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인가, 보복인가?

 

1968년 박정희 정권때 산업인력을 육성하기위해 인천에 설립한 중앙직업훈련원이 1977년 창원 기능대학을 시작으로 1994년~95년에 전국 10개의 공공직업훈련원을 기능대학으로 개편했다. 이때 까지 이들 기능대학들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산하의 대학이었는데, 2006년 지금과 같은 한국폴리텍대학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고용노동부 산하의 독립기관이 되었다. 

 

박근혜 정권시기인 2015년 기사에 의하면 폴리텍의 초임학장들중 80%가 '관피아', '정피아' 라고 했으며, 폴리텍 대학이 '낙하산 집결지가 되었다' 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었고, 2017년 대통령 선거가 끝난후 신문기사에 따르면 그때도 큰 변동없이, 전국 34개 캠퍼스의 학장들중 55.9%에 해당하는 19명이 교육경력이 없는 인사들을 학장에 임명하는 낙하산 방식의 관행이 심각한 수준 이라는 보도를 했었다.

 

현 문재인 대통령 시기인 2019년, 모 신문은 현 이사장인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더불어 폴리텍을 양대노총이 장악을 했다는 심층취재기사를 냈었다. 그 기사 내용중, 이석행 이사장 하에서 임명된 29개 지역 캠퍼스 중 23곳의 학장이 ‘폴리텍 내부 회전문 인사’(11개 학장), ‘정부 고위직 낙하산 인사’(3개), ‘캠코더 인사’(4개), ‘지역유지’(3개), ‘비전문가’(2개, 춘천캠퍼스 이상권 학장, 바이오특성화대학 엄준철 학장) 등으로 임명되었는데, 이번에 문제가된 폴리텍 바이오캠퍼스 엄준철 학장이 바로 2명의 '비전문가' 중의 한사람 이다.

 


 

 

한겨레신문, TJB 뉴스등에서 보도된바 처럼, 이번 봄 개강을 앞두고 논산의 폴리텍 바이오 캠퍼스의 엄준철 학장의 이해할수 없는 보복성 인사조치가 청와대 국민청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CCKFDk) 등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재직 교수의 41%를 다른 학과나 캠퍼스로 인사 명령해버린 희한한 일이 논산 폴리텍 바이오캠퍼스에서 발생했는데, TJB 뉴스에 따르면, 이를두고 교수노조가 학장이 교수협의회로 부터 전국 34개 캠퍼스 가운데 최하위 평가를 받은게 이번 보복 인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이에, 대학 쪽은 취업률 하락과 입학자원 감소등, 학교를 개혁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위기라는 학교측 주장과 달리 이 학교는 최근 수년간 졸업자 취업률 1위를 자랑하며, 졸업생 90% 이상이 굴지의 바이오, 제약업체에 진출하는 취업명문 대학으로 소문난 곳 이다. 이번 갑질급 인사조치로 인해 교수와 학생들은 전공과목을 비전공 교수가 강의하는 등 학사 일정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며 인사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폴리텍 바이오캠퍼스의 엄준철 학장은 “바이오 학과는 같은 계열이어서 비전공자는 없다. 교수 선발 당시에도 바이오계열 교수로 선발했다. 바이오계열에 6개 학과가 있는 것이므로 학과 간 이동에 따른 인사로 전공 수업에 차질은 없다” 라는 재밌는 논리를 가지고 자신의 입장을 주장했는데, 오랫동안 각자의 담당학과에서 전공과목들을 연구하고 가르쳐온 교수들이 느낄 황당함은 물론 타 학과나 강의 연구가 전혀 안된 비전문가에게 수업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은 날벼락을 맞은 입장일 것이다.

 

현재 교수들이 지적하고 있는 이번 인사의 문제점들을 예를 들어보면, 생명의약분석과는 바이오의약품 약효와 독성을 평가하고 유전자 간 단백질 분석과 생산기술, 동물세포 배양 등을 가르치는데, 이번 인사로 독성약리, 분자생물 교수 대신 분리정제, 유기합성과 교수가 배치됐고, 특히 독성약리는 수의 자격을 필요로 하는데, 이 자격이 있는 유일한 교수를 타 지역으로 발령냈으며, 또한 바이오식품분석과에는 식품 제조, 안전, 위생 교수 대신 화장품 제형 교수가 부임했다고 한다. 이에 학생들은 제대로 된 수업을 듣고 취업할 수 있도록 전공교수님들을 되돌려 달라며 호소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전공수업의 공백과 학교 이미지 하락등, 올해 당장 취업을 해야만 하는 졸업반 학생들에겐 큰 타격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엄준철 학장은 전에 폴리텍 대학 기획국장으로 있으면서 전기과 수업을 담당했었고, 중앙대학에서 '次世代 DRAM 應用을 위한 PST 薄膜 特性 硏究' 라는 논문으로 공학박사를 받은 바이오 비 전문가 출신이다. 그래서 그런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를 펼칠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번 보복성 인사는 2018년 수원대학교에서 발생한 학교측의 보복성 학과이동 처분에 대한 교수의 승소를 예로 봐서도 교수노조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나저나 보복인사의 원인으로 추정되는게 교수들에 의한 학장평가에서 최하위 평가가 맞다면, 개별 교수들의 평가 결과가 대학본부에서 엄준철 학장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전달이 되었다는 것이고, 좋지 않게 평가한 교수들이나, 주동자로 판단되는 교수들을 인사 조치 한게 아닌가 싶어, 문제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겠다.

 

이번 인사에 대해 교수권과 학습권을 침해하는 학장의 '갑질' 이라고 지적하는 교수들은,  “의대 졸업했다고 내과의가 뇌 수술을 할 수 있느냐”며 “과별로 전공과목에 최적화한 교수들이 다른 학과, 외부 연구원으로 발령났다. 학교 쪽이 인사 배경이라고 주장하는 계열화는 추진 계획서를 본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폴리텍대는 고용노동부가 산업체 현장에 즉시 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육성하는 2년제 대학으로 전국에 34개 캠퍼스가 있다. 2006년 충남 논산에서 문을 연 바이오캠퍼스는 국내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바이오 분야 특성화 대학으로 바이오품질관리, 바이오배양공정, 바이오식품분석, 바이오생명정보, 생명의약분석, 바이오나노소재 등 6개 학과에 350명 안팎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한때 이곳에서 잠깐 강의를 했던 한 사람으로써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올린다.

아래 이번 사태를 보도한 TJB 뉴스의 유튜브 영상이다.

 

 

 

 

 

 


 

2020년5월30일이 되어서도 아직 이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새로운 국민청원이 오픈되었다.

아래 바로가기 링크를 통해 많은 분들의 참여와 호응이 필요해 보인다.

폴리텍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고, 학생들, 특히 올해 취업을 앞둔 졸업반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기를 바란다.

www1.president.go.kr/petitions/589330www1.president.go.kr/petitions/589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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