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TV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1:1 데스매치가 펼쳐지던 6회에서 안성훈씨의 아씨를 들었다.

이미자님의 노래로 알고 있던 노래, 아씨

그리고 이름도 모르고 있던 신인 안성훈

 

결과적으로는 개그맨 허경환씨가 매번 생각나는 이찬원씨에게 지고 말았지만

그건 안성훈씨가 못해서가 아니라, 그날 이찬원씨가 너무도 잘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승부를 떠나서 안성훈씨의 '아씨'는 참으로 잘부른 노래라는 생각이 든다.

안성훈씨가 부른 아씨는 1970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일일드라마 아씨의 주제곡으로

253회 라는 TV드라마 사상 유래가 없던 기록을 세우며, 주제곡 역시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너무 오래된 일이라, 당시의 기록은 모두 사라져 버리고

간신히 당시 프로그램 기술감독을 하셨던 윤성현님이 마지막 253회의 테입을 보관하고 계셔서

춘하추동방송에서 동영상 파일로 복원을 하게 되어 볼 수 있었다.

 

 

 

 

드라마 아씨는 2편의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는데

유튜브에 그중 한편이 올라와 있어 찾아 볼 수가 있었다.

 

아래 링크된 아씨의 드라마를 보면 시작하면서 이미자님의 노래가 나오는데

아씨가 시집가는 대목, 아씨를 짝사랑했던 수만이가 시집가는 행렬을 안타까이 바라보는 모습이 나온다.

 

드라마의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다.

 

꽃다운 처녀시절, 순덕 아씨

그녀를 사랑했던 수만에게 노리개를 뺏기고, 집에서 정해준 참봉댁 긍재에게 시집을 가게된다.

하지만 긍재는 집에서 정해준 색시에 별 감흥이 없고, 은심이라는 여학생을 사랑하고 있다.

남편은 은심이 아들을 출산하자 순덕아씨를 친정으로 쫓아낸다. 아씨도 딸을 낳고 다시 시댁으로

와서 은심이와 한집 살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긍재는 순덕아씨를 학대하며 이혼을 강요한다.

아씨가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구박을 참아내며 남편이 밖에서 낳아온 아들 봉구까지 친자식처럼

키워가며 모진 세월을 살아가는 동안 남편은 또 기생들과 어울려 가산을 탕진하고 유치장 신세까지

진다. 순덕아씨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긍재를 석방시키고 긍재도 비로소 아내에게 용서를 빈다.

 


 

드라마 아씨의 주제곡은 이렇다.

 

 

아씨

 

옛날에 이 길은 꽃가마 타고
말 탄님 따라서 시집가던 길
여기던가 저기던가
복사꽃 곱게 피여 있던 길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엔 노을이 섧구나


옛날에 이 길은 새색시적에
서방님 따라서 나들이 가던 길
어디선가 저만치서
뻐꾹새 구슬피 울어 대던길
한세상 다하여 돌아가는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이라는 노랫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어떻게 살아도 한 세상 이라지만, 이 여인은 참으로 한 많고 모진 세상을 살아왔다.

과연 어디로 돌아가는 길 인가...마지막회를 보니 아씨는 친정으로 돌아왔다.

아마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부모님 산소에라도 다녀가는듯...

 

한 많은 세상을 살고 친정으로 돌아가면서 지난 세월 아련한 회한을 떠올리는 아씨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이 말이 이 노래의 주제가 아닌가 싶다.

 

고향 집으로 돌아가는 그 길은, 옛날에 꽃가마 타고 말탄님 따라서 시집 가던길...

수십년 세월이 흘러 여기던지, 저기던지, 기억조차 흐릿한데, 복사꽃이 곱게 피어 있던 길

 

옛날에 이 길은 서방님  따라서 나들이 가던 길 (평생 한번쯤이나 그랬을까..)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물어 가는 인생, 노을빛도 서럽게 느껴지는 길

 


 

참으로 처연하고 슬픈 노랫말이 아닌가 싶다.

드라마속 아씨의 굴곡지고 애잔한 삶을 이해하고, 그녀의 회한에 공감하며 불러야 제 맛이 나는 노래 일게다.

 

드라마가 방영될 1970년은 지금으로 부터 정확히 50년전

주제곡을 불렀던 이미자님도 아씨의 인생을 이해하기엔 당시에 비교적 젊었지 않나 싶다.

