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운·자유기고가

등산할 때 스틱을 사용하면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등산사고 통계에 따르면 40대 이상 중장년 등산객이 넘어져 다치는 경우가

70%에 이른다) 체력소모를 줄이고 보행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 스틱을 제대로 사용하면 같은 조건에서 산행시간을 10% 정도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

스틱은 양손에 하나씩 2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그래야 허리와 무릎, 발목에 전해지는 충격을 30% 정도 줄일 수 있다. 스틱은 탄성이 우수하고

가벼운 것을 골라야 한다. 손잡이를 잡아봐서 편안한 느낌이 들어야한다. T자형보다는 I자형이 손목에 부담을 덜 준다. 최근에는 카본과 같은 특수소재를

사용한 초경량 등산용 스틱도 출시됐다.

지면에 닿는 끝부분은 미끄러지지 않도록 뾰족하면서도 단단한 것이 좋다. 또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연결 부위에는 반드시 스프링 장치가 있어야 하며,

스틱 끝부분의 원형 고무판을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스틱의 길이는 맨손으로 조절해야 한다. 장갑을 끼고 조절하면 꽉 조였다고 생각해도 실제론 느슨한 경우가 있어 산행시 돌연 샤프트가 짧아져서 위험하다.

조일 때는 시계방향으로 돌리고, 중간단과 하단을 같은 비율로 늘리도록 한다. 팔꿈치가 직각인 상태에서 스틱을 잡은 팔이 수평을 이루는 길이가

적당하다. 경사도에 맞추어 등산시에는 짧게, 하산시에는 길게 조절하는 것이 편리하다.

잘못된 그립은 손바닥이나 손목에 부담을 주어 악력을 떨어뜨린다. 평지를 걷거나 산에 오를 때는 손을 손잡이끈 안으로 밀어넣은 다음에 손잡이를 잡아

손목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한다. 하산할 때는 손잡이 꼭대기에 손바닥을 올리고 스틱 머리를 덮는 듯 잡아 스틱을 위에서 밑으로 누르듯 사용한다.

보행방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평지에서는 팔을 적당히 벌리면서 내딛는 발의 반대쪽 스틱을 앞으로 내짚는다. 오르막에서는 하나는 앞으로 짚고 당기듯,

하나는 뒤를 짚고 미는 듯 사용하며, 내리막에서는 앞으로 짚으며 멀리 미는 듯 해서 무게와 충격을 흡수하게 한다.

등산시에는 보폭보다 조금 뒤에 스틱을 위치시켜 넓적다리의 움직임에 따른 리듬과 추진력으로 무릎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천천히 걷는다. 스틱을 너무 앞이나

뒤에 위치시키면 추진력을 방해해 넓적다리에 더욱 큰 힘이 실린다. 가파른 언덕, 암반, 흙탕길의 하산길에서는 보폭을 짧게 하고 스틱을 짚는 위치를 착지

위치와 같게 해 팔에 체중을 옮기면서 발을 내디딘다.

등산용 스틱은 유용한 장비지만 누구에게나 편한 것은 아니다. 등산할 때는 별 문제가 없으나 하산할 때는 무릎과 발목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팔로 체중을 이동

해야 하므로 상당한 근력이 필요하다. 스틱을 이용해 발에 걸리는 충격을 줄이려 하면 할수록 그만큼의 힘이 팔에 걸린다. 그런데 팔심은 다릿심의 3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다릿심이 약한 사람이 팔심만으로 이를 버텨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팔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가벼울 뿐 아니라 충격 완화를 위한 스프링이 장착된 스틱을 사용하고, 평소 팔목의 힘을 강화하는 훈련을 병행해야 스틱의

효용을 100% 발휘할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이 낙뢰사고를 예방해 준다 

지난 6월25일 백두산 산행 중 낙뢰를 맞은 한국 등산인이 그 자리에서 사망, 낙뢰사고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었다. 사고를 당한

노모씨(56)는 등산용품을 지니지 않았으나, 다른 사람들은 휴대한 등산용폴이 접지 역할을 해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날 새벽 5시경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서파~북파 종주 산행에 나선 노모씨는 1시간 뒤 제5호 경계비를 지나 백운봉(2,680m) 기슭에

오전 11시경 도착했다. 이후 한국 7개 팀 200여 명과 합류, 백운봉 너머 안부에서 점심을 먹은 뒤 오후 2시30분경 하산길에 접어들 무렵

작은 호두만한 우박이 퍼붓기 시작하더니 30분쯤 뒤부터는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산악회를 인솔한 강가딘투어의 강철원씨에 의하면, 녹명봉을 지나고 차일봉에 도착하기 직전 평평한 구간울 지날 무렵 20여km

거리에서 번개가 번쩍이는 게 보이더니 열댓 명이 낙뢰를 맞았다고 한다.

