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성판악 - 사라오름 - 진달래밭대피소 - 백록담 - 삼각봉대피소 - 관음사

산행거리 : 20.18km, 7시간46분 (점심, 휴식 포함)











새벽 6시10분, 성판악에서 한라산 산행을 시작한다.


제주행 배 안에서, 해녀촌에서, 저녁 식사와 호텔방까지 이어진 어른들의 술학여행

옛 시골집 장작불 펄펄끓는 아랫목 처럼 뜨거웠던 호텔방, 뜻밖의 풍성한 아침식사

오후 5시에 출발하는 배를 타기위해 새벽부터 바쁜 하루가 시작된다.


랜턴을 키고 성판악을 출발하여 컴컴한 산길을 걷는다.

몸풀기 좋은 완만한 코스가 이어진다. 신년 일출보러 가는 분위기도 나고..

속밭대피소를 지나 사라오름 갈림길 직전 왼쪽 숲 나무 사이로 뜨거운 해가 뜬다.

그러나 붉은 빛은 피어 오르나 싶더니 나쁜 전조를 드리우며 이내 짙은 구름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사라오름 갈림길


박대장의 권유에 일행 한분과 빠르게 다녀오기로 한다. 0.6km, 왕복 1.2km.

잠깐 가파른 계단이 이어지는것 같더니 금새 오름 정상에 도착한다.

그런데 사진에서 보던 그 멋진 모습은 어디로 간것인지 커다란 산정 호수는 텅 비어 있다.











한라산 사라오름의 산정화구호


이 겨울 가뭄이 심한지, 직경 100m, 둘레 250m의 커다란 산정호수가 말라있다.

해발 1338m에 있는 사라오름은 1만년전에 형성된 것으로, '사라' 라는 말의 유래는 고려시대때 137년간 제주를 지배했던 몽골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우리말로 '달'을 의미 한다고 한다. '오름' 또한 몽골어 '오르' 에서 비롯된 것으로 우리말로 '산' 을 의미한다고.


참고로 몽골어로 해는 '나라' 라고 한다. 나라와 사라, 해와 달.

결국 사라오름은 '달뜨는 산' 이라는 말 이다.











사라오름에서..











뒤따라온 일행들이 사진을 찍는 사이에 건너편 언덕 위에 있는 전망대에 다녀온다.











전망대에서는 한라산 정상과 남쪽 방향으로 오름들과 해안 조망이 참 좋은데

이날은 구름이 뒤덮혀 아래도 위도 잘 보이지 않았다.

잠시 기다려보니 정상 방향으로 파란 하늘이 잠시 보인다.











전망대를 출발 사라오름 갈림길로 돌아내려와 먼저 출발한 일행들을 뒤쫒아 간다.











일행들을 만나 진달래밭 대피소에 가까워질수록 운무가 더욱 심해지니

한라산 정상에서의 멋진 조망은 기대할수 없겠다는 불안감이 점점 확신으로 변해간다.











운무가 더욱 짙어진 진달래밭 대피소 근처엔 운무로 인해 예쁜 상고대가 피어 있으니..

이제는 파란 하늘과 멋진 조망에 대한 맘을 비우고 설빙화나 감상 하기로 한다.










 

진달래밭 대피소 안에서 일행들과 간식을 먹으며 15분간 쉬어 간다.

더이상 이곳에서 라면을 팔지 않으니, 필요한 사람들은 각자 준비해야 한다.











진달래밭 대피소를 출발한다.

이때만 해도 10분 후를 상상하지 못했다.











10분후..

갑자기 짙은 구름이 사라지고,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까진 조망터가 없어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실감을 못했으나

산행중에 이런일은 딱 한가지를 의미하기에 기대감에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잠시후 뒤쪽으로 조망이 열리는 순간 다들 난리가 났다.

운해를 만날때는 늘 새옹지마 라는 말이 생각난다.

절망의 짙은 구름속을 헤쳐나갈때의 심경이란..

그리고 그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의 환희는 정말 감동적 이다.















































장엄한 운해의 비경에, 다들 걷다 뒤돌아 보고, 걷다 뒤돌아 보고..





























