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먹고 헤맨 구봉산과 멋진 전망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토요일 오후...
가벼운 복장을 하고 인근 산에 오르려고 무작정 집을 나섭니다.
산장산에 올라 빈계산으로 갈까... 아니면 방동저수지로 가서 구봉산에 오를까 하다가 결국 구봉산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방동 저수지를 향해서 걸어 갑니다.
반팔과 반바지 차림으로 가볍게 나선 산행은 이날 생각치 못했던 뜻밖의 복병을 만나게 되고...
가시 덤불에 팔 다리를 많이 긁히게 되고 맙니다.
다음날 일요일 성치산을 가면서 여기 저기 긁힌 자국들을 보면서 다들 엄청난 데를 다녀온줄 압니다.
구봉산이 정말 힘들었노라고 하자... 다들 어리둥절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구봉산엔 이처럼 험로가 없기 때문 입니다.
에효 ~~ 귀신이 씌웠나 봅니다. 초행길도 아니고 여러번 가본 길인데 말입니다.
방동저수지를 지나면서 위왕산 가는길의 장군봉과 (철탑이 서있는곳) 방동지 보를 함께 담아 봅니다.
문제의 포인트....
이곳에서 좀 더 진행하여 굴다리를 통과해서 1분만 더 가면 되는데....
세상에 무더위에 홀렸는지 귀신이 씌웠는지, 사진에 보이는 좌측을 산행 들머리라고 착각을 하고 맙니다.
어라... 안내도가 사라졌네.
조금 오르려니 잘 조성된 오름길 밧줄 손잡이 구간도 안보입니다.
흐음 ~ 이쪽 등산로가 폐쇄 되었나? .... 혼자 상상을 해봅니다.
일단 능선의 묘 까지 올라보면 길이 나오겠지...
착각도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ㅠㅠ
능선까지 오르는 길은 등로가 희미 합니다.
덤불이 길을 가로 막고 있고...
쓰러진 나무들도 보입니다.
이쪽으로는 세네번 다녔는데 귀신이 씌워도 단단히 쓰였나 봅니다. 바로 내려왔어야 하는데...
도라지도 나오고....
구봉산에 가려고 반바지 입고 가볍게 왔는데, 등로는 갈수록 희미해지고 뱀이 나올것 같이 우거진 풀들과 덤불
그리고 나무들을 감고 자란 넝쿨식물들이 정글을 방불케 합니다.
팔다리를 긁히며 능선을 타고 한참을 진행하다 보니 오른쪽으로 어디서 많이본 봉우리들이 보입니다.
바로 오늘 가려고 하는 구봉산 입니다.... ㅡ,.ㅡ;;;
현위치 파악이 되면서 한숨이 나옵니다. 돌아가기에는 한참을 온것 같아 계속 진행 하는데
반바지와 반팔 차림으로는 더이상 진행이 불가능한 곳에 도착하고 맙니다.
끙... 결국 왔던길을 되돌아서 나옵니다.
처음에 진입했던 도로를 만나니 맥이 풀립니다.
한낮에 더위먹고 전설의고향을 찍고온 느낌 입니다.
굴다리를 지나 냇가를 찾아 흙과 땀 그리고 덤불에 긁혀 흘러내리는 피로 더러워진 팔다리를 씻고 구봉산 들머리로 갑니다.
이렇게 멀쩡하게 있는 안내판을.... 왜 없어졌다고 착각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끙..
무더위에 엉뚱한데서 헤매느라 기운이 다 빠졌나 봅니다.
구봉산 오름길이 왜 이리도 힘이 드는지... ㅠㅠ
능선에 올라보니 조금전 헤매고 다녔던 건너편 숲이 눈앞에 보입니다.
반대편 쪽으로 조청골과 도개박골을 지나 흑석리로 가는 길 입니다.
이 앞을 흐르는 금곡천은 계룡에서 흐르는 두계천과 대둔산에서 흘러내린 벌곡천의 합수를 만나 갑천이 되어
대전 시내로 흘러 들어 갑니다.
원내동과 관저동 일대 입니다.