그중 풀썩 주저앉은 4명 중 3명은 곧바로 의식을 차리고 일어났으나, 노모씨를 확인했을 때는 이미 절명한 상태였다. 노씨의 머리

뒤쪽을 때린 낙뢰는 심장과 골반을 거쳐 발끝으로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당시 낙뢰를 맞은 사람 가운데 노씨를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등산용 폴을 휴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노씨 바로

뒤에서 폴 두 자루를 들고 걷던 사람도 머리카락이 쭈뼛 설 정도로 낙뢰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강철원씨는 '이도백하의 법의학자 말에 의하면, 여름철엔 백두산에서 낙뢰사고가 간혹 일어나는데, 낙뢰에 맞았더라도 등산용 폴을 든

사람은 대개 경상 정도로 끝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치명상을 입곤 했다'고 전해주었다.

또한 강씨는 '한두 해 전 흑풍구에서 우산을 쓰고 있던 젊은 여자 관광객이 낙뢰에 맞아 우산은 살만 남고, 옷은 싹 터져버렸으나 멀쩡

하게 살아난 일이 있었다'며, 등산용 폴 끝이 하늘을 향했을 때는 피뢰침 역할을 해 위험하지만, 땅을 짚고 있을 때는 접지 역할을 해

낙뢰에 맞더라도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는 법의학자의 말을 전해주었다.

또한 낙뢰를 맞았더라도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경우에는 10시간 정도면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산행 후 스틱 건조·이물질 제거 중요

알파인스틱의 소재는 스틸과 듀랄루민, 티타늄 세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스틸소재는 강하고 녹이 잘 슬지 않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티타늄 소재로 만든 스틱은 가볍고 녹이 잘 슬지 않는 장점이 있으나 견고성이 떨어지고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듀랄루민 소재의 스틱은 티타늄 스틱에 비해 견고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그러나 듀랄루민 스틱은

내부에 분가루 같은 알루미늄 녹이 형성되는 단점이 있으므로 산행 후에는 반드시 건조해서 보관하여야 한다.

알파인스틱의 맨 끝 부분에는 단단한 촉이 박혀 있다. 이 촉은 스틱 끝이 상하는 것을 막아 주고 맨 땅이나 얼음에서 쉽게 중심을 잡게 해준다.

그러므로 스틱 촉의 재질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고가의 제품에는 티타늄이나 텅스텐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촉은 스틱을 자주 사용할 경우

마모될 수 있는데 이때에는 새것으로 교체해서 사용하면 좋다.

스틱의 수명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제일 먼저 스틱은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기본이다. 산행을 마치고 스틱을 분리하여 마른 수건으로

닦아낸 다음 건조를 시켜서 보관한다.

그리고 스틱을 사용하다 보면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이 안될 때 스틱을 분리해서 살펴보면 플라스틱 잠금장치에 이물질이 끼여 마찰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잠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녹제거제를 이용해 이물질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어야 한다.

스틱을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면 플라스틱 잠금장치가 마모되어 잠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 비상조치로는 스틱을 왼쪽으로 풀어 접은 다음, 스틱을

오른쪽으로 살짝 돌리다 보면 살짝 조여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때 손으로 스틱을 당겨서 빠질 정도로 적당히 잠그고 나서 자신이 사용하고자 하는

길이만큼 조절하여 강하게 스틱을 조이면 된다.

플라스틱 잠금장치가 지나치게 마모돼서 조여지지 않는 경우에는 플라스틱 잠금장치를 새것으로 교체하거나 잠금장치에 칼로 살짝 흠집을 내어 마찰

계수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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