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구룡사 - 세렴폭포 - 비로봉 - 입석사 - 황골 (11.18km, 5시간50분, 식사포함)











구룡사 원통문


歷千劫而不古(역천겁이불고) 천겁의 시간이 흘렀어도 옛일이 아니요
亘萬歲而長今(긍만세이장금) 만세의 앞날이 오더라도 늘 지금이다.


해인사 일주문에도 적혀있는 글이 이곳 원통문에도 적혀있다.

원통문이란 둥근 원처럼 중생의 고뇌를 두루 씻어내겠다는 의미 라고 한다.











치악산 구룡사(龜龍寺)



九龍寺가 龜龍寺가 된 유래


九龍寺가 아니라 龜龍寺 다. 옛날에 의상대사가 치악산에 들어와 절터를 물색하다가 구룡골에 이르렀는데, 사방을 살펴보니 동쪽으로는 주봉인 비로봉이 솟아있고, 천지봉의 낙맥이 앞을 가로지르는 데다가 계곡의 경치 또한 아름다웠다. 그런데 대웅전을 짓자면 연못을 메워야 하는데 그 큰 연못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


자신들을 내쫓으려고 하는 말을 들은 용들은 대사에게 내기를 걸었는데, 이기는 쪽이 마음대로 하자는 것이었다. 용들은 연못에서 날아 하늘로 치솟더니 뇌성벽력과 함께 우박 같은 비를 쏟아놓았다. 이 바람에 근처의 산들은 삽시간에 물에 잠기고 대사 또한 물 속에 빠져 죽는것 처럼 보여, 용들이 비를 거두고 내려와보니, 대사는 비로봉과 천지봉 사이에 배를 건너 매놓고 배 위에서 자고 있었다. (비로봉과 천지봉 사이에 배너미재가 있다.)


어이없어 하는 용들에게 대사가 말하기를
"너희들의 재주가 고작 그것뿐이냐. 이제 내가 조화를 부릴 것인즉, 너희들은 눈을 크게 뜨고 잘 지켜보아라."  하고 부적을 한 장 그려 연못 속에 넣으니, 얼마 안 있어 연못에서는 더운 김이 무럭무럭 오르며 큰 연못의 물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물 속에서 뜨거움을 참다 못한 용들은 뛰쳐나와 한 달음에 동해바다로 달아나고 말았다. 용들이 달아나자 대사는 못을 메우고 지금의 구룡사 대웅전을 지었다.
그래서 이 절을 아홉 마리의 용이 살던곳이라 하여 '구룡사(九龍寺)'라 했다 한다.






그런데, 지금은 아홉구(九)대신 거북구(龜) 자를 쓰는데, 한자를 바꾸게 된 연유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 치악산 산나물의 공납을 구룡사 주지가 책임지게 되면서, 뇌물을 받는등 타락을 하게 되었고, 이에 구룡사는 물질적으로는 풍성 하였으나 정신도장으로서는 몰락의 길을 걸었는데, 한 스님 이 찾아와, 이 절이 흥하지 못하는 것은 절 입구에 있는 거북바위 때문이니 그 거북바위를 쪼개 없애면 좋을것이라고 했다. 절에서는 그 스님의 말을 믿어 거북바위를 쪼개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그 후부터 찾아오는 신도도 더욱 적어지고 거찰로서의 명성이 줄어들다가 급기야는 절문을 닫아야 할 처지가 되었다. 그때 도승 한분이 찾아와 말하기를, 거북바위를 두동강으로 잘라 혈맥을 끊어버려 그렇게 된것이라고 하여 거북을 다시 살린다는 뜻에서 절의 이름을 아홉구(九)에서 거북구(龜)자를 쓴 구룡사로 쓰기로 했다고 한다.












구룡소


원래 큰 연못 이었던 구룡사 대웅전터에서 의상대사에게 쫒겨난 아홉마리 용들중 여덟마리 용은 천지봉을 넘어 동해로 도망쳤고 한마리는 미처 달아나지 못해 구룡소에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여덟마리의 용이 달아난 천지봉은 이름만 '천지'이지 실제로 예전에 가서보니 용이 살만한 큰 연못은 없어 보였다.











세렴폭포 갈림길 까지는 완만한 몸풀기 코스다.











세렴교 (세렴폭포 갈림길)


이곳에서 다리를 건너 뒤로 보이는 계단을 오르면서 비로봉 정상까지 가파른 길이 시작된다.












세렴폭포


마음을 씻어내는 洗念 인줄 알았는데, 세렴교 다리에 붙은 동판을 보니 細簾 이다.

가는 대나무로 촘촘하게 엮은 발 이라고 한다. 폭포의 물줄기를 그렇게 묘사한듯 하다.











세렴교를 지나면 비로봉 정상까지 2.7 km는 끝없는 계단의 연속이다.





























사다리병창


병창은 벼랑의 강원도 방언 으로 사다리 모양의 벼랑길 이라는 말 이다.

양쪽이 벼랑으로 된 암릉길로, 예전에 안전시설이 없었을때는 위험했을것 같다.




