구봉정을 향해가는 능선길의 첫번째 제대로 된 봉우리 입니다.
좀더 가까이 ~
능선을 따라 조금더 진행하니 우측으로 상보안 냇가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납니다.
보아하니 상보안 노루벌 갑천변에 행락지 에서 흔히 볼수 있는 차양이 된 평상을 설치한것이 보입니다.
저곳은 수영하기에는 수질이 글쎄요 ~ 인데... 평상까지 설치한거 보면 예전과 달리 좋아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자 오늘의 목적지 구봉정이 멀리 보입니다.
늘 ~ 주말엔 저곳에서 시원한 막걸리를 파는 아저씨가 계셨는데...
이렇게 더운날엔 냉큼 두사발은 마시게 될것 같습니다.
진행방향 우측으로 노루벌 풍경 입니다.
좌측으로는 고속도로 서대전 톨게이트가 보이고 그 뒤로 원내동 일대가 보입니다.
원내동 좌측으로는 수통골 빈계산으로 뻗어 올라간 야트막한 능선길이 있고, 그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산들은
모두 계룡산 입니다. 좌측상단에 가장 희미하게 보이는 곳이 계룡산 천황봉.
전 봉우리에서 멀리서 아이스박스를 발견하고....
막걸리 파시는 분이 이쪽으로 이동을 한줄 알고... 반가움에 허겁지겁 달려가보니... 굉장한 풍경이 나타납니다.
아이스박스는 일하는 아저씨들의 음료통이고...
다름 아니고 구봉산에 기가막힌 전망대를 설치 하는것 이었습니다.
공사는 거의 완료단계인것 같고, 이제 마무리 작업만 하는것 같아 보입니다.
이장소는 다름 아닌,,, 작년 그리고 재작년 12월31일과 올해 1월1일에 걸쳐 일몰과 일출을 감상했던 그 포인트 입니다.
그곳에 100여명은 충분히 앉아서 식사를 하거나 일출을 감상할수 있는 기가막힌 전망대가 만들어 졌습니다.
이곳에 있으면 일몰과 일출 모두 감상을 할수가 있습니다.
두번에 걸쳐 이곳에서의 일몰과 일출이 기가막히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게 반영이 된것인지도 궁금 합니다.
왜냐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봉정에서 일출을 감상하고, 이 전망대 밑 처럼 바위 사이에 기가막힌곳에 십여명이 앉아서
일몰/일출을 보려고 하는 분들이 많지 않기 때문 입니다. 구봉정에 자리가 없어 밀려난 분들이나 모르고 오는 곳인데
이렇게 해마다 일출을 보던 나만의 최적 포인트가 사라지고 있지만 이렇게 더 큰 전망대가 만들어 지니 너무 좋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가장 최적의 비박터가 만들어 지는 현장 인것 입니다.
오르막 내리막 울퉁불퉁 바위길 위에 튼튼한 지지대를 설치하고 이렇게 넓은 전망대를 설치 하다니 정말 대단 합니다.
누구인지 몰라도 참 멋진 아이디어 같습니다.
구봉정 쪽으로 조금더 가보니 이렇게 나무로 난간이 만들어 졌고
그 앞으로 새로 만든 구름다리가 보입니다.
새로 만든 구름다리...
구봉산의 또 다른 명물이 될 구름다리를 지나와서...
구름다리를 지나서 봉우리에 서니 구봉정이 코앞에 보입니다.
냉큼 달려 올라가 보니 고대 했던 막걸리 아저씨는 안보입니다. ㅡ,.ㅡ;;;
막걸리에 대한 목마름을 달래며 털레털레 내려오는데 성애 양로원의 구봉산 등로 입구에 사진과 같은
화장실이 세워졌습니다. 시원한 물로 세수를 하고 나니 살것 같습니다.
화장실 옆에는 수통골 입구에서 보던 압축공기를 이용해서 먼지를 날리는 것도 설치해 두었네요.
그동안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구봉산이 서서히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아마도 이곳에 자주 다니던 분이 높은 자리에 오르셨나 봅니다. ^^
이제 이곳에 가로등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해왔던 오랜 기대가 현실이 될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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