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소석문 - 동봉 - 덕룡산 서봉 - 주작산 (덕룡봉) - 작천소령 - 주차장
시간거리 : 10km / 4시간 반
내려다 보이는 소석문
안내산악회 버스를 타고 7시15분에 서대전을 출발하여, 산행 출발지인 소석문에 10시 35분에 도착한다. 9년전 주작산을 올때는 5시에 대전을 출발하여 비교적 이른시간에 산행을 하였는데, 이미 해는 중천에 떠있고, 소석문은 이곳 저곳에서 온 산악회 버스와 그곳에서 내린 산꾼들로 인해 복잡하기만 하다. 8시 이전 아침 빛을 받으며 한가한 산행을 하고 싶은데, 산악회 버스를 타고 오면 어쩔수 없는것 같다.
산행출발지 소석문 이라는 지명은 건너편에 보이는 석문산과 그 뒤쪽 만덕산 사이의 55번 지방도가 지나는 곳에 있는 대석문에서 비롯된 이름 이라고 한다.
미세먼지가 약간 낀 듯 살짝 뿌연 하늘빛이 아쉬운 날...
소석문 서쪽에 있는 석문저수지가 내려다 보이고, 저수지 뒤쪽 멀리 가학산과 흑석산이 보인다.
소석문 건너편에 있는 석문산과, 뒤쪽의 만덕산
첫 봉우리에 올라 바라본 다음 봉우리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며 동봉을 향해 간다.
초입 인데도 벌써부터 반복되는 오르내림에 힘들어 하는 분들이 보인다.
그러나 덕룡산의 본격적인 아름다움은 동봉을 지나면서 시작되니 아직 갈길이 멀다.
이제 막 피어난 진달래, 그래서 그런지 색감이 더 진하고 생생해 보인다.
주작산, 덕룡산의 진달래 개화상태는 주작산 정상 (475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70% 이상 만개가 된 상태다. 4월 첫주가 주작산 진달래의 절정기가 될듯 하다.
초입에 등로를 가득 메웠던 산꾼들이 금새 다들 어디로 갔는지 드문드문 보인다.
청주팀은 6시간을 받았다고 하고, 주작산과 달리 정상 이후에 몇번의 탈출로가 있기에 작천소령까지 가지 않을경우엔 충분히 여유를 부려도 되는 코스 인듯 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빨리 걷는건 산에 대한 예의가 아닌듯 한데, 5시간에 마쳐야 하는 난 결례를 무릅쓰고 열심히 걷는다.
진달래는 타이밍이 참 좋은데, 뿌연 날씨가 아쉽다.
산자고, 제비꽃, 양지꽃 등 봄 꽃들이 간간히 보였는데, 예쁜 모델을 찾아 여유를 가지고
꽃을 담을 여유가 없다. 이럴땐 어슬렁스러운 걸음이 생각난다.
진행방향의 넘어 가야할 동봉과 서봉
당겨봉 동봉과 서봉
척박한 기암에도 진달래가 피었다.
기암위의 진달래
동봉에 올라서는 로프
덕룡산에 오르기 전에 만덕광업으로 내려서는 이정표가 있다.
덕룡산 동봉
동봉에서부터 본격적인 덕룡산의 아름다움이 시작된다.
공룡의 등뼈보다 아름다운 화려하게 펼쳐진 주작의 왼쪽날개
사람들이 올라산 건너편 봉우리가 덕룡산 정상인 서봉 이다.
등산객들이 아름다운 바위 능선에 올라 서봉으로 가고 있다.
덕룡산 서봉이 지금 덕룡산 이라고 잘못 불리우는 주작산 왼쪽날개의 정상 봉우리고
덕룡봉 이라고 되어 있는 곳이 주작산 양쪽 능선 전체에서 제일 높은 정상 봉우리로
덕룡봉 이라는 명찰과 함께 주작산 이라는 정상석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주작산의 주봉은 주작산의 머리에 해당되는곳에 있는 429봉 이다.
서봉을 넘고 멀리 있는 덕룡봉에 올라선후 작천소령으로 내려서는 코스라 아직 한참 가야한다.
같은 길을 걷는 산꾼님을 한장 찍어 드리고, 나도 한장 얻었다.
