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카메라 루믹스 TS2와 함께한

 

난해에도 왕피천을 가려다가 못갔는데, 덕풍계곡 근처에 불영계곡이 있고, 그 옆에 왕피천이 있으니 이번기회에

제대로 구경을 해보자고 하면서 1박2일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불영계곡을 떠나 다들 큰 기대를 가지고 왕이 피할

정도의 오지중의 오지이자 또 다른 청정지역 이라는 왕피천으로 방향을 잡는다.

 

길이 68km에 달하는 왕피천은 영양군 수비면 본신리 금장산(849m) 서쪽 계곡에서 발원해 서쪽으로 흐르다가

신원리에서 유로를 북동쪽으로 바꾸며 장수포천(長水浦川)이라 불리다가 울진군 서면 왕피리를 지나면서 왕피천이라

불린다. 근남면 구산리 일대까지 북동류해 금장산 북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북류한 매화천(梅花川)과 불영계곡을 따라

동류하는 광천과 합쳐진뒤 물길을 동쪽으로 바꾸어 흐르다가 망상해수욕장 북쪽에서 동해로 흘러든다. 왕이 이곳으로

피난해 숨어 살았다고 하여 마을 이름은 왕피리, 마을 앞에 흐르는 냇물은 왕피천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피천 상류로 가서 베이스캠프를 만들고 다음날 차한대를 하류에 놓고 베이스캠프로 트레킹을 하려고 하였으나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보다는 상류에서 하류로 거슬러 내려오는게 좋다는 의견에 따라 베이스캠프를

하류의 트레킹 종착점인 구산리 상천동으로 이동을 한다.

 

 

왕피천 휴양농원을 지나 구산리 마을앞 큰다리를 지나니 주차된 차량들이 즐비하다.

왕피천의 하류에서 가장 깊숙이 물길을 거슬러 올라 찻길이 닿는 마지막 마을.

아홉개의 고개를 구불구불 굽이돌아 닿는다고 해서 ‘굴구지’란 이름이 붙었다고 했다.

왼쪽으로 천따라 있는 제방도로를 따라 주차할곳을 찾아 상류 방향으로 들어가니 하천으로 내려가서 주차할곳은

있는데 바위에 물때와 이끼가 잔뜩있고 한 눈에 봐도 물이 불영계곡에 비해 깨끗하지 않아 보인다.

아무래도 물놀이팀이 하루를 보낼만한곳이라고 보기 어려워 좀더 상류로 가보기로 한다.

 

 

다리건너 안쪽에 자리한 구고동을 지나 아슬아슬 좁은길을 (한쪽은 계곡 낭떠러지) 따라 왕피천 트레킹의 시작점

이라는 상천동에 도착하니 별장 비슷한 집 두어채가 보인다.

 

상천동 약수터를 지나 비포장으로 이어진 가파른 왼쪽길을 따라 냇가 쪽으로 계속 내려가니 차가 몇대 주차할수 있는

주차공간이 나오고 위 지도상 캠핑지역 이라고 표시된 너른곳이 나온다. 구고동 마을 주민이 4륜구동 트럭을 이용해

이곳까지 피서객이나 트레킹 하는 분들을 돈을 받고 태워 나르신다. 이곳은 4륜구동이 아닌 차량은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니 괜히 2륜구동 승용차 몰고 들어가서 낭패를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할것이다. 여하튼 차를몰고 들어오기도 힘든

오지중의 오지다. 더우기 잘못되면 주차할곳이 없어 차를 돌리지도 못하고 그 험한길을 후진으로 되돌아 나가야 하는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것이다.

 

 

구고동 다리근처 보다는 상류라서 그런지 상당히 깨끗한 물 이지만 왕피천을 놓고 보면 상류에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지라 소문만큼 맑은물은 아닌듯 하다. 왼쪽 물건너편 쪽으로는 어른키를 훌쩍넘는 깊은곳이다.

