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사람이 같은 말을 하면 거짓도 진실이 될 수 있다!!




반복되는 거짓말들엔 마약과도 같은 힘이 있다.

처음에는 에이 설마... 라며 믿지 못하다가도

그게 세번 이상 반복되면 세상의 누구라도 결국 속아넘어 간다는 말이 있다.


주위 사람들의 반복되는 거짓말에, 증자와 같이 훌륭한 자식을 둔 어머니 마저 결국 자식을 의심하게 되는 지경이니

믿음의 고리가 약한 타인을 향한 세번의 거짓말에 현혹되지 않을 사람은 없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못 믿게될 정도니, 이웃은 물론, 제아무리 절친 이라고 해도 여러사람이 험담을 하게 되면 결국엔 그 말을 믿게 된다는 말 이다. 


이런 반복되는 거짓말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언론의 뉴스선동 이며

작게는 직장이나 소그룹 모임등에서의 뒷담화가 될 수 있겠다.


제아무리 스스로 똑똑하다해도 결국엔 이런 반복되는 거짓말에 빠져들게 되는것을 경계하기 위한 고사성어들이 있다.




삼인성호(三人成虎) : 여럿이 말한다고 진실은 아니다.





근거 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믿게 됨을 이른다.

세 사람이 짜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말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하면 곧이 듣는다는 말 이다.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이야기다.


전국 시대, 위나라 혜왕(惠王) 때의 일이다. 위나라 태자가 조(趙)나라에 인질로 가게 됐는데 혜공은 충신 방총(龐蔥)에게 태자를 수행하게 했다. 출발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방총이 혜왕에게 이렇게 물었다.


"전하,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전하께서는 믿으시겠나이까?"


"누가 그런 말을 믿겠소."


"하오면, 두 사람이 똑같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어찌하시겠나이까?"


"역시 믿지 않을 것이오."


"만약, 세 사람이 똑같이 아뢴다면 그땐 믿으시겠나이까?"


"그땐 믿을 것이오."


“저잣거리에는 호랑이가 없음에도 세 사람이 입을 모아 그런 말을 하면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됩니다. 제가 조나라로 떠난 후 사람들이 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을 겁니다. 아마도 세 사람은 훨씬 넘겠지요. 간절히 바라옵건대 그들의 헛된 말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염려 마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과인은 두 눈으로 본 것이 아니면 믿지 않을 것이오."


그런데 방총이 떠난 후 많은 이들이 방총에 대해 비방하는 말을 했다. 거듭되는 비방에 결국 혜왕은 방총을 의심하게 됐고, 나중에 태자가 인질에서 풀려 위나라로 돌아올 때 방총은 함께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같은 표현이 하나 더 있다.




증삼살인(曾參殺人) : 여럿이 왜곡을 하면 진실처럼 들린다.




증삼(曾參)이 사람을 죽인다는 말로, 헛소문도 여러 차례 반복되면 사실처럼 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 이다.



진(秦)나라의 좌승상 감무가 무왕에게 자신을 믿어 달라고 하면서 비유로 든 이야기로,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에 나오는 이야기다.


공자의 제자인 증자가 노나라의 비라는 곳에 있을 때의 일이다. 이곳 사람 중에 증자의 본명과 같은 증삼 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그가 살인을 하게 되자 사람들이 증자의 어머니에게 달려와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아들 증자의 사람됨을 가장 잘 아는 어머니가 믿을 리 없다.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내 아들은 살인을 할 사람이 아닙니다.”


증자의 어머니는 미동도 않고 짜고 있던 베를 짰다. 얼마 후 또 한 사람이 뛰어 들어오며 아들이 살인을 했다고 말했지만 증자의 어머니는 대꾸도 하지 않고 계속 베를 짜기만 했다.


또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세번째 사람이 헐떡이며 뛰어 들어와 “증삼이 사람을 죽였어요”라고 말하자 착한 아들이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믿고, 놀라고 당황한 증삼의 어머니는 베틀에서 급히 내려와 관청으로 내달렸다.


