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덕곡리 점천교 - 싸리골 초입 - 물건넘 - 358봉 - 묘련봉 - 갈림길 - 싸리골 - 점천교
시간거리 : 약 5km, 이동 2시간 20분, 휴식 3시간10분
논산시 벌곡면 덕곡리 228 번지, 마을 앞 점천교를 지나 왼쪽 공터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겨우내 움츠렸던 어슬렁팀의 재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깝고, 짧은 코스를 진행한다.
대둔산, 바랑산과 월성봉 코스에서 건너편으로 보이던 암봉을 찾아간다.
위 지도의 경로처럼, 계곡 초입에서 왼쪽으로 팻말이 있는곳에 물을 건너는게 보인다.
잡풀에 가려 계곡 임도에서 등로가 보이지 않으나, 막상 건너고 보면 우측으로 임도 같이 넓은 등로가 보인다.
초반의 편안한 등로
커다란 묘지에 도달할때 까지 넓고 완만한 등로를 따라 걸으면서 몸을 푼다.
358봉을 향해서 능선길을 얼마간 걷다가 쉬어가기 딱 좋아 보이는, 평평한 곳을 만나니 짧은 코스에 시간 많은 일행들이 모두 주저 앉는다.
첨 오신 분들은 깜짝 놀랄만큼 긴, '잠깐' 간식타임
358봉을 향해 오르는데 고스락이 가까워 질수록 더욱 가팔라진다.
살짝 돌아가니...
산아래, 점천교 다리와 빨간색 지붕이 보이는 출발지점이 보인다.
우측 위로는 거먹바위형의 거먹바위 가든이 있는 거먹바위산이 보인다.
달리 검암산 이라고도 부른다고..
오늘의 정상인 묘련봉
논산시에서 만든 이정표에는 상사봉 이라고 쓰여 있는데 그건 사진에 보이는 상사바위 때문이다.
상사바위는 이곳에서 보는것 보다 좀 더 왼쪽이나 앞쪽에서 보는게 잘 보인다.
다음 지도에는 묘련봉 이라고 쓰여 있는데 비해, 네이버 지도에는 모련봉 이라고 되어 있다.
오타인듯... 또한 다른 지도에는 묘련도, 모련도 아닌 모란봉 이라고도 되어 있다.
마치 오답을 컨닝한듯한 느낌인데, 그 어디에서 모련이나, 모란, 그리고 심지어 묘련에 관한 이름의 유래에 대한 설명을 찾아볼 수 없다.
묘련봉의 상사바위
사실 이 바위보다 아랫바위가 더 멋진데, 이쪽에서는 각도가 좋지 않다.
6년전 월성봉에 올라서 바라본 상사바위의 강렬한 인상이 기억난다.
이 조망을 보려면 358봉에 올라 위 지도의 이동경로 처럼 살짝 우측 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358봉에 몇년전에 다녀간 풀때기님의 리본이 몇개 보인다.
어느분이 다녀간 기록에 보니 마을 주민들이 이곳을 용수섬산 이라고 한다고..
정상으로
지나온 358봉과 정상 조망을 했던 우측 포인트
맑은 날 이라더니...개스인지, 미세먼지인지 가까운 대둔산도 잘 보이지 않는다.
상사바위 위에서 바라본 대둔산 북릉의 돛대봉과 거너편 월성봉
주차를 했던 마을의 뒷산 (409봉)
묘련봉으로 해서 저기 까지 크게 한바퀴 돌아도 그리 길지 않은 코스다.
묘련봉(妙蓮峰) 정상엔 이름표가 없다.
만산동호회 분들이 달아논 리본으로 정상석을 대신한다.
국토지리정보원 구 지도에는 묘련봉으로 되어 있는데, 바뀐 지도엔 모련봉 으로 되어 있다.
아무래도 오타 같은데, 이 오타를 잘못 컨닝한것이 바로 모란봉 등산 안내도가 아닌가 싶다.
묘련봉 상사바위의 전설
옛날, 조선시대. 이 마을에 딸 하나를 두고 사는 부부가 있었는데, 어느날 약초를 캐기 위해 산을 헤매다가 청년 하나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집으로 데리고 와서 정성껏 병간호를 해주었다. 그 청년은 원님의 아들이었다.
청년이 이 집에 온지도 한달 보름이 되었다. 그 사이에 청년은 농부의 딸과 정을 통하고 결혼 약속까지 하였다. 몸이 완쾌된 청년은 자기 집으로 돌아와 그 동안의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그 처녀와 결혼하겠다고 하였으나 부모들은 노발대발 하며 한양에 사는 양가집 규수와 혼인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한편 농부의 딸은 오매불망 매일 뒷산 바위 위에 올라가 그 청년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어느날, 그날도 바위위에서 청년을 기다리고 있는데 원님의 아들이 한양으로 장가가려고 사모관대를 쓰고 오는 행렬이 보였다. 그녀는 반가운 나머지 애타게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하고 재차 불렀지만 한양으로 장가가러 가는 원님 아들은 부르는 소리를 듣고도 외면하였다고 한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 지며 천둥번개가 진동하였고, 그녀는 떠나가는 원님 아들을 보면서 바위 아래로 몸을 던져 죽었고, 원님의 아들은 회오리 비람에 휘말려 산 아래로 굴러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후 이곳에는 두 개의 바위 가 생겼는데 사람들은 이 바위를 그 두사람이 한이 맺혀 바위가 되었다 하여 '상사바위' 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영주사는 조계종 제6교구 마곡사의 말사로 원래 영은사 라는 절이 있던 곳 이다.
