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자연휴게소 - 파천 - 시루바위 - 돼지바위 - 가령산 - 거북바위 - 원점 (8km)
설날을 보내고 경자년 여덟번째 날에 가령산을 다시 찾았다. 4년만이다.
당시는 길을 잘못들어 거북바위 능선을 놓치고 백골사거리를 경유했었다.
저 철판 다리는 겨울에는 서리까지 끼어 미끄러우니 조심해야만 한다.
보통 거북바위능선으로 올라서 돼지바위를 지나 내려오는 시계방향 코스를 택하는데
이번엔 돼지바위로 먼저 오르는 역방향을 택했다. 음력 시산제를 지내기 위해서다.
화양구곡, 제9곡 파천, 파곶 (巴串)
능선으로 올라가야할 리본을 지나 파천을 향해 조금 더 걸어간다.
그동안 도명산을 몇차례 다녀가면서도 따로 떨어져 있는 파천을
매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시간에 쫒기는 일정도 아니고.
도착하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역시 화양구곡중 제일 이라더니..
마치 무릉계곡을 떠올리게 하는 너른 암반에 계곡물이 곱게 휘어 돈다.
물길 옆 너른 암반위엔 옛 양반들과 무희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한쪽엔 지붕이 있는 커다란 바위가 있어 우중에도 풍류가 가능해 보인다.
아... 계곡을 따라 단풍이 곱게 물들, 가을에 오면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늘빛 고운 가을날 다시 오자는 약속을 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뒤돌아 섰다.
둘이 천천히 걸으니 보이는 것도 많다.
멀리 떨어져 있는 높은 곳 버섯도 보이고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나무들의 생명력에 감탄을 한다.
이윽고 개미핥기와 불독 바위에 도착했다.
왼쪽 불독과 오른쪽 개미핥기의 싸움을 말리는중
미니족발 바위
둘이 개미핥기를 타고 논다
시루바위에서 바라본 화양계곡
화양계곡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인데, 아쉽게도 이날도
미세먼지 상태가 좋지 않아 가까이 있는 산도 잘 보이지 않는다.
앞쪽 사자봉 공수부대 유격장 능선 뒤로 뾰족한 도명산이 보인다.
조금 위쪽 바위에서 내려다본 시루바위
방금 그곳을 시루바위라 부르는데 이곳에서 보니
전체적으로 크고 둥근 시루 모양 같기도 하다.
이윽고 가령산의 명물 돼지바위를 만났다.
날씨도 흐린 이날 이곳에 온 이유가 바로 이 돼지 때문이다.
처분 곤란한 돼지 머리 대신 백만년 묵은 돼지 모셔놓고
둘이서 경자년 음력 산제를 올린다.
해가 바뀌어, 초하루와 대보름 사이에 지내는게 보통인데
요즘 산악회 사정상 양력으로 지내는 경우도 있다.
운전하는 분은 무알콜맥주
백만년만에.. 돼지 입에 맛난 덕산막걸리를 한잔 부어 드렸다.
경자년 한해 무탈하게 안전산행 하기를...
돼지바위를 내려와서 옆에서 본 모습
돼지바위를 내려와서 뒤돌아보면 이런 모습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곳의 돼지를 발견하지 못하고 우회하거나
넘어서면서도 뒤돌아 내려다 보지 않고 가면 그냥 지나친다.
홀로 있으면 빼어난 명품송 인데,,
옆에 숟가락 얹으려는 이웃 소나무 가지가 그림을 망친다.
살찐 거북바위 (자라바위)
사실 이런 모습이다.
가령산 정상
부부송 옆에 있는 명품송
그런데 이곳에 있어야할 부부송이 보이지 않는다.
4년전의 부부송
그새 고사를 했는지 누가 베어내고 밑동만 남았다.
진행방향의 암봉을 넘어야 한다.
오대장님이 핸드폰으로 담아준 사진
방금전 사진찍고 내려선 바위
다음 봉우리에 올라 뒤돌아본 부부송 바위봉
당겨보니 멋진 명품송과 밑동만 남은 부부송의 흔적이 보인다.
부부송 다음 암봉에 올라서니 능선에 가기 위해서는 한번 더 내려 올라야 한다.
거리는 길지 않지만 볼 거리도 많고, 몇차례 오르내림이 있어 시간이 걸린다.
조금 전 보았던 암봉에 올라서 뒤돌아본 모습
앞에 암봉, 그뒤로 보이는 암봉이 부부송이 있던 암봉 이다.
달팽이바위
낮은 산 인데도 겨우살이가 보인다.
몇년 지나면 개체수가 많아질것 같다.
이전 빗돌은 괴산 35명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색 오석 이었는데
그새 속리산 국립공원 관할지역표 정상석으로 바뀌었다.
누가보면 이곳을 속리산 으로 오해 할지도 모르겠다.
도룡뇽바위?
거북바위
정상을 지나 바람을 피해 바위를 병풍삼아 늦은 점심을 들고 일어서니
이미 시간이 많이 늦어 해가 기울어 간다.
건너편 지나온 돼지바위 능선길
거북이 등껍질 처럼 생긴 거북바위 봉우리는 우측으로 우회 할 수도 있다.
늦은 시간 이지만 꼭지바위를 보기위해 암봉을 올라선다.
꼭지바위
또 다른 돼지바위를 만났다.
기암과 명품송이 즐비한 가령산
거북바위 능선을 내려오니 6시가 넘은 시간
날은 이미 어둑어둑 해지고 다시 조심스레 화양천 철판교를 건넜다.
짙은 연무로 인해 조망이 무척 아쉬운 날 이었지만
산제를 잘 지내고. 기암과 명품 소나무들과 더불어 즐거운 하루였다.
맑은 가을날 사자봉 능선과 더불어 가령산에 다시 올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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