현명한 아들을 믿는 어머니의 깊은 신뢰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이 그를 의심하며 말하니, 자애로운 그 어머니 조차도 아들을 믿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증삼과 같은 훌륭하고, 현명한 아들을 믿고 있는 어머니라 할지라도 세 사람이 같은 말을 되풀이 할 경우에는 꼼짝없이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실이 아닌 거짓을 퍼뜨려 남을 오해하거나 거짓 여론을 형성하는 것을 증삼살인(曾參殺人)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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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거짓말에는 의도적인게 있고 그렇지 않은게 있다.

전자가 고의적인것 이라면 후자는 누군가의 착각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이가 50이 넘어서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반백년을 넘게 살아온 자신만의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도 모르거나, 알아도 인정하지 못하는 주관과, 고정관념을 가지게 되고, 그것을 기준으로 참과 거짓의 벽을 세워 타인과 대립각을 세우게 되는것 같다.


그 벽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높아지고 단단해지며, 자신의 판단과 기준이 절대 진리라고 더욱 철썩같이 믿는 데다가, 심지어 자신의 생각이 지극히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것이라, 타인도 당연히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에 따라, 어떤 사건이나 누군가에 대해, 지극히 합리적이고 객관적 시각 이라는 자신만의 편견이 생기면 쉽게 해소되지 않을뿐더러, 자신의 편견을 주변에 알려 당연하리라 기대되는 호응을 확인하려 하고, 그러다 때로 자신이 너무도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시각과 생각이 다른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깜짝 놀라서, 마치 그사람이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기초수학의 절대명제와 같이, 지극히 당연하고, 누구나 모를리 만무하다고 생각해오던 절대적인 '진리'를 오해하고 있음에 좌절하고, 실망하고, 당황하며, 설득하려고 한다.


보통 이런 무지, 오해, 또는 편견에서 비롯된 주관적 시각을 객관적 입장으로 착각하는 증상의 중증도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심해는것 같다. 물론 나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며, 여기에서 자유로울수 있는 절대 현자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만약 그 사람이 교수나, 목사, 유명 정치가 처럼 언변이 뛰어나거나 사회적 신망이 두터운 者 라면 더욱 그 파급효과는 클 것이고..

만약 그게 한 개인이 아니라 단체라면 집단적 착각을 증폭시키며, 특히 언론이 된다면 그 파급효과는 태풍과도 같을 것이다.


이처럼 증삼살인과 삼인성호 라는 말이 가장 절실히 느껴지는 곳이 바로 언론이다. 잘못된 언론들은 대중들을 거짓된 정보로 세뇌시키고 잘못된 여론을 형성한다. 언론이 차단되고, 대중이 정보를 획득할수 있는 방법이 지극히 제한적 이었던 시대에, 사람들은 거짓 뉴스를 전하는 매체에 의해 5.18 민주화운동이, 신군부의 군사독재를 위한 민주주의의 탄압이 아닌, 광주에 난입한 북한 특수부대나 빨갱이들의 폭동으로 알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진실을 더 쉽게 접할수 있는 요즘에도,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반복되는 가짜뉴스는 대중을 피곤하게 만들며 세뇌시키고, 그들의 생각을 서서히 움직여, 의심의 암덩어리를 심어주게 되고 결국, 마치 그게 진실인것처럼 만들어낸다. 요즘같이 정보가 넘쳐나는 첨단 현대시대에도 태극기 부대같은 사람들이 있는것을 보면, 거짓소문과 잘못된 뉴스에 의해 뇌에 새겨진 편견의 골은 세월이 흘러갈수록 더욱 더 깊어 가는것 같다.


연신 승전보만 전하던 이순신을 파직시킨 선조의 의심병도 삼인성호를 해대는 신하들 때문 이었겠지만, 요즘 연일 언론의 폭격을 당하는 모 정치인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삼인성호, 증삼살인 이라는 말들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즘 이다.


근묵자흑 이라고 했다.

까마귀들과 어울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증삼살인', '삼인성호'의 피해자가 되고, 거짓을 전달하는 네번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누구보다도 신뢰하던 사람이, 까마귀들과 어울리다 의심병이 심해지고, 결국 돌아서게 되는 모습은 너무도 가슴 아픈 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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