 

능선을 따라 걷는 길 임에도 불구하고 치악산에 오르는 8부능선 까지는 조망터가 없다.

혹자는 만개의 계단을 걸어야 정상에 이른다고 한다. 조망없이 끝도 없는 계단이 이어진다.











척박한 바위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의 생명력




















또 다른 바위에 촘촘히 뿌리를 내린 나무들




















정상에 가까워져서야 비로소 조망이 열린다.











예전에 걸었던 천지봉 능선


구룡사의 아홉 용들중에 한마리는 구룡소로 숨고, 여덟마리가 동쪽의 천지봉을 넘어 동해로 도망가며 천지봉에 여덟골짜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천지봉에서 수레너미재를 지나면 매화산에 이른다. 예전에는 천지봉을 넘어 어령재에서 구룡사로 하산을 했었다.











지나온 구룡사 계곡 방향











왼쪽으로 언젠가 가보고 싶은 삼봉 능선이 보인다.




















비로봉 정상에서 황골로 가기 위해서는 저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 가야 한다.

중간에 쥐넘이재 전망대에서 삼봉 능선이 뻗어 나간다.











마지막 계단 위로  비로봉 정상의 돌탑이 보인다.











치악산 비로봉 정상


원래 비로(毘盧) 라는 말은 불교용어로 '가장 높은 경지' 또는 '부처님'을 의미 한다.
오대산, 소백산, 금강산, 묘향산등 우리나라 큰산중에 최고봉을 비로봉으로 삼는데가 많이 있다.
그런데 유독 이곳 치악산의 비로봉만 한자로 飛蘆峰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치악산의 비로봉은 누군가 애초에 한자로 고쳐 쓰면서 글자를 잘못 선택한것일까?

아니면 치악산의 산세가 날아가는 새와 같다는 의미 일까..




















비로봉 정상에는 용왕탑, 산신탑, 칠성탑 으로 불리는 7-8m 높이의 돌탑 3개가 있는데, 이것들은 1960년경 부터  원주에 사는 용진수씨가 꿈에 나타난 신의 계시를 받고, 혼자서 10년 동안 3도(강원도, 충청도, 경기도)의 돌을 날라다, 3도가 내려다 보이는 비로봉 정상에 설치해 치악산의 상징물로 자리잡은 명물이다.











천지봉으로 뻗어가는 능선 갈림길 뒤로 백덕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치악산 남대봉 방향은 역광에 미세먼지까지 조망이 깨끗하지 못하다.











정상을 내려서  건너편 헬기장으로 가다가 중간에 모여 앉아 점심 식사를 한다.












황장금표(黃腸禁標)


왕실의 건축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황장목의 벌채를 금지 한다는 경고문












헬기장에서 치악산 정상을 배경으로












삼봉능선


이번에도 역시 같은 길을 걷지만, 치악산의 제일 흔한 코스가 황골과 구룡사 구간인듯 보인다.

겨울 치악산, 그나마 눈이라도 있었으면 나았으련만, 눈꽃없는 겨울 치악산은 너무 황량하다.

제대로된 조망터나, 멋진 바위도 없고 거칠고 가파르기만한 상남자 같은 재미없는 산길 이다.

그런 가운데, 삼봉-투구봉-토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치악능선중 가장 멋진 구간일듯 보이는데

비지정으로 잠겨 있다. 재미없는 치악산, 저 능선이라도 열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범골에 있던 범사의 전설과 관련된 쥐넘이전망대에서 바라본 원주시내

치악산엔 쥐가 넘던 쥐넘이재, 수레가 넘던 수레너미재, 그리고 배넘이재가 있다.

눈도 아쉽고, 미세먼지와 개스가 낀 날씨도 아쉽다.











능선을 따라 걷다가 입석사로 내려선다.

지난번과 구간은 같지만, 진행방향은 반대 이다.






































치악산 입석사












입석사와 입석

가을에 단풍이 들면 참 예쁠것 같다.











입석사 뒤쪽 위에 있는 입석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마애부처님을 만날수 있다.

공식적인 이름은 '원주 흥양리 마애불좌상' 이다.











뒤쪽에서 바라본 입석











입석












입석과 석탑




















입석에서 바라본 입석사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입석사로 올라가는 경사 급한 포장도로



황골에서 구룡사까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구간인데, 눈꽃이 없어서 그런지 다시금 느끼지만 재미없는 산 이다. 국립공원 이라는 계급장을 떼고나면, 충남 제일봉 이지만 딱히 볼거리도, 재미도 없다고 무시당하는 서대산 보다도 못하다는 말까지 오간다. 가파르고, 험해서, 거칠고 사나운 야생의 수컷미만 강하게 느껴질뿐, 여타의 명산들 같은 멋과 아름다움은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정상에서의 풍경말고는 딱히 카메라를 들이댈데가 없다. 그나마 조망좋은 암봉이 있는 삼봉과 투구봉 라인을 정비하여 개방하면 좀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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