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를 나와 바로 옆에 있는 황화 시골집에 들렀다가 부여로 향한다.
다음날 부터 시작되는 연꽃축제의 궁남지를 목표로 중간에 사랑나무에 들려간다.
사랑나무가 있는 성흥산은 임천면사무소 앞에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이용한다.
중간에 대조사에 들러서 갈 수 있으며 차로 정상 턱밑에 있는 매점까지 오를수 있다.
먼저 대조사에 들렸다 간다.
대조사(大鳥寺)
전설에 의하면 한 노승이 이 바위 밑에서 수도하다가 어느 날 한 마리의 큰 새가
바위 위에 앉는 것을 보고 깜박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 보니 어느새 바위가
미륵보살상으로 변하여 있었으므로 이 절을 대조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대조사에서 내려다본 주차장
대조사 원통보전과 뒤로 보이는 석조 미륵보살입상
대조사 석탑은 석불과 같이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원래 옥개석(屋蓋石)만
남아 있었는데 1975년 부근에서 옥신(屋身 몸체돌)을 찾아내어 복원하였다.
미륵상이 보이는 방향으로 유리벽으로 된 용화보전(龍華寶殿)
미륵보살 앞 법당에는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법당의 뒤쪽 벽으로 투명 유리창을 두어
예불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으면 미륵보살의 얼굴이 창을 가득 메우도록 설계되었다.
창을 통해 보이는 미륵보살이 바로 용화보전의 불상이 되는 것이다.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보물 제217호)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거대한 미륵불로 크기에 비해 세부묘사가 없으며, 조각기법이 세련되지
않은점과, 신체의 비례가 어울리지 않는점 등이 관촉사의 미륵보살상과 비슷하다. 부여군에서
설치한 안내판에 따르면 충남 지방에 이와 같은 거대한 양식의 석불이 많은것은 이 지방에
유행한 미륵신앙 때문 이라고 하는데, 작년에 다녀온 안성 죽주산성 아래에 있는 안성 매산리
석불입상도 보개를 쓰고, 커다란 머리에 좁은 어깨의 모습이 이와 비슷하게 생겼다.
클릭 : 안성 매산리 석불입상 구경하기
매산리 석불입상에서도 설명을 하였지만, 높은 머리위에 사각형의 보개(寶蓋)를 쓰고 있는데,
이는 고려초기 보살상에서 흔히 발견되는 양식 이라고 한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저 보개는 사실 황제가 쓰던 면류관을 표현한 것 이라고 한다. 고려초 광종이 중국과 동등하다는
자주의식에 개경을 황도로 삼고, 황제의 면류관을 썼다고 하니, 이를 본딴 모습이라고 추측한다.
현장에서 보니, 보물인 미륵부처님도 인상적 이었지만,
부처님 오른쪽에 있는 국보급 소나무가 대단히 인상적 이었다.
미륵상 옆 바위에 새긴 글씨 '동경회기념'
동갑나기들 몇명이 이름을 새겨 넣은듯
그 옆의 또 다른 글씨
송영구 라는 이름은 이곳에도 보인다.
대조사를 나와 매점 앞에 주차를 하고 성흥산성으로 향한다.
그새 하늘은 구름 가득하고..
성흥산성과 유명한 사랑나무
유명한 사랑나무는 수령 400년 가량된 느티나무로 '서동요', '대왕세종' '각시탈',
'신의', '계백', '일지매' 등 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된 곳 이라고 한다.
사랑나무 라는 이름의 유래는 2005년 방송된 TV 드라마 서동요에서 장이와
신라궁에서 쫒겨난 선화공주가 이곳을 배경으로 사랑을 키웠던 곳 이기 때문
이라고 하며, 가을에 이파리가 모두 떨어지면 사진에 보이는 나무가지가 하트모양이
되어서 그런다고도 전해지는데, 그렇게 의미 있거나 오래된 유래는 아닌듯 하다.
이날은 날이 흐려서 제대로된 일몰도 없겠고, 일몰이 있다 하여도 궁남지에
연꽃을 보러가야해서 해질때를 기다릴 수가 없다. 또한 유명한 사랑나무 일몰은
늦가을이나 되어야 해가지는 방향이 제대로 맞아서 지금 시즌엔 맞지 않다.
늦가을 붉은 하늘을 배경으로 사랑나무에서 실루엣 사진을 담는 분들이 많다.
해마다 이곳에서 일출 행사를 한다고 한다.
성흥산성의 옛 이름은 가림성
둘레 600m의 테뫼형 산성으로 남, 서, 북문지와 군창지, 우물터 세 군데 및 토축보루의
방어시설을 갖추고 있다. 501년(동성왕 23) 8월 위사좌평(衛士佐平) 백가(苩加)가
축조하였다고 전하는데 당시 이곳이 가림군(加林郡)이었으므로 가림성 이라고도 한다.
가림성, 성흥산성
사랑나무가 있는 곳에서 조망은 시원하게 열려있어서 일출과 일몰 감상이 가능하지만
이날 날이 흐려서 그런건지, 낮은 지대에다, 주변 풍광도 밋밋해서 아름다운 그림은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주변에도 이보다 멋진 산성이 많은데, 느티나무 하나에 혹했다.
성흥산성 사랑나무
'사랑' 이라는 이름으로 보잘것 없는 평범한 산에 매력의 방점을 찍어준 느티나무
물은 깨끗해 보이는데, 안내판이 없고, 이물질도 떠있어 식용 가능은 물음표다.
위쪽엔 고려 태조 왕건에 나왔던 유금필 장군의 사당이 있다.
고려 개국공신인 유금필 장군 사당
사진에서 보다시피 입구부터 잡풀이 무성하고 관리상태가 좋지 않아 보인다.
사당옆의 유금필 장군 비석
정상부에는 성흥루가 있는데, 쉬어갈 앉을곳도 없고
주변에 잡목과 잡풀이 가득하여 정자로서의 목적을 상실했다.
성흥산 정상
다시 되돌아 내려간다.
'성흥산성 사랑나무 비박', 사랑나무 아래서 비박을 하면 그림이 좋을듯 하지만,
사랑나무를 보러온 행락객들이 많아서 산성터라며 문화재 어쩌고 하는 시비의 소지가 있으니
삼가는게 좋고, 여름날, 특히 여름 낮은 산, 잡풀이 많은 곳엔 독한 산 모기가 그득 하다는 것도
성흥산성과 사랑나무를 간단히 둘러보고 궁남지로 향한다. 산성도 있고, 유금필 장군 사당도
있어, 특별한 문화재 구역 같지만, 또 어찌보면, 이 나라에 사당하나, 산성하나 없는 산이 또
어디 있을까.. 흔한 야산에, 산길이고, 샘터고, 사당이고, 모두 다 방치된듯 잡풀만 무성하여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딱 하나, 사랑나무에 의미를 두고 찾는 연인들에겐 인기 있어 보인다.
늦 가을, 해가 사랑나무 뒤로 넘어가는 계절엔, 나무를 배경으로 일몰을 담으려 올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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