한라산의 아름다운 운해와 넘실거리는 파도






































구름을 뚫고 천국으로 올라서는 계단




















그런데 운해가 성난 파도처럼 위쪽으로 구름을 밀어 올리는듯 보였다.

한시간 후 한라산 정상은 다시 구름의 쓰나미에 덮히게 될것 처럼 보인다.











해일처럼 밀려드는 구름의 파도











이윽고, 더할나위 없는 멋진 날에 백록담이 내려다 보이는 한라산 정상에 올랐다.











하얀사슴연못, 백록담(白鹿潭)


흰 사슴을 탄 신선이 내려와 물을 마셨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하는 이 화산 분화구는 둘레가 1,720m 이며, 깊이는 108m 라고 한다. 108m는 백록담 수심이 아니라, 분화구 깊이를 말한다. 백록담의 수심은 만수시에 약 4미터 정도 하고 한다.




















다른 방향에서











한라산 정상 남벽











한라산 정상에서 일행들과





























삼킬듯 밀려드는 파도




















이제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




















천상계에서 다시 인간계로




















고사목에 핀 상고대




















햇볕이 비추는 쪽에는 투명한 빙고대가 눈부신 아름다움을 반짝인다.




















관음사 하산길의 눈부신 설경은 인간계로 내려서는 일행들에게 주는 신의 선물인듯



















































































한라산 정상 북벽




















운해가 시작되는 경계지점이 가까워지자











멋진 설경이 펼쳐진다.





























운해는 점점 위로











그 경계선, 왕관릉 앞 헬기장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관음사 하산길 설경





























옛 용진각 대피소를 지나고 용진각 현수교를 건넌다.











삼각봉대피소




















탐라계곡 목교






















눈꽃과 헤어진후는 질퍽하고 지루한 하산길

두세번 잠깐씩 오름길도 나온다.











구린굴


예전에 석빙고로 활용했다는 굴로 폭 3m, 길이 442m의 제법 긴 굴이다.

예전에 파워님이 한번 들어갔었는데, 이번엔 시간도 없고, 으스스해 보이고..











한라산 현무암 계곡의 특징인 물없는 계곡


비 올때는 엄청난 용소였을 곳이 여러곳 나온다. 강원도 큰산의 깊은 계곡이나, 지리산 계곡의

상류에서 물길을 돌려 바닥이 드러난 깊은 용소의 진면목을 보는듯 하다. 











2시반까지 하산 하라고 해서 운해구경 눈꽃구경 하다 아쉬운 걸음을 돌려 바쁘게 하산한 일행들.

관음사지구에 도착하니 1시53분 이다. 건너편 휴게소에서 간단히 막걸리 한잔 마시는데

2시15분 부터 가이드가 인원점검 한다고 부른다.











하산후 맛을 본 제주특산 감귤막걸리.


공주 밤막걸리나, 울금막걸리와 비슷한 느낌이다. 맛은 괜찮은데, 마트 소매가가 5천원이면 너무 비싼것 같다.

우리를 닦달하여 기껏 데려간곳이 탐라원 이라는 제주항에서 멀지 않은 제주특산품 쇼핑몰.

그리고 사람들이 많아 앉을곳도 마땅치 않던 항구 터미널에 도착하니 3시반. 배표를 받아보니 5시 배다.


2시반에 맞추려고 바삐 서둘러 걸었던 일행들, 하산후 막걸리도 마시다 말고 쫒기듯 일어섰는데 결국 다들 화를 낸다. 이틀간 쇼핑몰 방문 일정에 산행 일정이 타이트하게 짜여져서 다들 바삐 걸어야 했고, 토요일 트레킹도 대폭 축소가 되었다. 그나마 한라산 날씨가 환상 이어서 별 충돌은 없었지만, 안내 산악회를 통한 한라산 일정이 말 많은 동남아 패키지 여행이나 별 다를게 없다는 것은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이번에 같이 다녀온 일행 11명, 누군가 에게는 다소 무리한 산행 일정 이었을텐데, 다들 무탈하게 긴 산행을 마칠수 있어 다행 이었다. 멋진 분들과, 오며 가며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와 환상적인 날씨속에 추억을 남길수 있는 수학여행을 다녀온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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