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의 김치 광고와 파리 식당의 기무치

 

산케이 신문의 김치 광고를 보니 오래전 기억이 떠오른다...

 

 

산케이신문에 실린 식객의 김치 광고

 

래전 파리에 출장을 가느라고 비행기를 타고 간적이 생각난다.

이제와서 그 잡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기내에 있는 프랑스 관광 안내용 얇은 책자 였던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잡지를 통해 프랑스의 이모 저모를 보고 있는데, 어느 페이지의 큼지막한 한국말 박스 광고가 내눈에 들어온다.

 

'한국식 김치라면'

 

느끼한 것을 잘못먹는 내가, 3주동안 파리에 머물러야 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호텔 근처에 한국식당이 있는지 궁금 하였는데

한국인이 운영하는게 분명해 보이는 한국말 광고는 시선을 끌수 밖에 없었다.

일단 전화번호와 주소를 노트에 옮겨 적어 두었다.

분명히 저 식당을 방문하게 될것같은 예감이 들었음으로...

 

착하여 몇일후...

넓지 않은 파리의 지리가 지도를 통해 대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을때 나는 그 식당을 찾게 되었다.

 

고 사이즈에 비해 생각했던것 만큼 그리 크지 않은 식당이었다. 

식당이 크면 어쩌고 작으면 또 어떤가...

난 얼큰한 김치 라면이 먹고 싶었을 뿐이다.

 

한국사람처럼 보이는 종업원이 능숙한 불어로 주문을 받는다.

물론 불어는 한마디도 못하는 나를 보더니 바로 영어로 고쳐서 말을 한다.

난 주저없이 생각하고 있던 메뉴를 말했다.

 

'김치라면' + '김치'

 

얼마후에 테이블에 라면이 놓이고, 김치를 담은 작은 접시가 놓였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던 우리나라 라면이 아니었다.

일본 출장가서 길거리에서 흔히 먹어볼수 있는 일본식 수타 라멘 인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분들... 계속 영어를 쓰는것 보니...한국사람이 아닌것 같다.

'김치라면' 이라고 분명히 한국말로된 광고를 한국인들이 많이 타고 있을 우리나라 비행기에 있는 잡지에

게재한 식당의 쥔장 및 모든 종업원들은 일본 사람들 이었던 것이다.

 

기대했던 우리나라 라면맛은 아닌, 갈비탕도 아닌데 고기가 듬뿍 들어간 일본식 라멘 이었지만

마지막 기대했던게 있었으니 바로 김치 였다.

김치만 같이 먹으면 어디 못먹을 나라 음식이 어디 있던가...

 

지만 나의 바램과 기대는 젓가락으로 김치 하나를 들어 입에 넣는 순간 무너져 버렸다.

일단 재질이 배추가 아니었고, 잘 숙성(발효)된 우리나라 김치가 아닌...

매우 짜기만 하고, 김치맛의 조화가 완전히 무너진 고추(?)가루로 김치 색깔만 낸 정체불명의 '기무치' 였던 것이다.

 

김치가 자연발효를 하는 유산균이 많은 건강식품인것에 비해 기무치는 식품첨가물을 넣어

인공적으로 신맛을낸 대량생산이 가능한 인스턴트 식품인 것이다.

 

한국말 광고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무너지면서 슬쩍 달아올랐다.

이거... 분명한 허위 광고가 아닌가... 한국식당도, 김치도 아니면서 한국말로 한국음식 인듯하게 광고

를 했으니 말이다.

 

쥔장을 불렀다.

김치를 주문 했는데, 왠 빨간가루로 버무린 양배추 샐러드가 나왔다고 했더니...

내 테이블 위에 놓인게 분명히 김치가 맞다고 대답을 한다.

 

타국에서 이런 엉터리 같은 일본 쥔장과 논쟁을 해서 득이될게 없는지라 한마디 해주고 음식을 두고 나왔다.

이것은 절대 김치가 아니니, 그 잡지 광고에 올린것처럼 한국말로 '김치' 라고 써서 사람들을 속이지 말라고...

 

즘 식객의 개봉에 맞춰  대표적 보수언론인 산케이 신문에 김치광고가 올라간것을 두고 일본에서 말들이 많다고 한다.

'일본의 기무치를 한국 신문에 싣고 싶다.'

'한국인 또 시작인가? 기무치는 전 세계인이 먹는다. 다케시마는 일본! 기무치도 일본!

다케시마에서 김치를 먹고 싶다'

 

뭐 그네들의 망언이야 어디 하루 이들이겠냐 만은... 독도에 이어 김치까지 자기네것 이라고 하니 황당할 뿐이다.

하지만 김치가 전 세계인이 먹는 음식이라니 그네들도 그정도는 알긴 하는것 같다. ^__^

멀쩡한 남의 나라 섬을 자기 땅이라고 우기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김치 조차도 자기네 것이라 우기려나 보다.

조만간 막걸리도 자기네 술이라고 우길것이 분명해 보인다.

 

일본 기무치 광고 한국 신문에 실어 보라고 하고 싶다.

물론 웬만한 신문사는 예상되는 국민들의 원성에 광고 거절을 하겠지만, 어느 신문사는 광고를 실어줄지도 모른다.

요즘 기무치가 얼마나 김치 다워졌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무치 광고를 통해서 한국인에게 경각심과 애국심을 고취시켜

준다면 충분히 우리에게 환영할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광고주의 의도는 그게 아니라서 씁쓸 하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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