내려와서 돌아본 동봉
그리고 올라서야 할 덕룡산 정상인 서봉
무수히 많은 이런 오름과 내림을 지나야 한다.
서봉으로 가면서 뒤돌아본 동봉
서봉 오름 직전에 우측으로 이정표 없이 우회로가 있다.
뾰족한 이 봉우리가 덕룡산 정상인줄 모르고 오르내림에 지친 대부분의 산객들이 우회를 해버린다.
서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동봉
덕룡산 정상인 서봉
덕룡산과 주작산이 하나의 주작이 되면, 동봉이나, 서봉과 같은 이름도 바뀔것 이다.
서봉에 서니 덕룡산 능선길중 가장 아름다운 길이 펼쳐진다.
특히, 이맘때 이 길은 꿈길 같이 아름다운 길 이다.
덕룡산 정상인 서봉에서 하산지점인 작천소령까지는 4.8km로 꽤 먼거리다.
덕룡봉에 가려면 438봉을 넘어 우측에 있는 봉우리를 지나가는데
그게 주작의 꼬리로 이어지는 첨봉인 425봉 이다.
서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멀리서 바라보는 외모만큼 가파르게 내려 꽂힌다.
438봉으로 가면서 뒤돌아본 서봉
어찌보면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 438봉
부채모양으로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438봉을 넘어서면 내려서는 길도 직벽이다.
438봉 오르기전에 하산지점인 수양마을로 중간 탈출로가 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내려선듯 하다.
438봉에 오르며 뒤돌아본 모습
바다 건너편으로 서있는 천관산
438봉에서 바라본 암릉구간 암릉 구간을 지나면
첨봉(425봉)을 지나 덕룡봉으로 이어지는 주작의 몸통에 해당하는 육산 구간을 걷는다.
438봉을 넘어서 내려서는 길은 조심해야 하는 가파른 밧줄 계단 구간이다.
우측 아래로 덕룡산 관광농원이 보인다.
진행방향의 공룡능선의 암릉구간에 암봉들이 계속 나오는데 모두 올라서 보기엔
오랫만에 주작산 주봉을 가보려는 나에겐 주어진 제한 시간이 신경쓰인다.
그냥 우회길로 빠르게 진행하려다 못 지나치고 가파르게 밧줄을 잡고 암봉에 올라선다.
암봉에 올라 뒤돌아본 공룡능선
이어지는 다음 봉우리 436봉
뒤돌아본 방금전에 올랐다가 가파르게 내려온 암봉
중앙 직벽에 가까운 경사에 밧줄이 놓여 있다.
주먹바위
서봉 이전에는 간간히 산꾼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
서봉을 넘어서부터는 앞서 걷는 한분 외에 주위에 아무도 없다.
암릉구간의 마지막 봉우리인 436봉을 지나가면 다시한번 중간 탈출로가 나온다.
여기까지온 늦은 후미는 모두 이쪽으로 하산을 했을 것이다.
마침 같은 방향의 두명의 일행들이 바삐 따라오고
이제 부터는 거친 암릉이 아닌 주작의 몸통에 해당하는 육산 구간을 걷는다.
첨봉에 오르며 되돌아본 마지막 덕룡의 암릉구간
전체 주작산의 정상과 주작산 주봉
주작산과 덕룡산은 명확한 교통정리가 필요한 산 이다.
그리고 몸통의 첨봉에서 서북쪽의 또 다른 첨봉으로 이어져 펼쳐지는 주작의 꼬리
첨봉에서 주작산 정상, 주작의 심장으로...
왼쪽으로 하산지점인 수양리 봉양제
하산지점인 주작산 휴양림길은 정약용 남도 유배길 중의 한 구간
다산 정약용은 강진에 유배생활 하는동안 주작산에 다녀가면서 몇수의 시를 남겼다.
