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관저동을 출발한지 꼭 6시간만인 낮 12시반에 방태산 휴양림에 도착을 한다. 방태산이 이렇게나 멀었나.. 

대전 IC를 빠져나온지도 5시간10분 만이다. 승용차로 3시간 걸리는 거리인데, 이동 경로나 산행코스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










방태산 지도


산행코스 : 방태산휴양림 - 주억봉 - 구룡덕봉  - 휴양림 - 매표소 (14.58km, 5시간43분)










방태산 국립자연휴양림



휴양림 진입로가 상당히 비좁은데다 휴양림내 대형버스 주차장이 공사중으로 간신히 주차장까지 진입을 해서 하산을 했지만, 나중엔 그 긴 거리를 걸어 내려가야만 했다.



A 코스와 B 코스를 나눠야 할때는...


예전 재약산 산행때도 그랬지만, 산악회에서 산대장님들이 산행경로를 긴 A코스와 짧은 B코스로 나누어야 할때 주의해야 할게 있다. 대부분의 안내산악회들이 시간을 매우 타이트하게 설정하기 때문에, B 코스를 택하는 분들은 보다 조금은 여유있게 산행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거나, 체력적으로 부족한 분들 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A코스를 내려주고 B코스 출발지로 가는 이동시간이 A코스와 B코스의 거리의 차이를 메꿔버릴 정도라면, B코스 선택의 의미가 거의 퇴색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B 코스 역시 시간부족으로 바삐 뛰어야 하고, 체력적으로 부족한 분들이다보니 예정된 짧은 코스 자체도 걸을수 없게 되버린다는 것이다.


이날도 버스에서 긴급으로 코스를 정하다보니, 살둔에서 개인산을 넘어서 주억봉으로 가는 A코스를 정하고 주억봉-구룡덕봉을 돌아 내려오는 방태산 자연휴양림 원점회귀 B코스를 만들다 보니, 살둔에서 A코스 5명을 내려주고 휴양림까지 이동하는데 1시간 넘게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고, 더 큰 문제는  A코스 출발지인 살둔을 거쳐가느라 고속도로를 선택하는데 빠른 루트(중부-영동-중앙-서울양양)를 타지 못하고, 거리상 짧은 루트인 (중부-영동-중앙-긴 국도)를 타느라 이동하는데 1시간 더 지체가 되었다는 것이다.


A, B코스, 둘 간의 거리가 4km 정도 차이가 나는데, A코스팀을 내려주고 B코스 출발지로 이동하는데 1시간 넘게 걸리다보니 천천히 걸으려는 B코스가 준족의 A코스와의 상대적 짧은 거리의 잇점을 상실하고 전혀 천천히 걸을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휴양림에서 첫 봉우리인 주억봉에서 A코스 선두를 만났다.


B코스 거리가 GPS 측정 14.58km 였는데 주어진 시간은 5시간 반... 느긋히 걸으려던 B코스 멤버중 몇몇 분들은 산행 초입에 중도 포기하고 하산을 하여 계곡에서 노는것으로, 그리고 나머지 분들도 주억봉에서 구룡덕봉을 거쳐오지 못하고 대부분 그냥 하산을 해버렸다. 결국 이날은 차량이동 경로도, A,B 코스 선택도 잘못되었다.  A, B 둘다 휴양림으로 바로가서 A코스를 길게 주었어야 했다. 그럼 2시간을 단축해서 10시 반경에 휴양림에 도착할수 있었고, 이날 모두에게 여유있는 일정 이었을 것이다.




















눈부신 한낮의 태양이 초여름 햇살을 쏟아붙는 오후 1시경, 산행할 맛이 반감되는 시간이다.

그렇지 않아도 예년보다 더운 날씨라는데 적가리골 폭포수에 풍덩 하고픈 마음이다.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 동행이 있어, 계곡에서 놀자고 유혹했으면 그냥 넘어갔을지도..










적가리골 2단 폭포











상단 폭포는 규모가 꽤 크다.

산세가 우람한 산이다 보니 소리도 우렁차다.











화강암반 위로 시원한 물이 흐르는 적가리골

산행을 포기하고 슬금슬금 돌아보고픈 조용한 계곡 숲에 자꾸 시선이 간다.

별의 별게 다 있을것 같은 숲의 유혹을 뿌리치고 바쁜 걸음을 옮긴다.











매봉령갈림길


구룡덕봉으로 오르는 길이 완만하고 편하지만, 시간상 주억봉에 먼저 오르기로 한다.

주억봉에 오르고 나서 시간이 안되면 구룡덕봉을 포기하고 바로 내려오는 것으로










도깨비부채


계곡으로 뻗어 있는 도깨비부채를 슬쩍 담고 지나간다.

