 산.

멀리, 서대산, 대둔산, 덕유산이 보이고, 건너편으로는 계룡산이 훤하게 조망이 되며, 관저동, 가수원동 반대능선의

노루목 조망은 대전근교산 조망중의 백미가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이런 멋진 조망도 빛이 있어야 빛을 발할수 있는법...

이처럼 깜깜한 밤에는 그 멋진 근/원거리 조망은 빛을 잃고, 대신 관저동 일대의 멋진 야경만이 어둠이 삼킨 풍경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도솔산이나, 보문산 같은 곳은 가로등이 많고, 야간등산을 할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반면에

대전 최고 절경인 구봉산에는 그 흔한 가로등 하나 없습니다.

산행 들머리부터 정상까지.... 가로등 없는 산길을 달빛만이 비춰줄뿐 입니다.

 

더우기.....구봉산은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관저동, 가수원동, 원내동 주민들의 등산 인구가 적어서 그런지...

야간산행을 즐기는 분들이 아주 적습니다.

이날도....깜깜한 밤에, 정상에 올라 산을 내려올때까지, 저 혼자뿐..... 아무도 없더군요.

가뿐하게 구봉정에 오르니....

다음날 비가 오려나.... 바람이 시원하게 붑니다.

입춘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날짜는 아직도 겨울이건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요즘은 삼한사온도 아니고, 완전히 봄날씨 입니다.

저녁 산정상에서 부는 바람이 이리 부드럽고, 시원한거 보니 확실히 봄바람이 맞는것 같습니다.

다음날 하루종일 간간히 비가 내린거 보니, 비를 이끌고온 바람인것 같습니다.

 

노루목 방향에 불빛도 보이고, 삼각대를 가져왔으면, 장노출로 노루목 유원지 야경을 담았을 텐데, 손각대는

아무리 호흡정지 - 긴장완화 - 손가락 끝마디의 힘으로 ....특등사수의 사격요령으로 사진을 찍어도 장노출엔 어쩔수 없습니다.

오늘도 관저동 일대의 야경사진 한장을 남기고 산을 내려와 집에까지 걸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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