그중 하나
윤씨 산장에서 놀다(游尹氏山莊)
주작산 속에 있는 백 길 되는 폭포수가 (朱雀山中百丈瀑)
정원 안에 일만 그루 대나무에 댈 것인가 (何如園裏萬竿竹)
늙은 사람 더위잡고 오르기도 겁나거니와 (不唯衰鈍畏攀登)
집닭이 아무래도 들오리보단 나은게야 (自是家鷄勝野鶩)
하늘을 찌를 듯이 죽죽 뻗은 저걸 보니 (卽看敕拔沖霄漢)
산곡에 버려진 잡목들이 애석하이 (却惜榛蕪委山曲)
때가 끼어 더러워진 대나무를 부여잡고 (手撫琅玕悲垢汚)
정원지기 급히 불러 씻으라고 당부하네 (催召園丁敕洗浴)
그대 집 대를 심어 울타리를 삼았기에 (君家種竹爲藩籬)
작은 바다 회오리바람 불어도 닿지 않고 (裨海狂飆吹不觸)
내가 와서 그대들 두어 사람들과 (使我與君三兩人)
마음놓고 마주앉아 술과 고기 즐기네그려 (安然對坐甘酒肉)
양 날개의 화려하고 까칠한 암릉에 비해 주작의 몸통은 부드러운 육산 이다.
덕룡봉 정상 (475m)
덕룡봉 정상이라 표기해 놓고 그 옆에 주작산 정상석을 세워두었다.
주작의 심장에 해당하는곳.
주작, 덕룡능선으로 분리된, 전체 주작능선의 최고봉
주작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작의 왼쪽 날개와 첨봉에서 작천소령으로 이어지는 몸통구간
동여도에 나와있는 주작산
주작산은 조선시대 지리지인 여지도서(1759~1765) 에 처음으로 등장한 산이며, 다산 정약용 선생의 외손인 윤정기의 동환록(東寰錄, 1859)에 주작산은 덕룡산(德龍山)으로 나타난다. 동환록 이후에 간행된 모든 지리서에 산이름은 다시 주작산으로 기록되어지고, 덕룡산의 이름은 사라지게된다.
이후에 발간된 국립지리원 지도에는 주작산 왼쪽 날개에 해당하는 동쪽의 산을 덕룡산으로, 오른쪽 날개에 해당하는 작천소령 서쪽의 산을 주작산으로 표기하였다. 원래는 하나의 산 이었던 것을 왼쪽날개를 떼어내 덕룡산으로 만들었으니, 2009년에 블로그에 포스팅 한것처럼 한쪽 날개를 잃은 주작이 되었다.
주작산과 덕룡산 지도에 날개를 활짝편 주작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동청룡,서백호,북현무와 더불어 사방신으로 남방의 수호자인 주작
남해를 수호하는 붉은봉황, 불사조인 주작(朱雀)
바다를 향해 활짝편 거대한 주작의 날개를 꺾고 덕룡 이라는 명찰을 붙혀 놓았다.
반쪽의 우리나라처럼 반쪽이 되어 기운을 잃어버린 주작
누구는 주작산을 제2의 달마산 이라고 부르는데, 하나가된 주작은 달마보다 크고 화려하다.
특히 온산이 진달래로 붉게 물들어 붉은봉황이 되는 이 봄에는 말이다.
주작산 정상 (덕룡봉)에서 작천소령으로 내려서면서 바라본 주작의 오른쪽 날개
9년전 늦여름 땡볕에, 식사시간 포함 7시간에 걸쳐 저 길을 걸었었다.
아름다운 주작산, 주작의 오른쪽 날개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주작의 머리
주작산 주봉 이라고 되어 있는 429봉 이다.
작천소령 직전의 주작산 마지막 봉우리
작천소령으로 내려와 고민을 한다.
1시간이 조금 넘게 남았는데...
주봉에 다녀올수 있을까.
다들 바로 내려섰고, 아무래도 시간도 부족해 보인다.
주봉은 9년전에 다녀온 것으로 만족하고 내려선다.
사실 주봉 정상 인증 보다는 그곳에 서면 주작의 양날개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주봉을 포기하니 여유가 많은 하산길, 동백과 벚꽃을 구경하며 천천히 내려선다.
반팔도 무난한 한 여름처럼 따뜻한 날씨속에, 오래전에 남겨논 숙제를 하고 왔다. 지난번에 걷지 못한 주작의 반쪽 날개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화려하고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진달래가 온산을 붉게 물들인 봄날, 한쪽 날개를 덕룡 이라는 이름으로 떼어낸 붉은 봉황, 주작의 슬픔을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붉은 대붕이 온전한 날개를 펄럭이며 남해 바다를 향해 날아오를 그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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