 

접근성으로는 최고의 오지다 보니, 당연히 화장실도 없고, 마을 주민이 임시로 땅을 파고 천으로 둘러 임시 화장실을

만들었는데, 여간 해서는 사용하기가 쉽지 않을듯 하다.

 

 

베이스캠프 전경

다들 다시는 안온다고 할만큼 힘들게 찾아 왔지만, 그만큼의 보상을 받을만한 곳은 아닌듯 하다.

가장 불편한것은 화장실이고, 상류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만큼 수질도 그럭저럭 이다.

 

 

왕피천

 

반대편 하류쪽 풍경

 

 

속리님이 첫날은 나때문에 운전하느라 불영사 아래쪽 계곡탐사를 못했는데, 이날은 협소한 주차장 때문에 유사시

차를 빼줘야 해서 왕피천 트레킹을 못하고 물놀이 팀에 잔류를 하고 보니 미안하기만 하다.

 

 

푸름님도 베이스캠프 건너편 계곡탐방을 하겠다고 해서 왕피천 트레킹은 달랑 셋이서 길을 나선다.

베이스캠프에서 용소까지만 다녀올 생각이다.

 

 

왕피천의 바위에는 물이 깨끗하지 않아서 그런지 불영계곡에서는 볼수가 없었던 이끼들이 있어서 바위가 미끄러워

트레킹을 할때 조심을 해야 한다. 베이스캠프에서 상류쪽으로 올라 가니 다슬기가 가끔씩 보이기는 하지만 전날

불영계곡에 가득찬 다슬기와는 비교도 안된다.

 

 

상천동의 야영지로 부터 용소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옛날 고려시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으로 피난해 숨어 살았다고 하여 마을 이름은 왕피리, 마을 앞에 흐르는

냇물은 왕피천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접근하기가 어려운 오지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만큼의 청정함은 아닌듯 하여 안타깝다.

안내산악회를 통한 트레킹이 활성화 되서 그런건지, 중,상류에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전날의 불영계곡의 청정함과 비교가 된다.

 

 

작은 돌도 이처럼 이끼로 뒤덥혀 있는데...

이게 물이 오염되서 그런것인지, 깨끗해서 그런것인지는 전문가가 아니니 만큼 알수가 없지만

일단 걷는데 불편하고 미관상 물이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도심의 여느 냇물과는 비교할수 없게 깨끗하니 만큼 물에 더운몸을 적셔가며 걸어 올라간다.

 

 

 

 

왕피천 피라미축제는 올해로 세 번째로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 우수농어촌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축제는 구산3리 굴구지 산촌마을회에서 주최하는데, 산신제, 피라미 낚시대회, 은어잡기 체험, 왕피천 생태탐방,

산골마을 작은 음악회, 감자떡·조청 만들기, 장승깎기, 솟대만들기 등 관광객과 지역민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

및 체험행사를 시행한다고 한다.
  

 

 

이끼가 적고 깨끗해 보이는 곳을 만나니 그냥 지나갈수 없어 몸을 담근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햇볕이 무척 뜨거운 날이라 그런지 냇물이 그렇게 시원하지는 않다. 

 

 

조금더 올라가니 바위가 둘러쳐져 자연스레 욕탕 비슷하게 만들어진 곳이 나온다.

 

 

도심과 멀리 떨어진 오지... 왕피천

 

 

이끼가 없는 맑은곳을 만나 다시 물놀이를 한다.

 

 

조용한 왕피천의 여름

 

 

드디어 지도상의 용발자국인지 물이 깊어지고 용소가 보이는 곳에 도착을 했다.

 

 

용소가 있는 바위 협곡앞에도 물이 상당히 깊어 수영을 하면서 조심스레 접근을 한다.

 

 

왕피천 최고의 명소라고 하는데... 물에 거품이 잔뜩 일어난것을 보니 마음이 싹 가신다.

