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하댔던 일요일, 거금대교의 개통으로 이제 육지라고 불러야 하는
남녘 고흥반도 끄트머리 녹동항 건너에 있는 거금도에 다녀왔다.
거금도 지도
산행코스 : 동정마을 - 적대봉 - 마당목재 - 보라색길 - 서촌마을 (오천리)
초록색 마늘밭이 가득한 거금도, 산행팀은 동정마을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이 아닌 둘레길 트레킹을 하는 분들은 모여서 따로 진행을 하고 적대봉으로
가는 우리들은 동정마을의 보호수인 320년된 팽나무를 지나서 마을을 벗어난다.
동정마을은 산골안에 금(金)이 많이 있어 즐거운 마을이다 하여 고락금(古樂金)
이라 부르다가 마을 앞 연못가에 오동나무가 많이있고 그 밑에 있는 바위에 솟는
샘이 있다 하여 동정(桐井)이라 불러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마을을 지나 임도를 걸으니 비로소 적대봉 2키로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주차장에서 이정표까지는 700미터, 정상까지는 2.7키로의 거리다.
초입의 1키로 가량 가파른 오름길을 지나니 비로소 능선길에 오른다.
이제부터는 완만한 오름길이다.
이날 참으로 아쉬웠던 점은 날씨다. 원거리 조망이 참 아름다운 곳인데
뿌연 개스로 인해 제대로된 원거리 조망을 할 수 없었던 점이 참 아쉬웠다.
올해 첫 현호색을 만났다.
예보대로 쾌청하지는 않더라도 개스가 조금만 덜 끼었더라면...
산행팀은 몇명 되지 않고, 나홀로님과 둘이서 오름길을 여유있게 걷는다.
소록도와 거금대교 그리고 녹동항이 보이는 그림같은 풍경
개스를 원망하며 애꿎은 홍서방을 외쳐본다.
나홀로님
적대봉은 592m로 섬에 있는 봉우리 치고 높은 봉우리로 고흥군에서 팔영산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로 사방으로 바다 조망이 무척 탁월한 산 이다.
이 섬의 지명은 섬안에 큰 금맥이 있어서 ‘거억금도(巨億金島)’라 불리다가
거금도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거금도 라는 이름은 금맥과 무관하지 않다고...
거금도는 옛 이름이 절이도(折爾島)로 적대봉을 중심으로 30리 길이의 성을 쌓아
말을 방목하여 키웠던 도양목장 이었다고 한다. 절이도 라는 이름은 장유재란중
이순신 장군이 거금도 앞바다에서 왜군을 대파한 절이도 해전으로도 유명하다.
돌탑과 적대봉 정상
매바위
적대봉 정상 봉수대
적대봉 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대를 쌓았다는 뜻이니
그 유래가 아마도 이 봉수대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싶다.
적대봉 정상 봉수대에서 바라본 풍경
봉수대 뒤쪽에서 바람을 피해 점심식사를 하고 오천으로 하산을 한다.
말이 하산이지, 오르락 내리락을 몇번 해야하는 쉽지 않은 길 이다.
적대봉 정상에서 바라본 용두봉
우리는 오천으로 간다.
오천으로 가는 능선길
마당목재로 가는 능선길과 시설물이 있는 마당목재를 당겨본다.
능선길 우측으로는 개스가 아쉬운 거금대교와 소록도쪽 풍경을 조망하면서...
듣기론 예전에 박정희 대통령이 고흥 거금도 출신 박치기왕 김일에게 소원 한 가지를
말해보라 했더니 고향마을에 전기가 들어오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해 육지인 녹동보다도
먼저 전기가 들어왔다는 전설같은 실화가 있다고 하는데, 그때 김일이 전기보다 다리를
놓아달라고 했다면 이섬이 훨씬 전부터 발전했을 것이란 주민들의 우스개 소리도 있다.
왼쪽으로는 오천항과 뒤로 펼쳐진 다도해의 절경을 감상하며 걷는다.
