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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마음이 외롭거든 산으로 가라 ♣ 

 

 

너, 외로움에 떨거든 산으로 가라.

 

산자락 길게 늘어진 계곡,

생의 언저리를 맴돌던 슬픈 영혼이

깊게 잠겨 뻐꾸기 울음 되고

산노을이 스민 능선에 진달래 피면

그것은

네 여인의 황토 묻은 옷자락이며

네 낡은 모습의 그림자 일지니

비록 가는 길이 멀더라도

너, 외로움에 온 밤을 떨거든

산으로 가라.

 

추상의 행위에 맹종하는 존재가 아니라

어둠의 계곡 얼음벽에

네 몸뚱아릴 칭여 매는 것은

그대, 시지프스의 후손인 것을 알고 있는

지극한 어리석음.

그러나,

그것이 우주로 통하는 길이라면

하얀 나래를 펴고 네 선조의 바벨탑을 올라야지.

그래서 짧은 기억 속에 남는 것은

자유로 남기 원한 젊은 파르티잔의 초상.

 

8,000M의 하늘을 보던 인간

고 崔秀男 岳兄은 그 로체의 등을 밟고

무엇을 가졌을까.

자신의 悟道頌이 함지덕 능선 위로

날아감을 보았을까.

결국 우리 곁에 남은 것은

낡은 피켈 한 자루

그러나 억겁을 두고 로체의 산능에는

악형(岳兄)의 숨결이 남고

악형(岳兄)의 자유가 스미고

억겁을 두고 로체는

악형(岳兄)의 우주되는 것.

 

그대 젊은 날

바랄 것이 무엇 있던가?

졸속으로 남는 形象은

네 가슴의 잔 구멍뿐.

산 모롱이를 도는 빈 바람처럼

희미한 都會의 불빛이라도 남기지 말고

그대 산이 되어라.

칠선골 산막 노인은

네게 전설로 남고

백무동 갈림길 산새 울음은 詩가 된다.

접동 긴 파람소리에 바람이 되고

그대 안에 남은 산은 하얀 삶이 되고

그것은 사랑이 되고

그것은 존재가 되고

그것은 믿음이 되고

이제

그것은 종교가 된다.

 

진실로

너,

외로움에 온 밤을 떨거든

산으로 가라.

무한한 자유가 네 앞에 펼쳐질 것이니

비록 가는 길이 멀더라도

 

네 마음이 외롭거든

산으로 가라.

 

<신호진님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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