상류에 12개 마을과 한농대학의 농업연구단지가 있어서 그런지 깊은 용소에 물위에 거품이 인것을 보니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 외진곳 까지 텐트가 세워져 있다.

왕피천 트레킹을 하다가 용소에 막혀 길을 잃고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어디서 왔냐고 묻는말에 대전에서 왔다고 하니, 어찌알고 왔느냐고 물으신다.

왕피천은 유명한 곳 아니냐고 했더니 놀라시는듯 하다.

사실 안내산악회가 여름만 되면 버스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는데 모를일이 있을까...

왕피천은 이제 너무나 유명한 곳이 되었고.... 그만큼의 주차장등의 편의 시설이나 도로확보는 되어 있지 않다.

일행들은 왕피천은 10년은 통제를 해야 제대로 맑은 물로 복원이 될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영농단지까지 있는 마당에 트레킹/야영족들을 통제한다고 해서

물이 깨끗해질지는 모르겠다.

 

 

용소 입구 산속에 있는 팻말

비가와서 물이 불으면 아마 이곳까지 물이 차나 보다.

 

 

용발자국을 지나 용소구간 앞으로 다가서니 거품이 줄어들고 물이 조금 깨끗해진것 같다.

이곳부터는 수영을 하지 않으면 진입이 불가능 하고 수심이 깊고 양쪽 암벽이 직각의 매끄러운 곳이라 중간에 쉴곳이

마땅치 않으니 배낭을 메고 온 분들은 이 전에 산길로 우회를 해서 지나가야 한다.

 

 

다시 퐁당퐁당 개헤엄을 치면서 안으로 진입을 한다.

목표는 정면 우측에 보이는 30미터 전방의 바위...

 

 

첫번째 구간부터 수영 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에 혹시 몰라서 그루님은 용소 입구에서 대기하고 계신다.

 

 

약 40미터를 헤엄쳐 먼저 앞쪽 바위에 도착한 걸음님

 

 

바위 벽을 타고 20~30여 미터를 더 진행해서 사진과 같이 쉴수 있는곳으로 물에 들어갔다.

 

이곳부터 튜브가 있는 용소 끝 까지는 대충 40~50미터 정도.

중간에 벽을 집거나 쉴수 있는곳이 없어 위험해 보여 그만 되돌아 가기로 한다.

여기까지 왔어도 용소는 충분히 감상을 하였으니 말이다.

 

 

물에서 나와 다시 수영을 해야 하는 포인트 까지 바위를 타고 이동한다.

 

 

배낭을 메고 오신 분들은 용소는 입구에서만 보고 산길로 우회하기를 권장한다.

 

 

또 보기 힘든곳이니 만큼, 다시 한번 용소를 뒤돌아 본다.

 

 

군락을 이룬 용소앞 물속의 물이끼...

한 일행이 민물 매생이 라고도 하는데... 이끼인지 민물 매생이 인지는 모르겠다.

 

 

돌아오는길.... 앞서 걸어가는 일행의 머리위에 잠자리가 앉아서 쉬어 간다.

이 사진을 찍는 사이에 내 머리위에도 잠자리가 앉아서 내려갈 생각을 않한다.

 

 

청정과 오염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왕피천

왕이 피서올 정도는 아니지만 왕이 피해서 숨을 만큼의 오지는 분명하다.

 

 

내려가는 길에 풍경이 멋진 곳에서 잠시 물놀이를 한다.

 

 

조금더 내려가니 트레킹을 하는 분들을 만났다.

용소는 위험해서 배낭메고 못넘어 간다고 하니, 산길로 우회해서 속사마을 까지 가신다고 한다.

 

 

왕피천 

 

짧은 왕피천 트레킹은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거의 끝나간다.

 

 

이제 이곳을 돌아 가면 베이스 캠프가 있는곳 이다.

 

 

되돌아온 출발지 모습

그새 몇팀이 더 들와 있고, 잠시후에 오토캠핑팀이 장비를 잔뜩 싣고 전복 위험구간을 지나 차를 몰고 내려와 있다.