이후에 불렀던 나훈아님의 아씨도, 최백호님의 심금을 긁어내며 울렸던 아씨도 들어보았다.

 

그런데 안성훈, 1989년생 이라는데 마치 아씨 드라마를 백번쯤 본 사람처럼 노래를 부른다.

나이들어 환갑이 넘고 인생의 맛도 알고, 아씨의 회한을 공감하듯 힘을 빼고 처연하게 부른다.

곡 해석을 너무도 잘해서, 심사위원석 그 누가 불러도 이보다 더 잘부를수 없다고 느낄 만큼 잘 불렀다.

아래 영상 말미에 이런 자막이 나온다. "섬세하게 그려낸 인생의 회한"

 

 

 

 

 

그러나 데스매치가 끝나고 심사위원들의 평은 박했다.

 

- 너무 안전하게만 갔다.

- 이 노래가 원래 이렇게 잔잔하게 가는 건가?

- 일부러 그랬으면 클났다.

- 예쁘기만 하다. 끝까지, 너무나

- 바이브레이션을 처음부터 구사하면 생명력이 끊긴다.

 

한마디로 고음 시원시원하게 안질러대고 너무 쉽게만 갔다는 소리들이다.

선곡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이런 심사평을 들어보니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든다.

 

 

- 아... 이 심사위원들은 드라마 아씨를 한번도 보지 못했구나,,, 주제곡도 어설프게 아는것 같고
- 드라마가 어떤 흐름이고, 주제곡 아씨를 어떤 느낌을 가지고 불러야 하는지를 모르는것 같다.

 

 

눈부시게 뛰어난 명마라도 백락의 눈에 들지 못하면 천리마가 되지 못하고 평범하고 초라하게 살아야 하듯

백아와 종자기의 高山流水의 수준은 못될지라도, 심사위원들이 혜안을 가지고 知音이 되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빼어나게 잘 불러도 그들 각자의 역량에 따른 주관적인 고정관념의 벽을 넘지는 못할 것이다.

 

드라마 아씨를 한번도 안봤을 80년생 장윤정씨는 물론, 66년생 진성씨도 당시 나처럼 어려서

드라마를 보지도 이해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나머지 젊은 심사위원들은 말할것도 없고...

하긴, 세월이 너무 흘러 드라마 필름조차 모두 사라져 버리고 없으니..

 

 

누구보다 아씨를 잘 불렀던, 안성훈

 

 

이 눈물나는 노래를 고음을 뽐내가며 심사위원 맘에 들도록 편곡하여 부른다는것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반면에 잔잔한 노래들만 불렀던 임영웅씨의 경우엔 극찬의 연속이다. 심지어 트로트 분야가 아님에도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임영웅씨를 많이 응원하고 있지만, 심사위원들의 평가에는 공평성과 일관성이 결여된 느낌이다.

 

이미자님의 원곡보다 나훈아님, 최백호님의 '아씨' 보다 더 가슴을 적시고 심금을 울리던 젊은 안성훈씨의 노래였다.

대 가수 이미자님이 경연에 나왔어도, 심사위원들이 감히 곡 분위기에 안맞게 소리높혀 힘차게 부르라고 했을까?

비록 상대편 이찬원씨가 정말 잘해서 아쉽게 지고 말았지만, 최소한 그런 박한평을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경연이 끝나고 안성훈씨는 추가합격으로 20강이 겨루는 3라운드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의 감성 깊은 노래를 사랑하고, 이번 경연 그리고 그 이후에도 승승장구를 응원 한다.

 


 

결국 다음회에서 안성훈씨는 탈락을 하고 말았다. 딱 예상했던 그대로다. 안성훈씨가 못했다는 소리가 아니다.

참고로 아래 아씨 마지막회 영상을 올린다.

드라마가 시작하면서 이미자님의 원곡도 흘러 나온다.

출처 : KBS 사우회 사이버 박물관 http://cafe.daum.net/KBS88/NbKo/52

         춘하추동방송 블로그 http://blog.daum.net/jc21th/17781035

 

 

 

 

 

드라마 아씨의 마지막 253회 전편

 

 

 

 

드라마 아씨 마지막 253회 후편

 

 


 

아래는 영화로 나왔던 아씨 인데 아마 너무 길어서 1부 2부로 만든 작품중의 1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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