야생식물의 보고라는 방태산, 그러나 주어진 시간이 짧으니 카메라를 들고 여유있게 주변을 돌아볼 수 없다. 이렇게 바삐 걸으면 안되는 산인데... 라는 말만 입속에서 맴돈다.










동의나물


등로옆에 잔뜩 피어난 멸가치, 박새, 개당귀, 동의나물, 초오, 진범

산속에선 순한놈들 보다 독한것들이 더 먼저 눈에 들어온다.











주억봉으로 가는길은 처음 한동안 완만하다가 이내 가팔라진다.










박새


산마늘로 착각하기 쉬운 독초라 새봄 새싹이 가끔 사고를 일으킨다.

그 앞에  역시 독초인 동의나물도 보인다. 유유상종 ..











늦은 시간에 산행을 시작하다보니 미산리에서 출발하신 단체팀들이 벌써 하산을 하고 있다.

늦게 출발해, 다른 사람들이 하산을 하는데 산을 오를때는 왠지 기분이 좋지 않다.

점심 시간이 지나서 도착을 하다보니 밥을 먹고 오르기도 그렇고... 애매한 상황..

포기하고 내려서는 우리 버스 일행인줄도 모르고 어디서 넘어오는 길이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사진으로 느껴지는것 보다는 훨씬 거대한 나무였다.










산목련, 함박꽃










큰앵초











주억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매봉령으로 올라선후 주억봉에 들렸다 내려서는 분들이 한결같이 부드러운 길로 잘 올라왔다는 말씀들을 하신다. 주억봉으로 올라서려면 너무 힘들겠다고도 하시고...


완만한길과 가파른길이 있을때 어느 길을 등산길로 삼아야 하고, 어느 길을 하산길로 정할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고, 각각은 일장일단이 있는것 같다. 산행 초보때 였으면 나도 완만한 길로 오르는것을 선호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하산길이 편한게 더 좋은것 같다. 그런다고 늘 편한길로만 다니는것은 아니지만..


능선에서 해발 200m 아래를 지날때, 주억봉에서 가파른 길로 하산하는 다른 산악회원 한분이 발목을 접질린듯 주저 앉아 있고, 일행들이 119에 연락을 한다. 몇분이나 지났을까. 지나쳐 조금 오르는데 구조헬기가 생각보다 훨씬 신속하게 도착하여 날개 굉음을 울린다.











주능선 삼거리에 올라 주억봉에 다녀온다.










정향나무


능선을따라 주억봉으로 가다 잠시 서서 향긋한 정향나무의 냄새를 맡아본다.

방태산 숲은 많은 정향나무들로 인해 여기 저기에서 은은한 향기를 피워낸다.






















산 정상이 주걱을 닮았다고 해서 주걱봉으로도 불리우는 방태산 정상 주억봉 (1,444m)












A코스팀이 살둔에서 개인산을 거쳐 구룡덕봉으로 오는 능선에 있는 침석봉












구룡덕봉으로 이어지는 침석봉과 개인산 능선과 뒤로 보이는 계방산












방태산, 한자로 芳台山 이라 되어 있다.

芳 (꽃답다, 아름답다, 향기, 향초, 꽃), 台 (높게 두드러진 평평한땅(돈대), 무대, 별)


꽃과 별이 아름다운 산 이라는 말인지..

온산 가득 향기를 품어내는 정향나무를 보면 '향기로운 꽃이 가득한 높은 언덕' 정도 되려나

이름에 대한 특별한 유래는 전하지 않는다.











방태산 주억봉에서 바라본 구룡덕봉 방향의 조망











당겨본 통신탑이 있는 구룡덕봉

부드럽게 보이는 구룡덕봉은 조망도 참 좋고, 밤에 별을 보며 하룻밤 지내고픈 곳 이다.











주억봉에서 바라본 약수산, 응복산, 구룡덕봉, 오대산











방태산에서 바라본 설악산











당겨본 설악산과 점봉산











주억봉에서 바라본 구룡덕봉 뒤쪽의 조봉, 암산, 약수산, 응복산 등..

구룡덕봉은 통신탑이 있는 정상과 삼각점이 있는 진짜 정상이 따로 있다.











깃대봉 방향의 왼쪽 방향 조망










산목련


산목련 (함박꽃)도 산행중에 자주 눈을 즐겁게 해준다.











개인산 방향으로 가는 두분을 구룡덕봉까지 잠시 동행한다.

주억봉을 출발해 구룡덕봉으로 지나 하산길 내내 우리 일행을 아무도 볼 수 없었다.

아마, 다들 주억봉 삼거리에서 식사를 하고 바로 하산을 해버린듯 하다.