 

 

베이스캠프 건너편의 아름다운 바위 절벽

 

 

물이 깊어 오토캠핑팀이 만일을 대비해 왕피천을 가로질러 안전줄을 매어 두었다.

 

 

우리팀은 시원한 그늘 물가에 모여 앉아 남은 소주잔을 기울인다.

간단하게 남은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죽변항에 가서 오징어 회를 먹기로 한다.

 

 

죽변의 한 해수욕장에 들러 동해바닷물에 발을 담궈 보니 놀랍게도 왕피천 시내물 보다 훨씬 차갑고 시원하다.

 

죽변(竹邊) 이란 이름은 대나무가 많은 지역의 변두리란 뜻 일까? 

울진군 죽변면 죽변4리 죽변 등대 부근에 ‘죽변’이란 지명에 잘 어울릴 정도로 해장죽이 구불구불 터널을 이룬

대나무 숲길이 있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지난해에 들렀던 덕풍계곡 입구 앞으로 지나면서 차를 멈추고 잠시 덕풍계곡의 상태를 본다.

넓은 주차장은 이미 만원인데 승용차들은 계속 진입을 시도한다.

 

 

작년에는 볼수 없었던 진풍경 이다.

1박2일이 대단하긴 하다.

TV에 한번 소개가 되고 나니 엄청난 인파가 몰려든 것이다.

 

 

1박2일 방송후 2010년 덕풍계곡 입구

 

 

덕풍계곡 하류를 내려다 보니.... 헉...ㅠㅠ

지난해 풍경과 너무 대조가 된다.

물색은 완전히 망가졌고, 인파는 바글거린다.

2009년 비교 사진을 올려 본다.

 

 

1박2일 방송전의 초록색의 깊고 맑은 물과 조용한 덕풍계곡 입구풍경 (2009년 여름)

이제 이런 모습은 볼수 없다는 말인가.

 

 

1박2일 방송전 덕풍계곡 (2009년 여름)

 

1박2일 방송후 덕풍계곡 (2010)

 

지역 주민들은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 몰려든 위 모습이 발전적인 모습이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방송전의 청정한

덕풍계곡이 떠오르는 일행들은 불과 1년만에 변해버린 덕풍계곡의 풍경을 보고 혀를 차기만 한다.

마지막 오지이자 최고의 청정함을 자랑했던 덕풍계곡의 눈부시던 아름다움은 더이상 볼수 없는것 일까?

속리님 말대로 덕풍계곡 입구 주차장에서 차를 통제하고 개인 차량은 안으로 진입을 못하도록 해야만 예전의 청정함을

찾을것 같다고 한다. 계곡 입구에서 덕풍마을 까지 한 6~7km 미터를 걸어서 들어갈 정도의 의지가 있는 사람들만

출입을 하게 하면 예전의 청정함을 유지할것 이라고 하는데... 아마 마을의 이익과 상반되니 쉽지 않은 일 일것이다.

 

1박2일이 계곡을 망쳐버린 대표적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지난해 1박2일이 방송되던날 TV를 보면서 상상했던 모습이 현실이 되고 보니 안타깝기만 하다.

방송 연예 프로에서는 심산유곡의 청정한 계곡은 제발 찾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런곳이 아니어도 오염과 무관하고, 방송덕에 인파가 몰려서 좋은곳이 많을테니 말이다.

 

 

더우기 올해 이곳은 장마도 피해가고 심한 가뭄이 들어서 그런지 버릿골엔 물이 없다고 하고 덕풍계곡 앞을 흐르는 냇가엔

덕풍계곡 앞쪽에만 물이 조금 흐르고 하류는 도랑물 흘러가는 정도로 졸졸졸 흐르며 바짝 말라 있다.

작년에 가뭄에 갔을때 만해도 물이 상당히 많았는데 말이다.

한바탕 시원한 비가 필요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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