조선말 지도를 보면 이곳에 영은사(靈隱寺) 라는 사찰이 나오는데,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공비들의 은신처를 없애려고 전소 시켰다고 한다.
논산문화원에서 발행한 논산지역의 지명유래를 보면, 영은사 뒤에 있는 산이 영은산으로 높이가 363m 라고 되어 있는데, 지금 영주사를 감싸고 있는 바랑산 월성봉과 뒷산까지 모든산들은 400m가 넘는다. 그럼 영은산 높이가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영은사 위치가 현재 영주사의 위치가 아닌가? 참고로 근처에 363m 는 중버실에서 양촌면 반암리로 넘어가는 물한이재 북쪽의 봉우리 밖에 없다.
중버실에서 반암리로 넘어가는 물한이재와 오른쪽의 363봉
이 고개를 넘으려면 한 겨울에도 땀을 흘려야 하는 험한 고개라 하여 물한이재라 고 불렀다고
물한이재 우측 봉우리가 바로 영은사 뒤에 있다는 영은산은 아닐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영은사가 원래 저 산 아래 어딘가 있었다는 말인데...
현재 영주사(영은사터)를 감싸고 있는 봉우리들중에 400m 이하가 없으니, 영은사터가 맞다면, 논산문화원에서 나온 지명유래 설명이 잘못된 것일게다. 논산문화원 자료에 따르면 물한이재 왼쪽 봉우리가 영은산이 될것 같은데 저 봉우리는 423봉 이다.
다른분 기록을 보니 오른쪽 391봉을 지나가면서 영은산 이라는 명찰을 붙혀놓고 가셨던데..
그렇다면 정말로 영은사터가 391봉과 363봉 사이 아래에 있었다는 소리다.
만일 현재의 영주사가 영은사 옛터라면, 저 또한 잘못된 이름표가 아닌가 싶다.
또 하나 헷갈리는 지명은... 모란봉 인데
묘련봉 아래 입구에 있는 논산시에서 설치해논 덕곡리 모란봉 등산안내도에 따르면 이곳 묘련봉을 모란봉 이라고 커다랗게 사진을 찍고 산길을 표시해서 그려놨다. 그런데 물한이재 넘어에 있는 양촌면 사람들은 남산리에 있는 남산 정상에 모란정 이라는 정자를 세워놓고 모란봉이라 부르며, 신년에 그곳에서 모란봉 해맞이 행사를 열고 있다.
짐작컨데, 국토부는 묘련봉을 지도갱신 하면서 모련봉이라 오타를 냈고, 논산시는 모란봉과 모련봉이 발음상 비슷하니 자세히 확인도 해보지 않고, 상사바위가 있는 묘련봉 등산안내도에 양촌면에 있는 모란봉 이름을 붙혀논게 아닌가 싶다. 제대로된 지명이 있는 지도를 보고 싶다.
정상 근처에서 시계를 풀러놓고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한다.
작년에 한명도 신입이 없었는데, 이날 산행에 '프로낚시꾼' 조야님이 세분 이나 낚아 오셨다.
1년에 몇명 찾을까 말까한 조용하고 슬픈 사랑의 산, 묘련봉
신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던 상사바위
새로오신 분들과 함께 온산을 전세내고 깨워본다.
개바위 위에서 단체사진
여성 트리오
속리님과 조야님
어슬렁에 가입하신 New Face 세분
한참 놀다가 하산을 한다.
논산시가 설치한 처음이자 마지막 이정표를 만난다.
이곳이 바로 싸리골에서 물한이재로 넘어가는 작은 고개인가 보다.
그런데 여기엔 묘련봉도, 모련봉도, 논산시가 만든 안내도의 모란봉도 아닌 상사봉 이다.
묘련봉도 예쁘고, 상사봉도 정감이 간다. 그래도 통일했으면 좋겠다.
이곳에서 우리는 원점회귀를 위해 덕곡리/싸리골로 간다.
싸리골로 내려서는 길
등로는 어렵지 않다.
산 위에서 부터 눈 녹은물이 흘러 내리고..
걷기 좋은 싸리골 임도를 따라 걷는다.
계곡물에 세수도 하고
새봄에 꽃이 피면 더욱 걷기 좋을것 같은 아름다운 싸리골
개구리알, 도룡뇽알... 새봄을 준비하는 생명들
마을에서 바라본 대둔산 북릉
쌍계사가 있는 작봉산을 가려다가 당일 아침에 조망이 있는 묘련봉으로 바꿔서 다녀왔다. 쌍계사는 조망이 없으니 조금 더 기다려 다음에 꽃이 피면 가는게 좋을것 같다. 맑은날 이라던 예보가 미세먼지로 인해 무색케 되었지만 달팽이떼 봄 소풍 가듯 느긋하고 즐거운 산행길 이었다.
비극으로 끝나고만 두 연인의 전설이 있는 상사봉
사람들로 부터 외면받아 조용하고, 겨울엔 더 쓸쓸했을것 같은 이 산에 새봄과 더불어 어슬렁팀이 찾아가 위로를 받고 위로를 해주고 왔다. 우리가 내려가고 텅빈 그곳에서, 두 연인의 속삭임이 바람을 타고 들리는듯 하다.
"쟤들 되게 시끄럽다. 그치?"
The River In The Pines - Joan Ba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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