마당목재
이곳에서 파성재를 거쳐 동정마을로 원점회귀가 가능하며
거리는 오천으로 가는것 보다 조금 더 길다.
적대봉에서 마당목재로 내려서는 완만한 능선길
마당목재에서 다음 봉우리를 오르며 뒤돌아보는데
아까보다 개스가 좀 가신듯도 하다.
마당목재 다음봉우리에 올라 바라본 오천마을로 이어진 능선길
능선에 가득한 맹감
다도해가 펼쳐진 남서쪽엔 개스에 역광으로 절이도 전투의 현장인 금당도가 아련하게 보인다.
이충무공 전서에는 누락되었지만, 선조실록에 기록이 남아 있는 절이도 해전은 최초의 조명
연합함대 전투라고 한다. 명량해전 10개월 뒤인 1598년 8월25일 왜군의 배 100척이 거금도
(절이도) 옆 금당도로 진격한다는 첩보를 듣고 조선수군 8척과 명나라 30척의 배가 출동을 하게
되는데, 적선의 규모에 겁을 먹은 명군은 멀찍이 떨어져서 관전만 하고, 명량의 대승에 기세가
오른 조선수군의 8척이 적함 100척과 전투를 벌여 50여척을 수장시키고, 나머지 50여척도 대파
했다고 한다. 이후 이순신 장군은 억지를 부리는 명나라 장군 진린에게 적의 수급 40여개를
선물하고 공적으로 삼으라 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전해온다. 진린의 이런 행동이 명의 황제를
욕보인다는 의미에서 절이도 해전이 각종 기록에서 수정되고 누락이 되었다고 한다.
다시금 안부에서 올라서야할 암릉이 있는 또 다른 봉우리
그냥 쉬운 내리막 하산길이 아니다.
암릉 봉우리를 오르며 뒤돌아본 모습
마당목재 지나 첫번째 봉우리와 뒤로 작은 봉우리들
멋진 소나무 한그루를 지나고..
능선에 간간히 피어난 진달래꽃
암릉구간
뒤돌아본길. 적대봉 정상과 마당목재를 거쳐 걸어온 길
난이도는 제로지만 그래도 즐거운 암릉길
진달래가 한가득 피어날때엔 정말 아름다울것 같다.
금맥의 전설을 담은 섬 답게 金자가 들어가는 금장, 익금 두 해수욕장이 보이는
남서쪽 다도해 배경이 개스와 역광으로 금당도가 희미하게 보이는 아쉬운 날의
그림같은 풍경이다. 이 해수욕장을 지나는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를 따라 조금
더 가면 '연소추월(蓮沼秋月)’의 명소로 유명한 연소 해수욕장이 나온다.
오천항
하산길인 오천항을 조망하며, 홍서방을 다시한번 불러본다.
홍서방, 여그 날씨가 시방 왜그런대유?
홍서방이란, 어슬렁 산악회의 마루님인데..
그분 처갓집이 이곳 거금도라고.. ㅎ
천연 암벽으로 인해 능선길이 마치 자연 성벽 같이 생겼다.
맑은날 다시 오고 싶은 섬 이라고 나홀로님과 의견을 모은다.
오천항과 하산길 능선
지나온 능선길
그리고 반대쪽 역광으로 반짝이는 금장해수욕장 앞의
아름다운 금빛바다를 일별하고 능선을 내려선다.
봄맞이 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광대나물
오천리 마을에 도착을 한다.
마지막 이정표를 지나며 산길을 벗어나 마을로 들어선다.
여기도 거금도 특산 마늘 밭이 가득하다.
등대풀, 꽃말은 '이루고 싶은 사랑'
오천리 마을풍경
오천 몽돌해수욕장과 작은섬 준도
내사랑을 그대에게 드려요.... 꽃말의
흰민들레를 한장 담고 버스에 탑승
거금대교를 지나 녹동항으로 이동한후, 역시 도시 촌놈들이라 바닷가에선
회가 빠질수가 없어 소록대교를 바라보며 간단히 한잔하고 대전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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