구룡덕봉으로 가면서 왼쪽으로 보이는 설악과 가리봉 능선










방태산의 천년주목










조망 바위에서 바라본 지나온 주억봉












주억봉 삼거리에서 휴양림 방향으로 뻗어내린 1104봉 능선

능선 너머가 대골이고, 이쪽이 지당골을 거쳐 적가리골로 이어진다.











우측으로 돌려보면 설악과 가리봉 능선이 보인다.











통신탑이 있는 구룡덕봉











구룡덕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주억봉











구룡덕봉은 조망이 참 좋다.

그래서 삼면에 이런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오른쪽의 주억봉과 왼쪽의 대개인동 계곡











구룡덕봉에서 바라본 오대산

앞쪽 능선은 개인산, 침석봉을 거쳐 살둔으로 이어진다.











당겨본 계방산











구룡덕봉에서 바라본 설악산, 가리봉, 대암산











당겨본 가리봉











우측은 삼각점이 있는 구룡덕봉 정상

왼쪽으로 이어진 산줄기는 자연휴양림을 감싸고 빙돌아 휘어지는 능선 이다.











구룡덕봉 통신탑에서 바라본 구룡덕봉 정상과 중간의 헬기장

휴양림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저 정상 봉우리 넘어 매봉령 까지 가야한다.










이제 주어진 하산시간이 2시간 남아 길을 서두른다.

구룡덕봉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동행했던 두분은 오른쪽 개인산 방향으로 빠진다.











구룡덕봉엔 예전에 군부대가 있었는데, 요즘은 철수하고 생태복원중 이다.












구룡덕봉 주변엔 병꽃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꽃은 다 지고 한 두송이 남아 있다.

매봉령 까지는 편안한 임도길인데, 중간에 숲길로 들어서 삼각점이 있는 정상을 지난다.










백당나무


백당나무와 비슷한 꽃으로 산수국이 있다.

백당나무꽃은 꽃잎이 5잎 으로 3-4잎은 산수국과 다르고 이파리 모양도 다르지만

둘다 테두리에 화려한 가짜꽃을 가지고 있는점은 같다.












산길을 통해 삼각점이 있는 구룡덕봉 실제 정상을 지나간다.



















정향나무


한약재로도 사용되지만, 고대중국에서는 황제를 알현 할때 구취를 방지 하기 위해 이것을 정향을 입에 품어 계설향 이라고도 했으며, 조선시대에 내시들이 입냄새 방지를 위해 정향을 상시로 복용했다고 한다.












갈림길로 가는 아름다운 임도길

하산을 서두르는데, 미니멀 박배낭을 멘 어느 산꾼이 행복 가득한 걸음으로 구룡덕봉을 향해 간다.

하늘빛 아름다운 날, 사진속 저 산꾼은 어떤 밤을 보냈을까..

진심으로 부럽다는 인사를 건네고 서로의 길을 간다.











매봉령에서 휴양림으로 내려선다.











매봉령에서 하산하는 길은 주억봉에서 내려서는 길 보다는 완만한 편인다.

5시가 넘어서니 다른곳에선 아직 훤할 시간임에도, 삼둔 사가리로 유명한 방태산 답게 숲속이 어둑어둑 해져 ISO를 높히지 않고는 촬영을 할 수가 없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어두워져 조심스러운데, 하산길에 들어서면서 카메라가 버벅대며 이상 증세를 보이더니 갈수록 심해져 사진 한장을 담는데 작동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결국 촬영을 포기하고 속보로 서두른다.











방태산 휴양림의 숙소는 이렇게 단촐하다.












컴컴해지는 산길을 지나 휴양림 안으로 들어서니 비로소 훤해진다.

6시 까지 하산이라 늦지 않게 휴양림에 도착해 계곡에서 간단히 땀을 씻어내고 보니

주차장이 공사중이라 매표소 까지 속보로 걸어 내려가야 하는데 그 거리가 꽤 된다. 












코스설정이나, 버스 이동경로부터 첫 단추가 잘못 꿰지는 바람에 시간에 쫒겨 바삐 걸었던 하루였다.

방태산의 많은 야생화들과 아름다운 숲은 이렇게 바삐 걷기 보다는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걷는게 좋을것이다. 그래서 B코스를 선택하였던 것이었고..


자주오고 싶은데 너무 먼 곳이다. 그래서 찾기 힘든 그 거리 만큼 숲이 잘 보전되고 있는 것일테다. 여름날 일찍 출발하여 방태산의 조용한 계곡에 앉아 하루를 쉬어갈수 있는 호사를 누릴수는 없을까.. 그러다 해가 한풀 꺾이면 배낭을 메고 구룡덕봉에 올라 시원한 바람 그리고 밤 하늘 가득한 별과 더불어 하룻밤을 지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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