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전국적으로 날이 맑고, 일출을 보는데 문제가 없을것 같다는 기상예보를
기상청 홈페이지의 날씨 예보를 통하여 몇일전부터 확인하였다. 바로 전날 까지도..
지난 몇년간 동네 뒷산에서 일출감상을 시도했던지라, 이번에는 굳이 멀리 갈 필요는
없을것 같지만, 그래도 영험한 기운을 받기위해 계룡산 그것도 기운쎈 삼불봉 일출을
시도해본다. 장군봉 일출은 몇번 가봤었지만, 삼불봉은 이번이 첨이다. 장군봉은 그리
높지 않은 곳인데도 인파가 많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그보다 많이 힘들고, 시간도
두배가량 걸리는 삼불봉엔 일출인파가 별로 없을거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착오였다.
산행코스 : 천정매표소 - 천정골 - 남매탑 - 삼불봉 - 관음봉 - 동학사 - 주차장
천정골로 오르는 등산객들
별이 가득한 하늘을 보며 멋진 일출을 기대하고 집을 나서 컴컴한 새벽에 동학사 주차장에
들어서는데, 이게 웬일... 요금 징수요원은 이미 나와서 주차료를 수거하고 있고, 문제는
이미 주차장이 거의 만차 수준 이라는것과 엄청난 등산객들... 주말 낮도 아니고 이런일이
새해 첫날 남매탑의 일출 전 모습
절반은 관음봉으로 향하는지 직진을 하고, 절반은 천정골로 해서 삼불봉을 향해 오른다.
엄청난 인파다. 삼불봉 정상에 설수 있는 인원이라야 고작 수십명? 그나마도 일출을 잘
볼 수 있는 자리는 30명도 채 수용을 못할것 같은 좁은 공간인데, 500명인지, 천명인지
엄청난 인파가 꼬리를 물고 큰배재로 향한다. 아무래도 삼불봉은 좁아서 촬영하는데
어려울것 같아, 삼불봉을 지나서 다음 봉우리나, 자연성릉 암릉구간의 조망이 좋은곳을
염두에 두면서 속도를 내서 오른다. 4키로를 50분만에 올라 남매탑에 도착하여 사진을
몇방 찍고 하늘을 보니..... 아.... 조금전 출발할때 그 많은 별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신년 첫날 이라고 남매탑 옆 상월암에서 떡국을 나눠주고 있었다.
삼불봉이야 뛰어가면 10분 거리니 일단 떡국을 한그릇 받아들고
숨을 돌린다. 그런데 상월암에서 바라본 조망 역시 암울하고...
보살님들이 이른 새벽에 나와서 가마솥에 떡국을 끓여서 나눠주고 있었다.
떡국을 한그릇 하고, 사진을 찍으려 보니, 뒤이어 몰려온 인파가 긴 줄을 만들었다.
서둘러 뛰어올라 삼불봉 갈림길에서 우회를 하고 다음 봉우리에 올라선다.
삼불봉 다음 봉우리에 올라 바라본 삼불봉 정상
확실한 일출 예보에, 날씨까지도 그리 춥지 않다고 하니 정말로 많은 분들이 계룡산에
올라선 2017년 첫날이다. 다들 덕담보다 먼저, 구라청 이야기를 한마디씩 한다. 아마도,
날씨도 그렇지만, 요즘 서민경제가 어렵고, 세상이 힘들어지다 보니 계룡산 기운과 첫날
떠오른 태양의 정기를 통해 각자 힘들고 어려운 소원을 빌어야 하는, 세상 살아가는게
쉽지 않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진 탓도 있을 것이다. 다들 얼굴에 실망이 보인다.
해는 진즉 떠올랐을 시간이고,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좀 더 기다려본다.
많은 분들이 실망을 안고 왔던길을 돌아 내려가시고, 몇몇분은 관음봉 으로..
안개와 구름이 가득하여 조망도 없는데다 자주 걸었던 자연성릉을 걷고 싶은
기분이 안나, 나도 돌아서려다, 무심코 관음봉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걷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것은.... 2017년 새날은 밝았지만, 아직은 병신년 이라는것.
이날은 병신년 섣달 초나흘.... 다들 정유년 이라고 안부인사를 하는데, 60 갑자는
동양철학에 의한것. 음력을 기준으로 해야 올바르니 정유년은 설날에 시작한다.
이날 못본 신년 일출을, 정유년 첫날에 다시 도전해 보기로 한다.
맑은날 계룡산 자연성릉 풍경은 아래 링크를 클릭 하면 된다.
http://blog.daum.net/boxer1234/832
호랭이능선으로 내려서는 자연성릉의 중간지점
관음봉이 구름속에 들어있다가 얼굴을 내민다.
관음봉에 오르는 400개가 넘는 계단
그 옆으로 관음봉에서 동학사로 내려서는 못보던 계단도 보인다.
황적봉으로 가는 능선
지나온 자연성릉
구름에 가렸던 천황봉이 얼굴을 드러낸다.
계룡산 관음봉
신원사 계곡
관음봉에서 바라본 문필봉과 연천봉
관음봉에서 내려서는 가파른 돌길에 처음보는 긴 나무계단이 놓였다. 나무계단을
지나면 가파르고 미끄러운, 위험한 돌길이 시작된다. 이 길을 신년 일출 본다고
아이젠도 없이 운동화 신고 올라온 아이들이 엉금엉금 기다시피 해서 내려선다.
은선폭포가 가까워 지면서 계절은 늦가을로 변해간다.
은선폭포
늦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계곡길을 따라 동학사에 이른다.
동학사
동학사의 산문은 경전을 공부하는 승가대학 이라고 해서 거의 대부분 닫혀있다.
일반인들에게 허용된곳은 오직 이곳 작은 대웅전 하나.
그러다보니 이 조차도 문화재 관람료를 받기위해 부득이한 조치로 밖에..
동학사에서 그나마 볼만한 것은 담을 뚫고 솓아오른 멋진 나무 한그루
이윽고 일주문을 지나면서 2017년 첫날 산행을 마친다.
그러나 아직은 병신년 섣달 초나흘...
2017년 새해
이 블방을 찾는 모든님들에게 기쁨과 즐거움만 가득하기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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